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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Oct 08. 2020

내 이야기

돈!! 돈??

나는 돈이 참 좋다.

돈을 좋아한다.


그런데 아닌척 했다.

돈에 집착하지 않는 척 했다.


하나님을 믿는 나는 돈에 관한 문제는 하나님께 맡기고 연연해하지 않아 해야 믿음이 좋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모든게 사실은 돈이 있어서가 아니라

실은 돈이 너무 없어서 나를 속이고 있는 것이었다면?

그저 현실을 회피하고자 마음을 누르고 있던 것이었다면?


돈이 많이 있을 필요는 없다.

그저

외식을 하고싶을 때 한 달에 서너번 쯤 별 고민없이 할 수 있으면,

꼭 필요한 화장품을 사는데 삼만원 이하면 주저없이 살 수 있으면,

계절이 바뀔 때 가족 한 사람당 십만원 정도씩은 새옷 값으로 지출할 수 있으면,

읽고 싶은  책은 한 달에 두권 정도 망설이지 않고 살 수 있으면,

일주일에 과일 값 이만 원 지출이 부담스럽지 않으면,

목적없이 외출했는데 이쁜 물건이 보였을 때 오만원 정도 안에서는 "어! 이거 평소에 갖고싶던 건데...잘 됐다. 이번에 사야겠다!!!" 라며 선뜻 살 수 있으면...등등등..


나이 쉰에 도대체 어떻게 살았길래 저 정도도 못하며 사나...자괴감이 들 때도 많다.


그런데 사실 나는 물질의 부족 때문에 슬퍼하는 속물은 아니다 라며 고상한척  하고 살았다.

나는 물질보다는 좀 더 고차원적인, 뭔가 보이지않는 정신적인 것에 더 가치를 두는 꽤 괜찮은 사람이다...라고 잰체하며 살았다.

페이크 모드.


현실은 아니었다.

돈을 버나 매달 마이너스가 계속 되 돈 천원 쓸 때도 스트레스를 받고 이번 달은 또 어디서 돈을 빌려와 마이너스를 메우나 고민이 깊어질 땐 나날이 짜증이었다.

신경이 날카로워 (특히)남편에게, 아이들에게 고운 소리가 나가지 않았다.

사는게 뭐이리 재미없나 허무하기만 하였다.

집 나서면 그때부터 다 돈이니 집에나 쳐박혀있자 하며 집콕을 이어갔고, 그러자니 짜증은 더 났다.


그런데   요 몇달,

마이너스가 나지 않았다.

더하기 빼기 하고 나니 남는 돈이 있다.

오~~예~~이렇게 좋을 수가~~~~!!!


물론 여기저기 부채가 너무 많아 그걸론 될 것도 아니지만..

 마이너스 통장 잔고가 더 줄지않고 조금이나마 채워졌다는게 좋았다.

바로 이럴 때 더 짠순이 모드로 가서 돈을 조금이라도 더 모아야지~~하는 건 이론상으로만 알고 있는 것.

그러고 싶지 않았다.

쓸 땐 쓰고 싶었다. (그래봐야 펑펑 쓰지도 못한다.)

영양부족인지 수면부족 때문인지 입에 늘 구내염을 달고 사는 작은 딸에게 과일이라도 풍족히 먹이고 싶어 과일을 샀다.-이것도 그래봐야 하루에 사과 한  알 + 귤 네개 정도의 양.

피곤할 때 먹게 아이스크림 좀 사다놓으라는 남편 말대로 (아이스크림 할인 전문점에서) 일주일에 만원 정도씩 하드를  사서 냉동고에 넣어두었다.

구멍까지 난 남편의 런닝셔츠, 참 그까지거 얼마나 한다고.,안 사주다가 드디어 쿠팡에서 네장에 만천 원 하는 런닝을 샀다.

역시 쿠팡에서 산 만원 조금 넘는 토너 하나를 남편과 같이 쓰다가 바람이 차가워지니 얼굴이 당겨서 또한 쿠팡에서 이번에도 만원 조금 넘는 크림 하나를 샀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추석 휴가 때 남편과 연트럴파크로 데이트갔다가

작년부터 꼭 사고싶었으나 그깟(?..ㅎ) 만원이 부담스러워 들었다 놨다 결국 발길을 돌려 그낭 왔던 실(은)반지를 하나 샀다.


그렇다.

지금까지 만오천 원하는 실반지 하나 샀다는걸 자랑하느라 이렇게 길게 글을 썼다..그거 사는게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아 너무 좋았다는 이야길 하는 것이다. 지금...하하하~~;;;;;

*그 실반지.


작년에 갔을 땐 육천원어치 떡볶이를 먹고오는게 다였는데..

올핸 요런 것도 먹었다..음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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