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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츤데레

경계와 신뢰

by 미리나


고양이는 강아지와 달리 사람에게 경계심이 더 강하지만

그 조심스러운 경계 속에서도 곁을 내어준다.


그 행동이 얼마나 많은 신뢰를 필요로 하는지 알기에 고양이의 한 걸음 한 걸음이 고맙게 느껴진다.


길냥이든 집냥이든 독립적이면서도 섬세하다.

필요한 것만 받고 불필요한 욕망을 내려놓는 법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자신만의 세계를 지키면서도 가끔 그 벽을 허물고 교류를 시도하는 모습들이 요물처럼 신비롭다.


인간과 동물, 두 세계를 오가는 존재 같달까?



그 벽을 지키면서도 한 발 한 발 내딛는 그 조심스러운 허물음이 나를 돌아보게 한다.


나도 한때는 안전을 위해 사람들에게 벽을 쌓았지만 과감히 자신을 열어주는 고양이를 보면 나 역시 경계 속에서도 신뢰를 배우게 된다.


그 과정이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한지 알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필요할 때만 다가오고 불필요한 것에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사람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따뜻한 순간을 공유할 줄도 안다.


원하는 때에만 사람에게 다가가고 필요 이상으로 의존하지도 않는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 억지로 애정 표현도 하지 않고 필요할 때에만 사랑을 나누고 그 외에는 자신만의 영역을 지킨다.


독립적이지만 자유롭고, 얼마나 자기 자신에게 충실한지…


츤데레 요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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