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왕립미술관과 복도를 통해 이동하면 닿는 르네 마그리트 뮤지엄
벨기에 출신의 초현실주의 작가로 가장 보고 싶었던 <빛의 제국>은 이곳에 없지만 <이미지의 배반>(가칭, 나는 파이프가 아니다)는 LA카운티뮤지엄에서 이미 보았고 <The Lovers>도 뉴욕 모마에서 보아서 그의 고향에 그의 이름을 달고 꾸려진 미술관에서 그의 원형같은 작품들을 대거 마주한 것은 의미가 있었다.
이렇게 생긴 복도를 따라
요레 생긴 뮤지엄 입구에 도착하면
친근한 그의 사진이 관람객을 마주한다.
작품은 너무너무 많아 일일히 많은 시간을 들여 감상할 수는 없지만 그의 여러 스타일들이 총망라되 본진의 환대를 받은 느낌이 들었다.
그림을 보면서 확실히 잡히지 않는 모호한 감각이 작동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마그리트의 그림들이 그렇다. 한편한편 무엇을 말하고 싶었나, 표현하고 싶었나, 생각해보지만 아무것도 잡을 수 없는 것, 그것이 이 그림들을 보는 내내 내가 갖은 느낌이지만 그래서 답답하거나 불쾌해지지 않는다는 것이 마그리트 그림의 힘이다.
마그리트가 자주 사용하는 구름, 새, 알이 들어간 그림들
제목과 그림을 매칭하기엔 너무 많은 비약과 생략이 있어 그저 내가 보고 싶은대로 볼 뿐이다.
여러 버전의 <골콘다> 중 하나
'겨울비'라는 뜻의 이 그림은 중절모를 쓴 신사가 비처럼 내리는 모습으로 모두 같은 사람을 복제해 둔 줄 알았는데 조금씩 달랐다.
중절모를 쓴신사가 등장하는 그림들. 마그리트 본인의 모습이 투영된다.
마지막 그림에선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 그림 속 봄의 여신인 플로라가 등장한다. 현대 신사의 뒷 모습과 신화 속 여신이 어울리지 않는 모습으로 중첩되었다.
LA카운티뮤지엄에서 본 <이미지의 배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를 연상케하는 그림. 1929년 <이미지의 배반> 그림의 스케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늦게 다른 방식으로 그려진 그림이었다.
마그리트는 Anne-Marie라는 여인을 시간을 달리해 여러 버전으로 그렸다.
마그리트의 스타일이라고 인식한 것으로 만족한 그림들. 이 작품들쯤에 와선 보기 불편한 기괴함이 있었다.
마그리트는 전세계 뮤지엄에서 여러번 마주쳤는데 그의 대표작들만 간헐적으로 보다가 이렇게 한꺼번에 그의 여러 스타일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놀랍기도 불편하기도 한 그의 작품은 여전히 논쟁적일 것이다. 달리의 초현실주의와 다른 방식으로 독특한 지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