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 산의 어마어마한 안토니 곰리전을 보고와선 지척에 있는 타데우스 로팍도 올해 프리즈 기간부터 쭉 이어 안토니 곰리전을 하고 있다는 것이 기억났다. 이른 점심을 먹고 곰리작품을 보러 갔다.
안토니 곰리 Antony Gormley
불가분적 관계 Inextricable
2025. 9.2 ~ 11.8
타데우스로팍 서울
이번엔 또 어떤 인간의 모습일까.. 생각하며 갔는데 메인전시장은 창이나 문처럼 훨씬 확장적으로 펼쳐놓은 작품들이 채우고 있었다.
‘Extended Strapwork’의 일환인 <Here>와 <Now>작품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내부와 외부를 끊임없이 연결하고 인간에게서 뻣어나온 직선들이 확장되 서로 수직을 이루며 생겨난 문이자 창은 세상을 향해 광활하게 열렸다.
'거주하다'라는 뜻의 <Dwell>작품과 거주의 가장 넓은 공간인 <Earth>
곰리는 인간과 공간의 관계를 놓고 끊임없이 사고하고 표현하고 확장하는 작가였다.
위 작품들은 'Open Blockworks’ 시리즈의 ⟨열린 혼란 (OPEN DAZE)>과 ⟨집 (HOME)⟩으로 작가의 기존 조각 시리즈인 ‘Blockworks’의 모듈 구조를 바탕으로, 닫힌 덩어리를 열린 세포 구조로 재구성했다 한다. 육면체 중 한면이 열려있다보니 개방감을 갖는다. 더불어 매트한 재질 때문에 조금 더 도시적이고 차가운 느낌이 든다.
오랜만에 타데우스로팍에 갔더니 2층 메인전시장 아래에 하나 더 전시장이 마련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CAST IRON으로 만든 인간들은 여기 있었다.
이 전시장은 <Stay>시리즈였는데, 공간의 입체성을 최대한 살려 전시된 작품들이 유머러스하기도, 우스꽝스럽기도 했다. <Stay II>는 언뜻보기에 기대 앉은 듯하여 관람하는 분들이 그 옆에 나란히 앉아 사진을 찍던데, 실상은 누워서 다리를 벽에 기대 올린 모습이라 따라하기엔 꽤나 민망해질(?) 포즈였다.
아, 그리고 이 색감
주철의 색감은 진심 오묘하고 절묘하다.
뮤지엄산의 작품들도 이 Cast Iron을 사용했는데 외부에 노출된 작품들이 자연의 일부처럼 녹아들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실내일지언정 그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은 퇴색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