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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아이리스
Nov 20. 2021
집구석 작가 시리즈
북 리뷰 ㅡ세엄마
#김미희ㅡ세엄마
페친인 미희님의 책이 새로이 나왔다
.
미희님의 담백한 글이 좋았다.
성품도 그럴거 같았다.
하지만 어떤 면으로 보면 그냥 꾹 눌러논 담백함이 아닐까 싶을 때도 있었다.
그녀의 사정을 알면 그럴만도 하다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제일먼저 내 눈에 들어온 사정은 사별한 후 아들을 혼자 키우고 있다는 것이었다.
흔히들
남의 불행을 보고 내 위안을 삼지말아라
라는 말을 한다.
아휴 불쌍해라.. 나는 저 사람에 비하면 정말 행복한거네~
정말 감사하다..
라는 식의.
나는 어떤 마음이었는지 생각해본다.
그런 마음은 절대 아니다라고 믿는다.
나는 그냥 사는 이야기가 좋고(에세이도 그런 류. 티비도 인간극장 류) 특히 힘든 상황가운데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을 응원하길 좋아하는데
이건 나의 mbti가 INFJ(선의의 옹호자 ㅡ예) 마더 테레사, 마틴 루터 킹 목사)라서 그런것이라고 믿고싶다.
따뜻한 그녀만의 그림체를 가지고 있고 그 그림을 계속 그리며 생계를 이어가고싶은 그녀의 삶을 응원해주고싶기도 했다.
그래서 그녀의 첫책 <문 뒤에서 울고있는 너에게> 를 사서 읽었다.
이번에 두번째 에세이가 나온다고 했을 때도 기다렸다.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했지만 얼른 한권을 사주고싶은 마음이었다.(동정이라고 생각지 말아줘요. 사랑이라고 해줘요..)
책이 나오자 마자 샀고
오자마자 하루만에 읽었다.
물론 그럴수 있을 정도로 어려운 책이 아닌 것도 있지만
읽을수록 미희, 그녀의 삶에 대해 생각하니 가슴이 덜컥 거려 쉬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가난한 농부의 육남매중 다섯째라 늘 곤궁하고 기회가 별로 없었지만 조부모, 양친부모, 일가친척 넉넉한 정상가족(죄송합니다;;)속에서 자라고
주위의 적절한 도움으로 한달에 20~30만원 버는 아르바이트로도 대학 등록금과 내 용돈을 충당할수 있어 비교적 편한 알바를 하며 대학을 졸업할수 있었던 내 형편은 어디에 명함도 못내밀만큼 평범한 삶이었다고 비교아닌 비교도 (어쩔수 없이) 해보게 된다.
무엇보다 가슴아픈건 34년을 미워하며 원망하며 그리워하기는 커녕 이름조차 잊으려고 했던 친엄마가 사실은 충분한 사정이 있었다는 것.
아이들을 어쩔수 없이 떼어놓고 눈물의 세월을 산 친엄마의 삶에는 감정이입이 그닥 안되었지만(아는 분이 아니라?)
나는 그 오랜세월을 사정을 모른채 원망과 미움으로 채워넣고 빈가슴으로 살았던 미희님이 안스러웠다.
조금이라도 기회가 있어서 엄마의 사정을 들을수 있었었더라면...
교류가 있었어서 속사정을 털어놀 기회가 있었었더라면...
미희님의 젊은 시절은 더 따뜻한 기억으로, 추억으로 채워지지않았을까..
그녀의 지나온 시간이 내가 더 안타까웠다.
더불어
낳지도 않은 자녀를,
더구나 그들의 아버지랑은 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거두고 먹이고 이때껏 곁을 지켜준 새엄마와
이제는 정식 입양절차를 밟아 법적인 가족이 되었다는게 휴~안도의 숨을 쉴만큼 흐뭇했다.
지난한 세월을 같이 지나온 동지에서 이제는 참 마음과 참 사랑을 나누는 따뜻한 그들이 되길 바래본다.
책 말미로 갈수록 더 맘이 놓였던건
간혹 어떤 영화의 서사처럼
나중에 친부모를 만났더니 쓰러지는 집에, 병이 깊게 든 몸이었다..뭐 이런것이 아니어서 좋았다.
맘같아선
그동안의 미안함을 보상이라도 하듯
이제는 제네시스를 모는,
아직도 번듯한 직장에서 현역으로 일하시는 엄마와
토지보상을 받아 먹고살만해진 외갓집이 그녀에게 유산이라도 많이 남겨주길.
그래서 아들 키우며 계속 그림그리고 책 쓰며 생계를 이어가고픈 그녀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으면 ... 하고 바라게 된다.
그들이 혹 그런 것을 제시하면 미희님은 꼭 받길...하고도 바라게 된다.
그래서
사십중반까지는 남들은 흔히 겪지않는 온갖 일들을 겪으며 신산하게 살아왔다면
이 이후론 물질이든 정서든 인맥이든 ...빵빵한 부자로 살아가게 되길.
웃는 날이 (더욱)많아지길...
이라고도 바라게 된다.
여기서 또 보지만...
여자들(친엄마, 새엄마, 미희님)의 인생을 나락으로 밀어넣었던 남자, 아버지는 그 자신의 삶도 저 끝간데 없이 비천하게 살다가 끝내 아프게 돌아가셨지만
세 여자는 성실과 악착같음과 희망(좋은 날이 오겠지? 올거야..아무렴!!! ..같은)을 갖고
이제는 비교적 평온한 삶에 다다랐다는 것에서 여성의 위대함을 본다.
라고 하면
또 남녀 대결구도로 간다..
하는 이들이 있겠지만..
그래도 나는 그녀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싶다.
더불어,
자신 뿐 아니라 자기 옆의 사람들까지 불행으로 밀어넣는 그(또는 그녀에게) 제발 그렇게 사시지 마시라!!! 사자후라도 날리고싶다.
그 날이 그 날 같고
해결책이 보이지않는 일들이 산적해있는 것 같아도
한끼 한끼 먹으며
그냥 그날 할수 있는 일에 집중하며 살다보면
어느새 굽은 길이 조금은 펴진채로 내 앞에 놓여있지 않을까...
라는 소망을 품고
다들 요란하지않아도 끈기있는 모습으로 오늘도 채워가시길...
사랑하는 이들이여..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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