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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Jan 30. 2016

내 이야기

(소심한)젊은이에게 고함 2

과  수석으로 합격을 했으나

공부에, 대학생활에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낮에는 일반 사무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을지로로, 강남역으로 ..마치 직장인인 것 마냥 출근을 했다가 오후 5시가 되면 퇴근을 해서

 6시에 시작하는 1교시 수업에 맞추어 허겁지겁 학교로 갔다.

저녁밥은 시간과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길에서 파는 도넛 한 개 아니면 강의실 지하에서 파는 천원짜리 국수 한 그릇.


밤10시 반쯤 모든 수업이 끝나서 집으로 가면 11시가 훌쩍 넘어있고..

다음 날 다시 출근, 학교, 집....

다람쥐가 따로 없듯 매일매일  똑같이 돌아가는 시간들...

매일 캄캄한 시간에 학교에 가서 짧은 시간 머물러있다 보니 학교에서는 늘 객 식구인 것 같은 느낌.

시간이 없으니  동아리 가입도, 동기, 선배들과의 친분의 시간도, 미팅할 시간도 당연히 없었다.

따사로운 햇빛 아래서 잔디밭에 둘러앉아 기타치며 노래부르는 캠퍼스의 낭만은....누구말대로 개한테나 줘버렸다.


그 와중에도 나를 더욱 괴롭히는 말들이 있었으니..

"야, 우리 학교같은 꼴통 학교 나와서 취직이나  제대로 되겠니?

누가 우리 학교를 알아주겠냐?"...

 라는 과 동기들의 루저같은 발언들...


'그런가?...

서울에서는 우리 학교가 그런 취급 밖에 못받는구나..

그래도 나는 나름 시골에서 공부 잘했었는데...ㅠㅠ'

가뜩이나 야간대학 다닌다고 위축되어었던 사기가 학교를 다닐수록 더 쪼그라들었다.


그렇지않아도 싫은 영어는 더 싫어졌다.

외국인 교수님 앞에서는 한마디도 입을 뗄 수가 없었다.

어차피 취직도 안될거 공부는열심히해서  뭐하나..

그냥 대학 졸업장이나 따자...

주위에서 들리는 소리들로 내마음은 1학년때부터 벌써 포기의 길로 들어서고 있었다.

아니, 열심히 하고싶지 않은 핑계가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자신없음에 이유를  더해주는 그 핑계가 사실은 고마웠는지도 모른다.

어차피 소심했던 나는 대기업이나 아니면 다른 왠만한 회사에도 면접보고 취직할 자신이 없었으므로..


1학년때부터 일찌감치 공무원준비의 길로 들어서서 졸업도하기 전에 공무원시험에 합격하는 친구도 몇 생겼다.

알고보니 본인이 가진 역량을 살려 꾸준히 준비해서 졸업후에 국내대표 항공사에 스튜어디스로 취직한 친구도 둘이나 나왔다.


내가 부정적인 말들에 사로잡혀,

그렇지않아도 소심한 성격에 더 불을 붙여

자괴와 실패의 감정이라는 늪에서 허덕이고 있을 때 다른 친구들은 다 나름의 길들을 개척하고 있었다.


그때 만약 내가 내가 원했던 도서관학과에 다녔더라면 더 자신있게, 재미있게 공부를 했었을까?

가보지않은 길이니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가 꾸던 꿈을 향해 조금이나마 더 노력하지않았을까?

영어를 싫어하다못해 무서워하던 내가 더 부담스럽고 무서워서 일찌감치 핑계를 대며 도망갔던건 아닐까...


사십이 넘은 지금...

소심하던 내가 남들에 등떠밀려 주관없어 살아온 것이 많이 후회되어 한살이라도 더 어린 젊은이들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고싶은 것이 무엇인지...잘 생각해서 소신껏 살아가길...바라는 마음으로 어줍잖은 글을 써보았다.


버뜨...요즘은  자기 소신껏, 주위 눈치보지 않고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보여(이 브치의 글들만 보더라도..) 흐뭇하기도 하고, 부럽기도하고~~ㅎ


아무튼...인생에 후회가 없을 수는 없으나...

될 수있는한 적은 후회를 남기기위해

소심하던, 그렇지않던..

내면을 깊숙히 들여다보며 살아가는 그대들이 됩시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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