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시립 동양도자미술관을 처음 안 것은 우리의 옛 그림들에 대한 책에서 소개한 꽤 많은 좋은 작품의 소장지가 '오사카시립 동양도자미술관'이었던 것과 그 좋은 소장품의 기증자 중 눈에 띈 분이 조선인 이병창박사였다는 것, 그리고 재작년인가 리움에서 동양 최대의 도자기전인 '군자지향'전을 했을 때 그 때도 꽤 여러 좋은 작품의 소장처가 이곳이었던 것이 기억나서였다.
오사카가 먼 곳도 아니고 또 막 미술관이 2년 여에 걸친 리노베이션을 끝내고 (작년)재개관하면서 '이병창관'을 따로 떼 독립공간을 갖춰 놓았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였다.
책에선 이병창 박사가 평생 모은 우리 도자기를 기증할 곳을 찾다가 당시 조선은 이만한 문화재를 관리할 여력과 기반이 되지 않아 고심끝에 오사카를 선택했다고 이야기 한다. 우리의 우수한 문화유산이 외지에서 소수로 소개되곤 하는데 -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한국관 정도가 꽤 훌륭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긴 하다만 - 이병창관 만하지는 않을 듯하여 그 규모와 수준이 얼마나 되는지 직접 보고 싶었다.
더불어 이병창박사의 당시 판단이 옳았던 것인지, 지금도 잘 대우받고 있는지, 뭐라도 우리가 좋게 말하면 관심을, 삐딱하게 보자면 감시를 해야 되는 것은 아닌지 그런 복잡한 마음도 있었다.
결론은 "좋다! 되었다! 이만하면!" 의 마음이다.
훌륭한 문화재이고 당시 한일의 최고위급들은 허물없이 지냈다 하더라도 (절대적으로 그럴 순 없었겠지만) 그래도 외지인의 컬렉션에 이만한 예우와 정성을 들이기 쉽지 않다. 오사카시와 미술관에 감사하다.
서설이 좀 길었는데,
글은 그들이 가장 빼어나다고 이름을 붙여 제 1관에 배치해둔 '천하무적'파트를 이번 편에 싣고 2편이 '이병창관,' 3~4편이 우리 '고려와 조선의 도자기'들, 5편이 일본도자기 순서다. 중국의 것은 보고 나니 수적으로 양적으로 큰 의미가 없어 그렇지 않아도 글 편수가 많아 따로 떼거나 일본편에 묶지도 않았다. 보고나니 1편의 '천하무적'편도 결국 우리의 문화재라 1편~4편이 한국도자기에 관한 글이 되었다.
우리 문화재로 오사카 시가 운영하는 미술관이 거의 채워져 관람객의 문전성시를 이룬 것이 자랑스러우면서도 속상하고 감사하면서도 묘연한 마음이 든다. (지금은 또 일본의 훌륭한 작품들로 관들이 채워져 있을 수 있다)
[오사카 시립 동양도자미술관]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1관 [천하무적]편 부터 시작한다.
입장하자마자 보이는 가장 좋은 위치의 관에 적수 없는 작품이 소수로 전시되 있다. MOCO컬렉션에서 온 작품들인데 다른 대부분은 (거의 90%쯤은 되는 듯) ATAKA컬렉션에서 온 것 들이었다.
가장 좋은 관의 가장 좋은 위치에 있는 백자
형태 유려하고 도자기속 그림 단아한데다 시간과 세월의 흔적이 자연스레 묻어있어 한참을 보고 나니 조선 백자였다. 당시 꽤 비싼 염료였던 코발트블루에 구리로부터 가져온 레드를 가지고 이제 막 물에서 피어올라 얼굴을 보여줄 모양인 연꽃의 자태를 그려냈다.
이 작품부터는 조선 것인지를 먼저 확인하고 보기 시작했다. 어쩐지 익숙한 형태와 색과 문양들이라 그래졌다. 우리 것이었다.
우리 도자기들에 화초는 많아도 물고기를 그린 것은 많지 않은데 귀한 물고기가 그려진 작품을 보유하고 있었다. MOCO와 ATAKA컬렉션간에 필요충분관계가 있는 것인지 설명판은 아타카컬렉션이라고 말한다 (관 설명엔 MOCO컬렉션). 어느 컬렉션이든 희귀한 것을 알아본 안목이 놀랍다.
도자기와 비슷한 톤의 그림을 배경으로 걸어 두어 더 운치가 산 작품이다.
요 작은 인형들이 너무 예뻤다. 머리에 변발 상투를 해서 중국작품인가 보다 했는데, 고려작품이었다.
그러고 보니 더 예쁘고 귀한 것
왼쪽 여자아이의 머리부분을 들면 물을 채울 수 있고, 아이가 들고 있는 물병의 주둥이로 물이 나오는 연적이다. 오른쪽 남자아이는 바닥부분에서 물을 부을 수 있고 내부 관으로 연결되 물이 새지 않는다 하는데, 물이 나오는 부분은 오리의 주둥이 즈음인가 보다.
둘다 너무 재치있는 디자인이지 않나...
연적의 형태, 아이들의 얼굴 표정, 기능하는 방식, 색감, 그립감, 모두 압도적인 작품 (그립감은 안쥐어봐도 알수 있다!!)
너무 귀엽고 훌륭한 이 두작품 중 여자아이 연적은 "중요미술품" 표시가 되어있다. 우리로 치면 '보물'격.
우리의 작품이 보물의 반열에 당당히 있는 것이 자랑스러운데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