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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술관옆산책로 Oct 15. 2023

김남준(RM)이 미술을 더 이상 좋아하지 않는다면

[22. 9. 16 발행] 




김남준이 더이상 미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나는 미술을 계속 좋아할까? 


남준이 생일이 사일이 지났는데, 갑자기 그날 떠오른 생각이 글로 쓰고 싶어졌다. 


대답은 No 


나이도 먹을만큼 먹고, 어디 내놔도 신중하다 말 듣는 내가 김남준 때문에 미술을 보기 시작했지만 서두 그래도 주관이라는게 있는데, 김남준이 "전시관 더이상 안가!" 그런다고 , "나도 그럼 안볼래!!" 한다고? 


근데 그럴 것 같다.  


이리저리 생각해보니 바로는 아니지만 스멀스멀 흥미가 사라질 것 같고, 종국엔 놓아버릴 것 같다. 


남준이가 미치지 않기 위해 책을 읽고 미술전시를 보고 자전거를 탄다는 말이 늘 마음에 남아 나도 나의 돌파구를 찾고자 미술을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왜 남준이가 여기서 기쁨과 위안을 받는지 이제 아주 조금이나마 알거 같다. 


남준이는 작품도 작품이겠지만 작가의 삶을 같이 봤을 것이다. 한쪽은 음악으로 한쪽은 미술로 세상과 소통을 하는데 세상은 그렇게 내맘같지 않아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수히 고민하고 세상 없을 노력을 하고 뼈를 깍아 내 놓은 작품들에 비난을 하고 곡해를 하고 시기하는 과정을 겪었을 테니 지금의 화려한 찬사 뒤에 가려진 상상도 할 수 없는 여러 아픔과 부담들을 남준이는 작가들과 시간을 뛰어 넘는 소통을 하며 견뎌왔을 것이다. 


그래서 나도 작품이 좋으면 작가의 삶을 들여다 보다 더 좋아지는 작가가 생기기도 하고 반대로 작품은 좋았는데 작가가 별루라 맘에서 사라지는 작가도 생겼다. 


그리고 미술을 보면서 남준이를 더욱 알게되는 것도 좋고, 

그런 남준이를 좋아하는 날 보면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게 되는 것도 좋다. 


이런 나만의 축적의 시간과 과정이 또 너무 좋고 새삼 미술이 진심으로 좋아지고 있는 이 시점에 갑자기 세상 쓸데없는 기우처럼


'만약 김남준이 미술을 안보면 나는 어떡하지?' 


같은 쓰잘데기 없는 불안감이 머리속에 확 박힌 후론 누구도 모르는데 나혼자 전전긍긍했다.   


다행히 남준이는 개인활동을 시작하면서 그가 좋아하는 여러 가지 중 미술에 가장 열심을 내고 있다. 내 동선과 너무 겹쳐 "진짜 이 정도면 마주쳐 줘도 되잖니?" 썽을 내도 될 정도로 미술관에 나타나고 있고 최근 발매한 개인 화보집 (Me, Myself, and RM "Entirety") 도 인당미술관에서 이배작가님 작품과 함께 했으며

Me, Myself and RM "Entirety" 속의 남준이가 이배작가님 작품앞에서 화보촬영 중이다 (출처:  BangtanTV)
Me, Myself and RM "Entirety" 속의 남준이가 이배작가님 작품앞에서 화보촬영 중이다 (출처:  BangtanTV)


LA 카운티 뮤지엄 한국근대명작 10점의 한국어와 영어 전시해설 녹음을 했다. 

남준이의 LA카운티 미술관의 오디오도슨트 부분 (출처: 남준인스타)


최근 본인 생일에 한 위버스라이브에서 보여준 남준이의 집에는 생소한 작품들이 더 늘었다. 


위버스 라이브의 남준이. 뒤에 윤형근작가의 그림과 '김종영일까?' 한 조각품이 보인다.


남준아,  

나도 이제 막 미술이 재밌어 질라 그래, 

도서관에 가면 미술책만 집어

어느 도시에 가면 관광지보다는 미술관부터 찾아.

언젠가 집에 들일 작품들을 큐레이션하느라 자기전엔 입이 헤벌쭉 해지고오~


정말 오랫동안 '글을 써야 하는데...' 하는 부담을 안고 살다 올해 부터 일기를 쓴다는 마음으로 블로그를 시작했다.  


이제 시작한지 4달 좀 안됐는데, 

전시리뷰로 65건의 글을 썼고, 

밀려있는 것도 3편인데


이 달의 남은 날동안 9개의 전시를 보려고 주말과 평일 일정을 조율하느라 머리를 굴리고 있다. 


내가 오랜만에 일 아닌 일에 이렇게 열심을 내고 있는데

아직은 내가 혼자 반듯이 못서서 

그래서 늬가 계속 미술을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고, 

미술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었으면 좋겠고, 

그래서 늬가 그래주는 동안 나는 늬가 아니어도 

미술만으로 미술관을 찾고 위안을 받고 깊이가 있어지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 


김남준과 방탄한테 고마운 순간이 오조오억개지만 

오늘 또 갑자기 남준이한테 너어무 고맙다


그래서 남준아 언제 대통령 될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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