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과 함께한 정명훈 마에스트로
K-컬쳐의 수준이 전세계 탑인 시대를 살다보니 세계최고의 우리나라 아티스트가 우리나라에서 공연을 할 때 최대한 누리자는 주의다. 그 안에 정명훈지휘자도 있다.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이기도 하고.
정명훈지휘자는 2027년부터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음악감독으로 취임을 하니 마음이 급해진 찰라 우연히 공연소식을 알게 되 급하게 취소표를 잡고 기다리던 중 드디어 어제 공연을 관람했다.
클래식 초심자로 아직 익숙치 않은 브람스 교향곡 III번과 IV번을 KBS교향악단과 함께 한다고 하니 브람스 음악을 한두번이라도 더 찾아듣느라 부산했다.
정명훈 지휘 X KBS교향악단
브람스 교향곡 III & IV
2025. 6.5 20:00
롯데 콘서트홀
롯테콘서트홀은 처음이었는데 비교적 최근 지어진지라 예당보다 시설이 좋았다. 특히 의자 앞뒤 간격이 넓어 안으로 들어가는 관람객이 있을 때 기존에 의자에 앉아 있는 관람객이 조금만 무릎을 당겨주면 가능하다.
위키를 찾아보니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된 장점이 있는 대신 여러 단점을 지적했던데, 나의 총평은 예당보다 좋다...이다.
공연은 너무 훌륭했다.
내가 클래식을 듣고 공부하기 시작한 이래 브람스에 대해선 슈만과 클라라와 관련된 개인적 스토리가 가장 강렬했던 것을 무색하게 할 만큼 기본에 충실하고 단단한 곡들이었다.
게다가 정마에를 보는 것이 우선이었으므로 무슨 곡인들 어떠리...
1층 맨앞 중앙구역 R석을 잡았어서 시야도 좋았다. 그래서 내 자리에서 정마에의 키에 가린 호른과 클라리넷 쪽 두어 연주자가 잘 안보인 것을 제외하곤 모든 연주자가 잘 보였다.
연주자들 중엔 상당히 많은 독주를 소화했던 외국인 플루트 연주자와 지휘자와 비슷한 방식으로 신체적 퍼포먼스까지도 뛰어난 팀파니 연주자가 기억에 남는다. 공연이 끝나고 난 후 정마에가 여러번 앵콜 인사를 하는 중에 연주자들 사이까지 들어가 악기의 주자들과도 인사를 나누었는데 그중 더블베이스 주자와 인사하는 순간 아, 더블베이스도 훌륭했다, 상기했다.
브람스의 곡들은 다양하고 화려한 악기편성 대신 베이스음들에 충실한 듯 했다.
이번에 처음 본 정명훈 마에스트로는 절도있고 약강을 조절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지휘로 지휘 자체가 아름다웠다. 공연이 끝난 후 앵콜 때 그를 직접보지 않을 때도 자주 접했던 가슴에 손을 올리고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아내는 자세와 품도 좋았고
음악 외적으로 인상적인 부분이 패션센스
어깨가 각진 양복이나 정장스타일이 아닌 몸에 달라붙는 얇은 상의와 품이 넓은 벨벳 바지를 입었는데 그의 음악 외적 센스도 짐작케 했다.
게다가 등근육 무슨일
패선은 거들 뿐, 70대라고는 믿기지 않는 부드러운 역삼각에 지휘하는 어깨와 팔 근육의 움직임이 얇은 상의위로 그대로 보이는데 그것 조차 공연의 일부가 되었다.
프로의 세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기회
롯데콘서트홀이 좋았던게 쇼핑몰 8층에 위치해 5~6층에 위치한 식당가에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바로 올라오기에도 편리한 것과 공연이 시작되기 전, 인터미션에 8층 테라스로 나가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를 구경하며 자투리 시간을 보내기에 더할나위 좋은 환경인 것
예당을 사랑하지만 롯데콘서트홀을 앞으로 예당만큼 자주 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