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바라본 아침

나는 그것을 권태라고 느꼈다

by Miriam

베트남 여행을 갔을 때, 사막투어를 한 적이 있다. 해가 뜨기 전 이른 새벽에 출발해 사막의 모래언덕에서 일출을 보는 것이다. 지프를 타고 새벽 공기를 맞으며 사막으로 달려가는 동안은 두근거리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이윽고 도착한 사막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길을 따라 모래언덕을 향했다. 그리고 곧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사막에서 바라본 아침은 이상했다
해가 꿈틀거리며 살아날수록
죽음으로 덮인 땅이 드러났다



막상 해가 떠오르자 기대와는 달리 기분이 이상했다. 해는 힘차게 빛을 내뿜으며 떠오르는데, 드러나는 것은 죽음뿐인 땅이었다. 모든 생명의 근원인 태양이 비추는 것이 결국 죽음이라니. 붉은 빛으로 타오르는 모습과는 달리 모래는 뜨겁지 않았다. 강물처럼 반짝였으나 흐르지 않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권태처럼 느껴졌다.



햇살의 수혈에도 모래는 데워지지 않았다
흐르지 못하고 반짝이고 있었으며
나는 그것을 권태라고 느꼈다



차라리 보지 않았더라면 그 사막은 내게 꿈과 희망이 가득한 공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영원히 밤일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 해가 뜨고, 바싹 말라버린 그 땅을 두 눈으로 마주하게 된다.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애써 외면할 수는 있지만 언젠가는 그 속마음을 들춰내고 마주해야 한다. 말라버린 감정은 다시 흐르기가 힘들다. 그저 흔적으로 남아 마음 속에서 오랜 시간 반짝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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