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코프스키의 발레음악과 함께
발레로는 세번째다. <호두까기 인형> <지젤> 그리고 <백조의 호수>
풀 버전으로 듣는 차이코프스키의 발레음악이 우선 어떨지 궁금했고, 세번째로 보게 되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발레공연에도 당연 관심이 갔다.
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
2025. 7. 19 ~27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본 포스팅은 7/25공연의 강미선 (오데트/오딜), 이현준(지그프리드) 캐스팅 기준
<지젤>에선 홍향기 발레리나의 공연이었어서 굳이 다른 발레리나의 공연으로 강미선을 선택했는데, 두 발레리나 모두 큰 차이없이 훌륭했다.
공연은 전반적으로 남녀 주인공의 페어댄스가 아름답다. 오데트와 지그프리드 왕자가 함께 추는 부분이 많아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데 그럴 틈 없이 시종일관 시선을 호린다.
그래도 역시 백조 & 흑조들의 군무가 압권
백조의 모습을 형상화한 발놀림이 극악인데 25여명의 발레리나들이 군대식 각진 일사분란함이 아니라 하나하나 개인으로도 아름다운 선들이 모여 통일된 역동성과 완성미를 보이니 이 부분이 이 공연의 수준을 만드는구나.. 싶었다.
백조들의 군무 전체를 넓게 보려면 2, 3층에서, 발놀림의 디테일을 보려며 1층에서 보는 것이 좋을 듯했다. 나는 2층에서 보았으니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1층을 시도해봐야지...
중간중간 나오는 4명의 어린 백조가 아주 매력적이다. 극에 위트와 활력을 불어 넣었다.
음악은 메인 주제곡 외에 확 귀에 꽂히지는 않았는데 오케스트라 연주가 아주 훌륭하다. 처음 차이코프스키가 <백조의 호수> 공연에 이 곡들을 올렸을 때 음악이 극을 보좌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 자체가 너무 교향적 오케스트라로서 힘차고 두드러져 여러 혹평이 있었다 던데, 들어보니 정확히 그러하다.
허나 발레 음악만 따로 뗀다면 훌륭한 곡들이고 발레를 늘상 볼 수 없으니 음악만으로도 <백조의 호수> 발레극을 회상할 수 있어 나는 좋았다.
극은 호숫가씬이 백미중에 백미였고, 순백의 백조군무, 백흑조 통합 군무는 실로 압도적이다.
3개의 발레를 보고나서 발레로서 퍼포먼스, 완성도는 <백조의 호수>가 내 기준 탑이다. 음악도 교향적이라 그 완성도도 뛰어나다.
여기에 발레공연, 발레 음악을 모두 감안한다면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지젤> 순서로 내 마음에 들었다. <호두까기 인형>은 국립발레단의 공연으로 꼭 다시 보고 싶어 올해 말 공연을 노리고 있고, <백조의 호수>는 올해는 아니어도 기회가 되면 꼭 다시 보고 싶고, <지젤>은 다른 볼 것들도 많으니 일단은 스킵
새롭게는 차이코프스키 3대 발레명작 중 아직 못 본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기다린다.
ps. 발레에선 남녀2인이 추는 페어댄스를 '파드되' 라고 하는 듯하다. 본문에 그 용어를 쓰려니 발레 초심자가 원래 안다는 듯 쓰기엔 나는 이 용어가 아직 생소하여 지금은 페어댄스라고 일반적 용어를 사용한 것을 그냥 놔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