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기획, 탁현민 연출로는 <더뷰티풀> 이후 2번째 (6/28, 토) 공연이다. 가장 두렵게 지나오던 12.3 계엄령 이후 6개월이 자나고 (아마도) 정권이 제대로 들어서 잔치처럼, 축제처럼 모두 모여 축하하자는 의도로 기획된 공연이다.
이번 <더파워풀>도 인천 영종도의 인스파이어 아레나고 <더뷰티풀>의 경험때문에 오신 분들은 착착착 도착해서 샤샤삭 잘도 공연장을 찾아들어갔다.
더파워풀 (THE POWERFUL)
김어준 기획 & 탁현민 연출
2025. 6. 27 ~ 29 (3일간)
인스파이어 아레나
(본 포스팅은 6/28(토) 공연 관람 기준)
기업에서 무대 연출이 업 중 하나이기도 한 사람으로서 우선 탁현민의 무대연출이 눈에 확 들어왔다.
이런 공연의 특성상 비용을 많이 투여할 수 없었을 텐데, 많은 관중과 소통하기 위한 360도 무대 구조, 2중의 6각 모양 LED 스크린과 정중앙 샤를 활용한 프로젝션, 어느 면에서도 어느 순간 정면을 볼 수 있도록 한 상승 회전 무대, 과하지 않은 각종 특수효과들은 전반적으로 잘 어우려졌고, 음향때문에 이후 말이 좀 있었던 듯한데 이 정도 규모의 공연장에서 모든 관객이 완벽히 균일한 소리를 듣는 것은 실상 어렵기 때문에 직업인으로서 이해가 되는 부분이 많았다.
프로그램은 전반적으로 인트로공연 (우리 역사의 주요사건, 시대음악들) - 토크 - 피날레 공연으로 이어졌는데 다양한 출연진과 유쾌함 속에 진지한 토크가 중심이 될 것을 기대했던 나로서는 PRE & POST 공연에 많은 방점이 찍힌 이번 레퍼토리 때문에 초큼, 아주 초큼 실망스럽긴 했다.
1주일여 후 탁비님이 더뷰피풀 유툽방송에서 계엄기간 동안 김어준공장장의 건강이 많이 나빠져 총수가 중심이 되 이끌어가야 할 토크에 힘을 줄 수 없었음을 이야기해 주어 '총수 건강 지켜!'의 마음으로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인트로 공연은 흥겨웠다.
새로운 세상에서 그 무엇이 재미지지 않을까...
이름들을 일일히 알수 없지만 마음이 온전히 전해졌던 아티스트들과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진보진영 예술인들의 무대가 조화로웠다.
이름을 알수 없었던 훌륭했던 아코디언 연주자
김형석의 반주에 김민기의 <봉우리>를 부른 알리
이어 김민기의 곡 <상록수>가 양희은의 목소리로 나오고
보컬 테종의 김민기의 <늙은 군인의 노래>
어느 보컬의 김광석의 <일어나>
그리고 <임을 위한 행진곡>
잠시후 화면 가득히 세월호 아이들의 시리게 밝은 일상의 모습이 나와 울컥했다. 이때 <봄봄봄 봄이 왔어요> 노래가 나와 더욱 울컥
이한철이 밝은 톤의 "괜찮아 다 잘될꺼야"를 외친 <수퍼스타>가 흘러 이어져 감정을 추스리기 했지만...
유명가수가 메인이라기 보단 메시지가 잘 맞는 레퍼토리가 우수한 공연이었다. 공연 메들리 안 여러 스토리와 메시지, 감정을 배치해 놓는 탁연출의 솜씨는 늘 느끼지만 수려하다.
내가 가장 좋아한 김총수의 무대
드디어 쌩귀로 <What a Wonderful World>를 들었다. 김총수는 노래는 못하는데 그 정서는 완벽하게 전달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이걸로 음반을 낼꺼고, 음반의 모든 수익금은...음... 엄...
페라리를 구매하는데 쓰겠다니,
너무 찬성이지!
방송에서 저 말을 처음 들었을때부터 너무 찬성이었지!!
진보가 가난해야 된다는 담론은 이제 너무 올드하고 식상하기 그지 없는데 이를 페라리를 통해 시각적,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공장장의 행동에 또다시 무릎 탁!
자꾸 주위 어르신들이 좀 가꾸래는데, 본인 머리 청담에서 한다고, 본인은 외모지상주의자라고, 하루종일 외모를 가꾸고 남는 시간에 방송해서 세계 1위라고 ㅎㅎㅎㅎ
이런 유쾌함이 김총수의 마력
내가 간 이틀차 공연엔 이기영배우와 김민석 (당시) 총리후보자, 우원식 국무총리가 왔었다. 그들을 무대에 올리지 않고 객석에서 대화한다. 몇가지 이유가 더 있었겠지만 김총수의 건강상의 문제로 게스트를 무대까지 올려 본격적으로 토크를 할 수 없음에 나온 솔루션일 것이다.
무대중심의 토크가 아니었지만 이들이 계엄과 정권교체의 시간을 거치고 버텨오면서 느낀 소회와 인사이트는 유쾌하면서도 절실했다.
메인 토크가 지나가고 다 같이 즐기는 축제의 마당엔 뉴스공장의 출연진들도 무대에 올라 인사겸 역할을 하나씩 했고
강산에의 공연은 엔딩퍼포로 손색없이 울림과 어울림이 있었다.
방탄콘을 갈때 VIP석이 플로어여도 무대전체를 조망하기 위해 1층/2층 석을 선호하며서, 이날은 왜 그랬는지 내가 플로어석 거의 맨 앞줄좌석을 샀드라...
무대와 가깝지만 유독 무대와 스크린을 고개 꺽어 올려다 봐야 되는 것이 못내 괴로웠던 위치였는데 출연진 등퇴장 동선이 바로 옆이라 여러 출연진들을 보고, 특히 김총수와 김형석, 윤일상 작곡가를 가까이 볼 수 있어 나름의 장점이 되었다.
내 바로앞 어느 부부가 이번 <더파워풀>의 굿즈 머리띠를 했는데 한쪽은 '더 파워풀', 다른 한쪽은 '쫄지마'여서 번갈아 빤짝거리는데 아주 보기가 좋았다.
무대의 윤일상 작곡가는 우리를 찍겠다고 핸드폰을 들이대고
한점 근심없는 김형석 작곡가의 모습도 보기 좋아 담았다.
나꼼수 시절부터 이어온 김어준과 탁현민의 모습이 짠하면서도 감동이다. 둘이 같이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
그렇게 앞에서 싸워온 이들때문에 고마움이 한가득이고
3시간 반 내내 고개를 꺽어보느라 전체 무대가 어케 생겼는지는 나가면서야 봤는데 이런 모습
내년엔 <더원더풀>이라는데 이땐 다시 정신 챙기고 1/2층 좌석을 사야지
멀리 주차장까지 걷다 보니 인스파이어 아레나 바깥쪽에 이런 언덕과 나무가 있더라
올림픽공원의 나홀로 나무 갬성이 나와서 한컷
이번 <더파워풀> 공연은 <더뷰티풀>과 비교해 엔터적으론 훨씬 다채롭고 규모감에서 웅장했다. 우리가 원하고 만들어낸 시대를 맞이하기에 좋은 톤앤 매너
개인적으론 노무현대통령을 AI로 살려내 김어준과 대화했던 <더뷰티풀>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내년에 <더원더풀>은 이 둘 사이에 어떤 조합으로, 또는 이 둘을 뛰어넘는 그 무엇으로 관객앞에 나설지 벌써 기대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