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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술관옆산책로 Oct 20. 2023

LA카운티 뮤지엄 (LACMA) #1

생각보다 너무 크고 다채로운 기획과 수집품들

[23.1.22 발행]




라스베거스에서 LA를 경유해 들어왔다. 이틀의 시간을 잡고  LA카운티뮤지엄(LA County Museum of Art, LACMA)과 게티센터를 가려 맘 먹었다. 


게티센터는 이번이 세 번째이나 미술에 진심인 이후론 처음이고 LA카운티뮤지엄이야 당연히 남준이가 도슨트로 활약한 근대한국미술품들을 보는게 단하나의 목적이었다. 


가보고 나서야 굉장히 큰 미술관이구나.. 알았지만...


게다가 LACMA에서는 <불국설경>이후, 마주치는 대로 감동을 했던 박대성화백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이게 또 무한 감동이었다. 


남준이의 한국근대미술전과 박대성의 개인전은 바로 이어서 블로그를 할 생각이다. 



[글 발행 순서]


#1 LACMA 일반 전시


#2 남준이가 도슨트로 참여한 한국미술의 근대전 <사이의 공간>


#3 박대성의 <Virtual Ink and Contemporaty Brush> 


이번 블로그는 그 첫번째로 LACMA의 일반 전시인데 이 드넓은 전시관 중 BCAM관만 본 분량이다 (아래 투하트 빌딩^^




입구 초반부터 피카소다. 


여느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피카소 작품과 다르게 색감때문인지 비교적 경쾌하다. 표현하고 있는 여인이 울고 있는데 내 눈엔 꽤나 밝아 보였다. 호옥시 기쁜 순간에도 울 수 있으니 그런 울음인가... 했는데 설명판은 아니라고 한다. 바스크 지방에 폭탄이 투하된 상황이 배경이니 말이다. 


다만 피카소의 여러 뮤즈 중 하나인 도라 마르가 모델인 것이 그리 보이게 한 것 같다. 


파블로 피카소 <Weeping Woman with Handkerchief> 1937
파블로 피카소 <Head of a Woman (Jacqueline)>  1961-62



자코메티의 작품을 이렇게 한꺼번에 많이 본 것은 처음이다. 가늘고 긴 몸체가 시그니처인 그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왜인지 모르게 편안하다. 


나를 꿰뚫어 볼 것 같은데도 말이다. 


그의 회화는 또 처음이라 조각만 한 것이 아닌 그의 세계를 알게 된다. 


알베르코 자코메티 <Portrait of Isaku Yanaihara> 1956



독일 작가중 가장 흥미를 가지고 알아가고 있는 작가인 에른스트 키르히너 (Ernst Ludwig Kirchner)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굉장히 날카롭고 시니컬한데, 그간 본 인물들 보다 아래 두 여인은 비교적 따뜻한 정서를 자아낸다.  


작품속 사람에 베일 것 같다는 느낌은 키르히너의 작품을 보면서 처음 갖았는데, 그래서 끌림이 있었던 것이지만, 이 작품들은 그런 기존 작품들과 결을 달리 하여 이렇게 비교적 따뜻한 작품도 있었어서 마음이 좋았다. 


게다가 꽃병이라니... (아래 아래 작품) 


에른스트 키르히너 < Two Woman>  1911-12
에른스트 키르히너 <Still Life with Jug and African Bowl>  1912



장 뒤 뷔페는 여기서 처음 만났다. 


국내에서 1/31일까지 올림픽공원내 소마미술관에서 전시를 한다는 것은 알고 있는데 연이 닿지 않다가  여기서 이 작품을 보고는 밝게 보면 김둥지의 <인간>시리즈를 닮았는데, 밝게 보기는 힘든 상당히 그로테스크한 작품 세계를 갖은 분이구나 첫인상을 담았다. 


색이 복잡한 것은 싫어하지만 색이 두터운 것은 좋아하는 나는 뷔페의 붓질과 두께감은 일단 좋다. 


장 뒤 뷔페 <Head with Strong Chin> 1951



편안한 모딜리아니의 작품이다. 


그의 시그니처인 아몬드 눈과 긴 얼굴 모두 있고 그의 스타일이 완벽하게 구축되기 전 언젠가의 그림인 마냥 설익은 느낌이 들지만 그것이 또 날것의 느낌이라 좋았다 


아래 모델은 모딜리아니의 영원한 뮤즈이자 연인인 잔 에뷔테른의 친구라 한다. 


ㅎㅎㅎ 애정이 사알짝 덜들어간 느낌이다.. 했다...


시대를 보니 잔 에뷔테른을 그려 그의 역작이 된 작품과 같은 시기에 그린 것이니 그의 전성기 시대의 작품은 맞는 거였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Young Woman of the People> 1918



인상주의자 들 중 가장 편안하고 인간적 매력을 느끼는 카미유 피사로 작품


겨울을 그렸는데도 포근하고 따뜻하고 정이 간다. 

딱 피사로 같은 작품이다. 


카피유 피사로 <Snowy Landscape at South Norwood> 1871



마티스에게 묘하게 중독 중이다. 


처음부터 딱히 맘이 가지는 않았고 보면서도 늘 어떻게 보면 미술 초년병의 습작 같은데, 그래도 보면 바로 마티스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스타일이 있고, 별로라면서도 한번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이 그 앞에 오래 서 있는다. 


이번엔 그의 딸 마르그리트의 얼굴을 왜 이렇게 일그려 놓았을까...하면서 보고 있는데, 그것이 그 즈음 아프라카 미술이 유럽에 강력한 영향을 주고 있던 때의 영향이었다. 


그렇게 하나씩 디테일들을 해체해 가는 맛이 마티스의 작품을 감상하는 방식인가... 생각해 본다. 


또한 이 작품은 그 유명한 거트루드 일가의 마티스 작품에 대한 마지막 컬렉션이었다는 의미도 있다 한다. 


앙리 마티스 <Tea> 1919



현존하는 영국작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Mulholand Drive>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데이비드 호크니전으로 처음 접하고 다이어리도 사서 괜스리 더 친근감이 가는 작가. 


이후 구하우스에서도 만나고 <<베이컨과 게니전>>에서도 특별히 고가의 경매 작품으로 만났던 작가다. 


이 작품의 첫인상으론 '마티스인가? 레드 스튜디오 시절의?'라는 생각이 잠깐 스치고 갔는데, 그래도 마티스라고 하기엔 뭔가.. 왠지... 라고 어느 지점에서 갸우뚱하게 하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다. 


그랬더니 호크니  


기존의 호크니의 작품은 부드럽고 세련된 파스텔 톤의 컬러감이 특징이라 생각했는데 이번 LACMA의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그게 아니었어서 생경하고 좋았다.  


작가의 특별한 스타일에서 변주가 일어날 때 감상의 패턴에도 텐션과 이질감들이 생겨 좋다.  


데이비드 호크니 <Mulholland Drive: The Road to the Studio> 1980



코엑스 앞의 마이아트 뮤지엄에서 호안미로의 전시를 처음 봤을 때는 전시 작품도 그의 대표작들은 아니었어서도 그렇지만 전시의 기법이 단조로와 미로의 대가의 면모를 채 못느끼다, 훌륭한 미술관들에서 그의 대표작들을 접한 이후, 그리고 그의 추상성이 칸딘스키와 묘하게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부터 그에게 마음을 연 것 같다. 


이 작품은 스페인 내전으로 스페인을 떠나 파리에 있던 시절 그린 것으로 게르니카 침공과 나치가 확장되던 시절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암울한 시기 대비 컬러감이 그의 여타 작품보다 통통튀어 그런 시대를 지나면서 그린 것이라고 느껴지진 않았다. 


그런 배경을 알고 보니 그림 속의 인간과 생명체들의 표정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호안 미로 <Group of Figures> 1938



요즘 마주치면 내가 가장 내적환호를 지르는 작가가 르네 마그리트이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나는 파이프가 아니라고 씌여진 이 작품


'그치, 회화가 그 사물은 아니지'


그러나 이 작품을 이야기 할때 "저게 뭐야?" 라고 누군가 물어보면 열이면 아홉은 "파이프야" 라고 대답을 하지 "파이프를 그린 그림이야" 라고 까지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그 지점을 짚은 것이 마그리트 인가.. 생각해 본다. 


파이프지만 파이프는 아니예요, 인 것.


(정답은 몰라요, 언젠가 이 작품을 포함한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때 딱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파이프가 아니래도 파이프라고 인식하는 이 그림 


어찌되었건 논쟁적이다. 




내가 사랑하는 오키프 언니 

그녀가 사랑하는 동물의 뼈와 꽃의 조합 


생명이 다 사그라 들어 생명을 유추하기론 뼈밖에 남지 않은 한 사물과 일생을 통털어 가장 아름답게 찰나를 사는 활짝 핀 꽃


그 둘의 생경한 조화가 이번에도 성공적이다. 


조지아 오키프 <Horse's Skull with Pink Rose> 1931



프리다칼로에 심히 감정이입되는 관객이 많은 관계로 (나도 그렇고) 국내에선 미술적으로 평가 받기에 박한 디에로 리베라.나름 모국과 국제사회에선 프리다칼로와의 관계가 허들로 작용하는 영역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 미술관들에선 거의 못보다 해외 도시들의 미술관들에서 가끔 만나는 리베라는 그 스타일이 다소 어두워 눈이 가진 않는다. 


꽃 카라가 이렇게 보이긴 쉽지 않지 않나?  


바로 위의 오키프 언니의 <카라>를 그린 작품을 처음 보고 오키프를 마음에 들였는데 (정말 굉장한 작품이닷!) 리베라의 카라는 너무 다르다. 


악이 선을 현혹시키 위해 카라를 매개로 사용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 카라의 꽃술이 마귀의 뿔처럼도 보이고. 


디에고 리베라 <Flower Day> 1925



그리고 리베라가 그린 프리다 칼로 


결혼과 이혼과 재혼을 거치면서 그 둘은 만나지 말았어야 할 관계, 누군가 표현하기를 '재앙'이라고 표현했지만, 그래도 이 프리다 칼로의 초상화는 리베라가 죽고 나서 그의 유품속에서 발견되었다 한다. 


그의 여성편력의 하나로 수집증적인 성향일 뿐인 건지 그래도 칼로에 대한 사랑과 연민인건지 죽은 리베라만 알수 있겠다


디에고 리베라 <Portrait of Frida Kahlo> 1939



뉴욕 모마에서 봤던가... 이사무 노구치


모마가 허튼 작품을 두지 않을 것이라 내가 모르는 그의 저명성이 있겠지 싶어 모마에선 사진은 찍어 두었지만 (블로그는 생략) 오늘은 블로그 사진으로 우선 남겨 둔다. 언젠가 다시 만나면 그때는 그의 작품세계를 좀 더 들여다 봐야지..


그 때도 지금도 작품의 소재는 육중하고 다크한 철이고, 기하학적으로 서로 엮이고 관통하며 그 무언가를 표현해 내는 스타일을 가졌다. 아래는 그리스 신화중 하나인 크로노스를 표현했다. 


이사무 노구치 <Cronos> 1947, cast 1986



그리곤 마크 로스코, 리히텐슈타인, 앤디워홀,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들이 줄줄이 있다. 그리고도 너무 많은 작품이 있었지만 라스베거스에서 부터 앓은 감기와 LA에 유래 없이 겨울폭우가 계속되는 바람에 몸상태가 나아지지 않아 이 즈음에서 여긴 접고 빨리 남준이의 도슨트가 있는 기획전쪽으로 발을 옮긴다.    


마크 로스코 <White Center> 1957
로이 리히텐슈타인 <Cold Shoulder> 1963
앤디워홀 <Campbell's Soup Can> 1964
야요이 쿠사마 <No. C.A.9> 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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