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친구의 방문

by 아이리스


남편의 대학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가
연말 휴가를 받아
여기 경기도까지 친구를 만나러 왔다.

강남에 사는 그는,
강남에 있는 제과점의 멋진 케잌을 사가지고 왔다.
경기도 구석에 사는 우리에게는
눈 돌아갈 만큼 멋진 케잌.

무엇보다 울 둘째가 평소 꿈꿔오던,
큼직한 통 딸기가 쏨풍쏨풍 올라가있는
예쁜 아이.

같은 대학, 같은 대학원 출신이지만
그는 대기업 L그룹의 임원.
나의 남편은 소박한 사교육업체 원장님.
그리하여 그는 강남에 살고
우리는 경기도 구석에 살고.
그는 자녀교육에도 힘을 꽤 쏟아

(엄마가 서울대 출신이니 머리도 무시 못할 듯.

괜히 미안해지네...남편과 울 딸들에게...ㅠ)
큰 딸은 서울대에서 피아노 전공,
작은 딸은 서강대 경제학과.

그의 삶이 더 보람있을까?
더 의미 있는 것일까?
나의 남편은 실패자일까?
헛 살아온걸까?

그렇진 않다고 본다.
만약 둘이 똑같이 같은 대기업에서 출발했다고 하더라도
둘 다 임원이 되었으리라는 보장도 없고,
나의 남편이 그런 조직에서
그 친구처럼 잘 어울리며 20년을 넘게 무사히 일을 해왔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무엇보다 나는
나의 남편이 그의 기질에 그나마 잘 맞는 일을 하고 있어서,
예민한 성격이지만 그래도 건강 덜 상하고 지금까지 지내오고 있다고 믿고있다.

또한 얘기를 나눠보니 그 친구는 이미(어쩌면 당연히) 강남 기득권 세력들과 거의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는 듯 했다.

배부른 돼지가 될래,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될래 했을 때,

(친구가 배부른 돼지란 소리는 아..아닌데..ㅎ)
난 차라리

배고픈 소크라테스를 기꺼이 택하겠노라고

아직도 뭣도 모르는 것 같은 소리를 내뱉는 우리 부부라서 까짓거 별 아쉬운 것도 없다... 라고 할수도 있겠으나...
남편 마음은 어떨지...

누구나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은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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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딸기의 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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