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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Sep 19. 2020

내 이야기

나의 과거의 남자들

제목이 좀 거창한가?

좀 거시기 한가?..ㅎㅎ(다 읽고, 이게 뭐야!!! 시시해!!!  하셔도 책임 못집니다~^^)


나는 스물일곱까지 연애를 해보지 못했다.

사랑?

짝사랑도 사랑이면 그건 많이 해봤다.


중학교때 안경 쓴 키작은 국어 선생님.

고등학교때 안경 쓴 비쩍 마른 수학선생님.

대학교를 들어와선 비쩍 마르고 키 큰 교회 오빠.

(아하..나의 일관된 남성 상이라니...그래서 내가 안경쓴 비쩍 마른 교회오빠인 남자랑 결혼했고만?..ㅎㅎ)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퉁퉁한 외모,

성격이나 발랄했으면 좀 나았으려나?

소심하고 자신감없는 성격으로 어딜가나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감.

돈이  없어 계절마다 몇개의 옷으로 돌려입는 패션.

내 주관이 딱히 없어 휘둘리기 좋은 성격.


고등학교 때였던가..

나를 잘 알지도 못하는 어떤 분이 내 얼굴을 보더니

얘는 남자한테 딱 끌려다니기 좋은 성격이네요.

얌전히 있다 적당한 나이 되면 부모님이 소개해주는 남자 만나 시집가는게 좋아요.

안그럼 엉뚱한 놈이 너 나랑 살자 하고 달려들면 거절도 못하고 끌려갈 애예요, 라고 얘기했었다.

그 말에 수긍을 못할 것도 아니어서

어느새 나는 그 말에 길들여졌었나 보다.

그냥 얌전히 있어야지.

 남자 저남자 사귀고 그런건 하지 말아야겠다.

오직 한 남자에게만 순정을 바치고 그 남자와 평생 가야겠다.

암암리에 이렇게 다짐했었던거  같다.

아니..내 다짐이 무색하게 나에게 다가오는 남자가 없었다는게...다행일까, 운명일까?


그렇게 나이만 먹다 27이 되고 조금씩 초조해질 때쯤(내 목표는 28에 결혼하기 였기에) 동생이 한 남자를 소개해주었다.

 복무 중에 있는 사람이었으니 먼저 사진 교환과 전화 통화를 시작했다.

곧이어 편지 왕래 시작.

사진으로만 모습을 보고 편지 왕래를 시작했지만

편지가 여러차례 오갈수록 서로에게 물들어갔다.

정도 드는 것 같았다.

27, 28 이라는 나이가 있어서 였을까?

서로가 말은 안했지만 장래까지도 고려해야하는 그런 나이 쯤이었다.


이렇게 사귀는 듯, 아닌 듯 한 남자와 연애 아닌 연애를  하고 있을  때 나에게 다가오는 남자들이 있었으니...빠밤!!!!^^


나로 말하자면 27 쯤 되자 오히려 이십대  초반의 찌질함에서는 좀 탈피해 있었다.

주위 친구, 언니들의 말에 의하면 한창 물이 오르고 있었다고나 할까.

몸매는 여전히 거기서 거기 지만 옷으로 적당히 단점을 가릴 요령이 생겼다.

대학생 땐 안하던 화장을 하기 시작했으니 외모도 당연 더 나아졌을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조용히 살았지만 그 와중에도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에 의해 당시 내가 다니던 교회(아주 큰 대형교회다) 청년부 편집부장을 거쳐 그 해엔 청년부 부회장이 되어있었다.

주목을 조금이나마 받을 위치가 되어 있었던거다.

거기다 비록 편지로이긴 하지만 연애 비슷한 것을 하고 있으니 늘 생글생글 밝음이 넘쳤을거다



그러니 그 와중에 남자들과 데이트할 기회가 몇번 생겼다는 거다.

이것은 양다린가 아닌가?

소개받은 남자랑은 한  번 만난 일도 없이 편지 교환만 하고 있으니 딱히 사귄다고 하기도 그렇고, 미래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그래서 그냥 만나자고 하는 사람들과 몇 번의 만남을 가졌다.

그 아이들(모두 동기였다)이 무슨 생각으로 나를  만났는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그냥 별 의미없이 동기 여자애랑 밥 한번, 외출 한번 한 거였을 수 있고 그런 일은 어쩌면 나 외에 다른 동기들과도 했었던 일일 수도 있다.

어쨌든...


사례를 적어보자면


1.기타학원을 운영하던 아이.

외국 어떤 기타리스트가 공연을 하는데 같이 가자고 했다. 예술의 전당인가?

단 둘이만.

나를 공연에 초대한거다.

생소했지만 공연 직관은 언제나 흥미로운 일이라 즐겁게 공연을 봤다.

동기라지만 단둘이 보자니 신경이 안쓰일 수가 없고 가슴은 잔잔히 콩닥콩닥.

클래식 공연이니 정장을 입고 가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고 식사.

그리고 한강 옆에서 새벽이 올 때까지 대화.

뭔가 이성으로서 서로를 떠보는 그런 얘기는 많이 하진 않은거 같지만

편지 교환하고  있는 남자가 있다고 얘기했던거 같다.

거기서 끝.

더이상의 둘만의 만남은 없었다.


*편지 교환하던 남자가 제대를 하고 드디어 처음 만남을 가졌다.

편지 덕분에 서로에게 많이 편해진 우리는 처음 만났는데도 어색함이 별로 없었다. 얘기가 술술 잘 통했다.

첫 만남 후, 여러 사정상 바쁜 그 남자의 스케줄 때문에 일주일에 한번씩 만남을 갖기로 했다.

탐색기간 인건가?

불같이 막 일어나는  사랑은 아니었기에 서로를 서서히 알아가자 했었던 듯 하다.

(물론 난 엄청 좋아하며 흥분상태.

내 평생 27년 만에 처음하는 데이트 다운 데이튼데?~~~ㅎㅎ

일주일에 한 번, 그것도 딱 정해진 요일에 만나자는 그의 제안이 내심 좀 섭섭하기도 했다.

그래도..캄  다운..릴랙스~~ 나혼자 너무 좋아하는 티  내면 안되지. 자존심 상하게~~ㅎㅎ)


2. 그렇게 편지 남과 일주일에 한번 만남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엔 다른 동기 하나와 이야길 나누다 인사동에 있는 어떤 찻집 이야기가 나왔다.

(사실 이곳은 편지 남과 같던 곳)

이러저러한 찻집이 있다고 하니 그 동기가 자기도 그런 곳 너무 좋아한다고 하며 한번 데려다 달라고 한다.

그렇게 성사된 인사동 행.

퇴근 후 만나 밥을 먼저 먹고 찻집으로 갔다.

역시나 동기이지만 단 둘은 처음이라 어색한 느낌.

그래도 티 안내며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하기.

아니..26살 까지  없던 남자랑의 단둘이 데이트 비슷한 것이 올핸 왜이리 기회가 생기는거지..하며 설레었던 듯.

지금 사는 이야기, 하고 있는 일,  미래엔 어떻게 살고싶은지 까지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다.

그 동기가 사귀는 사람이  있냐고 물었다.

딱히 사귄다고 해야할진 모르겠지만 만나는 사람은 있다고 했다.

아..그렇구나...!!

그 친구가 서운해 했던가?

아니..친구야..내가 잘은 모르겠지만 말이다..마음이 있으면 있다고 말을 하지 그랬니?

그래야 나도 이 사람일까 저 사람일까 진지하게 더 고민해봤을거 아냐...

그렇게 쉽게 포기해버리다니..이 착해빠진 애야...!!

ㅎㅎ 사실 그 친구는 전혀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 수도 있는데 뭐..상상은 자유이니...하하하...;;;

이 친구와는 나중에   에피소드가 하나 더 있는데..

결혼을 한달 쯤 앞뒀을 때 후배의 어떤 부탁 때문에 이 친구에게 연락을 한 적이 있다.

내 전화를 듣고난 친구의 반응.

난 또 나에게 무슨 기회가 온 줄 알았네..

잉? 이건 무슨 반응?

그러게 친구야..

진작에 어필을 좀 하지 그랬니..

나도 선택지가 좀 넓어보게..ㅎㅎㅎ


3.역시 편지남을 만나고 있을 시기.

한 동기가  할 말이 있다고 주말에 한번 시간을 내 달라고 했다.

아, 물론 낼 수 있지. 난 화요일에만 데이트가 있거든..ㅎㅎ

토요일 오후 친구가 운영하는 가게로 갔더니

친구는 가게를 형에게 맡기고 차까지 빌려왔다.

그리곤 팔당댐 쪽으로 드라이브.

그 근처 어디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친구도 나에게 물었다.

사귀는 사람이 있냐고.

없으면 소개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몇번 만나진 않았지만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은 있다고 했다.

아...

이 친구도 실망을 했던가?

합리적 의심이 들기론, 소개해준다는 사람이 본인이 아니었을까?

진짜로 누굴 소개해주고 싶었다면 팔당댐까지 데리고 가서 밥 사주며 물어볼게 아니라 그냥 전화로

"니 혹시 사귀는 사람있나?(경상도 남자 임) 없으면 내가 누구 좀 소개해줄라 카는데"  라고 했어도 될 일 같은데...

아닌가?..ㅎㅎ


어쨌든..이렇게 순진하고 착해빠지고 진취적인 면이라곤 없던 친구들 덕분에 난 그 편지남이랑 결혼까지 하고 이 날 이때 껏 살고 있다는 사실.


가끔 옛일이 생각 날 때,

라떼는 말이야..이런 남자들이 주위에 있었단다~~ 얘기하고픈..

그야말로 별거 없었던 나의 남자들 이야기였습니다...하하하!!!!!;;;;


*내가 남자들 심리를 잘 몰라서..

누가 분석을  해주실 분이 있으면 환영합니다.

응..그냥 당신의 착각이여유~별 의미 없는 행동 이여유~~해도  상처 안받습니다, 저!!!^^


*내 착각은 내 자유!! (누구한테 피해 안주니) 과거 왜곡도 내 자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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