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잎은 답을 알고 있다

믿는 것과 믿지 않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by Miriam
그대도 나를 좋아하나요,
아닌가요
괴롭게 떼어낸 꽃잎이
어느새 소복이 쌓였어요
주변에 피어난 꽃들을 모두 떼어냈지만
제 세상에는 꽃이 없어도 괜찮아요
그대만 나를 좋아한다면.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나는 아카시아 잎으로 점쳐보는 일을 좋아했다. 아카시아 잎은 마지막 하나가 삐죽 튀어나온 모양으로, 홀수이기 때문에 항상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아카시아 잎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어서 사소한 것들도 아카시아 잎에게 물어보곤 했다.

“도서관 앞 공터에 가면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없다. …… 있다.”



그때는 서로 연락하지 않아도 항상 같은 장소에서 친구들을 만났고, 아카시아 점은 항상 만날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 영원한 것은 없어서, 우리는 변하고 아카시아는 변하지 않아서, 아카시아의 대답이 틀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럴 때면 안심될 때까지 몇 번이고 아카시아 잎을 뜯었다. 욕심을 부려 한 움큼씩 쥐어뜯다가 가시에 찔리기도 했는데, 내가 원하는 결과와 현실의 괴리는 아카시아의 가시에 찔리는 것만큼 아픈 것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또 시골을 떠나 살게 되면서 아카시아 잎을 뜯는 일은 없어졌다.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과 얻지 못하는 것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다. 선택에 집착하지 않고, 미련을 버리는 법을 배웠다. 아니, 그 무엇에도 집착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쉽게 포기하게 되었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 안 되는 일에 매달리지 않는 것, 나는 이게 어른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괴로워하는 친구들을 보며 아직 철이 없다고 생각했다. 떼를 쓴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세상이 아니니까.



몇 년이 더 흐른 지금, 아직도 괴로워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리고 행복해하는 친구들이 있다. 수백 번을 틀렸지만 아직도 도전하는 친구와, 결국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낸 친구들이 있다. 그에 반해 나는 어른이 잘못 되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친구는 얼마나 많은 꽃잎을 뜯었을까. 아직도 괴로워하는 친구에게는 몇 송이의 꽃이 남았을까. 어린 시절의 나는 어떤 기분으로 아카시아 잎을 뜯었을까. 앞으로 내가 울고불고 매달릴 일이 있을까.

다시 한번 아카시아 잎을 뜯으며 괴로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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