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항암제 투약
머리를 깎고, 입원 절차를 마치고 병실에 들어섰다.
환자복으로 갈아입은 나는 아직 어색한 까까머리를 가리기 위해 비니를 조심스럽게 눌러썼다. 모든 감정을 억누르려 애쓰며 괜찮은 척, 강한 척 마음을 다잡았던 그날.
앞으로 네 번의 입원 후에는 암세포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리라는 희망 속에, 나는 그저 오늘만 버티자 마음먹었다. 내 병명이 너무나 무섭고 두려워 병에 관해서 알아보는 것은 오로지 남편의 몫이었다. 나는 남편이 시키는 대로 묵묵히 따라가기로 했다. ‘6번의 항암만 끝내면 괜찮아,’ 남편의 이야기를 믿으며 한 번 한 번을 버텼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새로운 어려움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
항암을 위해 병원에 입원하는 날은 나름 특별한 날이었다. 먹고 싶은 것이 떠오르지 않지만, 순간순간 떠오르는 음식들을 이야기하면 남편이 바로 포장을 해와주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갑자기 꼬리찜이 먹고 싶었다. 남편은 부리나케 인터넷 검색을 하고, 시청 근처의 유명한 식당에서 꼬리찜을 포장해 왔다. 연애시절, 군고구마를 먹고 싶다고 하면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사 온 그... 군고구마가 식을세라 품에 안고 뛰었던 그 모습이 떠올랐다. 세 조각을 먹고 나니, 식당음식의 조미료 특유의 강한 자극이 온몸을 휘감았다.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던 지난 두 달, 그 조미료의 강렬한 맛이 내 몸에 찌릿하게 느껴졌다. 결국 세 조각으로 남편이 보여준 성의를 채우며, 나는 그 긴 하루의 끝을 맞이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이 또 시작이었다. 항암제 투약시간이 다가오면서, 긴장감이 더욱 높아졌다.
1차 항암 때보다 조금 더 빠른 속도로 주사를 맞기 시작했다. 차광된 비닐팩에 담긴 항암제는 그 자체로서도 내게 엄청난 위압감을 주었다. ‘내 건강한 세포를 해치지 말고, 오직 암세포만 공격해 다오’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약은 천천히 내 몸 안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사를 맞는 동안 내 혈압이 몇 차례 떨어졌고, 혈압이 다시 회복되지 않자, 우선 혈압을 올려주는 수액을 맞으며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몇 차례의 조치 끝에 재투약이 가능해졌지만,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 몸이 진심으로 힘든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이 모든 과정을 겪어내야 했다. 이것이 바로 항암의 한 부분이었고, 내가 반드시 넘어서야 할 산이었다. 이 순간마다 내 안에 피어나는 두려움과 용기, 그리고 끝내 나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있었다. 지금은 어둠이 깔려 있어도, 희망과 결의로 다시금 살아갈 힘을 모으기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