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 3편에 이어>
오사카시립 동양도자미술관의 고려청자 컬렉션을 보고 놀란 후 들어선 조선 분청사기와 백자 방은 좀더 가지수가 많고 광범위했다.
먼저 분청사기 방.
우리로 치면 귀얄기법으로 만든 작품으로 보인다. 거친대 자연스러운 맛이 있다.
세 귀에 끈을 달고 무언가를 넣어 매달아 두었을 항아리. 입구와 굽의 균형이 좋았다.
편병의 안정감을 좋아한다. 납작하니 작은 공간에 쏙 넣기 좋고 쥘 때도 다른 편안함이 있다. 문양이 커서 시원시원한 느낌이 든다.
시간의 질감이 묻어나고 있는 분청사기들. 이를 포함한 미감이 좋다.
조선백자 방에 이르렀다. 우리 옛 도자기들 중 달항아리를 가장 좋아하는 나로서는 고려청자 컬렉션과 버금가는 뛰어난 컬렉션을 기대하면서도 그러지 말아라 말아라.. 하면서 방에 들어섰다.
방 초입의 작고 귀여운 각병. 난에 꽃이 핀건지 그저 무시로 피는 들꽃인건지 소박하게 백자병에 들어앉은 그림이 소박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게 했다.
흑병들도 좋아한다. 농도 짙은 술을 받아 마시기에 더할나위 없어 보인다.
어쩜 이렇게 소박하고 귀여울까... 아이가 꽃그림을 그려놓고 '내가 그렸어!' 하면서 테두리로 영역표시를 해둔 것 같은 동심이 보인다.
도자기를 화선지처럼 사용해 매화나무와 대나무를 엮어 그려 두었다.
입구는 연꽃인건가... 입구에도 굽에도 다양한 화초문과 문양들을 넣어 어찌보면 복잡한데 또 다르게 보면 화려하기 그지없는 청화백자다. 2년여전 리움에서 조선백자를 모아 '군자지향'전을 할때 (대단한 전시였다!) 오사카시립 동양도자미술관에서 상당한 수준의 백자들을 보내주었었는데 이 작품도 구면인 듯, 그때 보았을까.. 생각했다.
이리도 한면이 동그란 편병은 처음 보았다. 달이 뜬 것 같다. 안에 그림도 물고기다. 희귀한 작품인 것.
이 작품에서 속상해 졌다. 우리나라에도 많지 않은 물고기가 그려진 도자 작품을 가지고 있다니...
아타카상의 기증품이었다.
조롱박 무늬 백자와 뿔모양 잔
조롱박 무늬 백자는 두개를 따로 만들어 이어붙였을 거라고 상상한다.
이어 붙이면서 얼마나 손이 떨렸을까...
유럽의 왕족이나 귀족의 소장품에서나 보이는 뿔모양잔이 조선에서 우리 백자로도 만들어졌구나...
뿔모양잔은 원래는 유목민들이 땅에 꼽아두며 사용하던 형태라던데 조선에서 땅에 박아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이젠 아름다운 예술품이자 사치품이었을 것이라 이 아름다움을 향유한 조선의 양반님들아, 부럽구로
설명판은 세종시대에 지체높은 분들용으로 제작되었다고 나온다.
조선백자병 사각엔 각각 다른 꽃나무 문양이 도드라게 나왔다. 이런 병은 물레를 사용하지 않았나, 무엇으로 만들었을까
단아하고 깨끗한 맛이 일품이다.
관에서 관으로 지나치는 메인공간에 백자 하나가 외롭지만 고고하게 서있다. 중요한 작품임에 틀림없어 보이는 보호관속 작품은 작품에 대한 영상이 따로 붙었을 정도로 귀해 보였다.
아, 우리 조선 백자구나..
약간 왜색이 보여 일본 도자기일거야, 했었다. 좋은 자리에 단독으로 영상과 함께 전시되 있어 더 그리 생각했는데...
작품은 지난달 까지 리움에서 전시했던 까치호랑이가 그려져 있는 희귀작품이었다.
부럽.. 이런건 또 언제 입수했을까
이 작품이 리움에 있었더라면 <송하맹호도> 맞은 편에 두면 딱일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