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의 원천 : 반복

미래의 나를 만나는 고독한 행위

by Pia

반복하는 일이 즐거울 때가 있다. 눈앞에 어떤 결과물로 당장 나타나지는 않지만 멀리 보이는 목표물에 조금씩 가까워짐을 느껴서일까? 같은 코스를 달리는 자전거와 달리기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며 작은 기쁨을 만끽하게 하고 수 백번의 스윙으로 목표 지점에 날아가는 골프공은 반복의 보람을 느끼게 해 준다. 운동기록, 수학공식처럼 수치화할 수 없지만 독서를 계속하게 되는 이유도 내가 느끼는 일련의 감정들이 내면의 성장과 즐거움이라는 결과물로 이어지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사무실 근처 서점으로 퇴근하고 그곳 직원들과 함께 문을 닫고 나온 시절이 있었다. 직장 스트레스를 잊으려 진열된 책들을 훑어보며 하루치의 불편한 감정을 치료하고 나온, 일종의 심리치유센터 같은 곳이었다. 인간관계를 다루는 심리학부터 인문, 소설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접하면서 많은 위로와 응원을 받았고 이후 힘든 일이 생기면 책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제는 문제가 아닌 궁금증 해결이 독서의 이유가 되었다. 어떤 목표를 세우고 독서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분야에 대해 알게 되고(정보 습득), 누군가의 인생을 이야기를 나누고(간접경험), 서로 다른 의견을 접하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사고력) 자연스레 독서의 범위가 넓어지게 되었다. 또, 읽는데 그치지 않고 생각하고 실천에 옮겨 온전하게 책 한 권을 소화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내면의 성장과 독서를 통한 즐거움을 조금씩 느끼고 있다.


이제 세상이 그대에 대해 어떤 말을 하는지에 관심을 두지 말고 그대가 자기 자신과 어떻게 말할지 생각하라. 자기 자신에게로 달아나라. 그러나 먼저 그곳에서 자기 자신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라.


라르스 스벤젠의 "외로움의 철학" 중 인상 깊어 적어두었던 몽테뉴의 말이다. 이 말을 실현한다고 느껴서 일까? 전에는 누군가에게 보이는 이미지를 많이 염두에 뒀지만 이제 독서를 통해 어제의 나보다 성장한 모습이 느껴지면 그렇게 즐겁고 뿌듯하지 않을 수 없다. 더 발전하는 나를 만나기 위해 끊임없이 달려 나가고 또 다른 지점에서 스스로에게 성장 배지를 선물하려고 기다리는 기분 좋은 릴레이가 이어진다.


독서의 즐거움을 조금씩 맛보는데 비해 글쓰기는 아직 쓴 맛조차 느끼지 못하는 기분이다.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과 생각을 누군가가 쓴 글을 통해 보면 '그래, 내가 말하려던 거였어'라는 반가움은 순간일 뿐 바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아직까지는 다른 작가의 의견에 내 생각을 형상화하고 정리하는 게 익숙하지만 앞으로는 나만의 언어로 적어나가야 하기에 다독과 글쓰기 연습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어딘가에 있을 또 다른 나를 만나는 길로 안내해주리라 믿으며 고독한 반복을 계속해나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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