난 서른살이었다.
그도 서른살이랬다.
좋아하는 감정이 들었다.
설레기도 했다.
살짝 스치고 지나가는 그의 손길만으로도 가슴에 잔물결이 일었다.
그러다 내가 뭘 떨어 뜨렸다.
그가 주워서 내게 줬다.
내 민증이었다.
내 눈을 의심했다.
내가 오십 하나?
그제서야 서서히 내가 오십 넘은 남편 있는 여자라는 자각이 되었다.
그를 보았다.
여전히 그가 좋았다.
그는 나를 향해 계속 웃고 있다.
근데 내가 오십 하나네..아, 씨.
스무 살 넘게 차이 나는데 이를 어쩌지?
근데 내 마음은 왜 이렇지?
왜 이렇지..왜 이렇지..왜 이렇지...
답답해 하면서 꿈을 깼다.
어젯밤 윤식당2 재방송 보며 박서준에게 너무 홀랑 넘어간 여파인가?
꿈 속의 서른 살 그도 키 크고 잘 생겼더랬다.
분명 옆에서 자고 계신 이 님은 아니다.
민증만 떨어지지 않았어도 참 좋은 꿈이었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