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24 발행]
우리 리더 남준이가 손수 꼽은 10점의 도슨트 해설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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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는 요기
남준이의 도슨트는 국/영문이 있는데 현지에선 국문이 있는 줄 몰라 영어로 듣느라 애썼고 (내용은 얼추 아는 작품들이라 대략 알겠는 것이고 우리 리더 영어 목소리도 좋다.. 그런 생각만 한 나란 아미) 나중에 찾아보니 국문도슨트가 있어서 이 블로그엔 국문 도슨트를 링크 걸었다 (SoundCloud사용).
이 작품은 고종의 어진이 중요하다기 보다 채용신의 작품이라는 것이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그의 고뇌와 번민과는 별개로 고종에 좋은 맘 먹기 힘든 대한민국인으로서 채용신이라는 무관인데 이름은 그림으로 날린 불새출의 천재작가라 무슨 그림이건 채용신이 작가이면 눈여겨 본다.
고종 사후 누군가 고종을 기리기 위해 의뢰한 것으로 보인다는 남준이의 해설이 귀에 쏙 들어온다.
궁에서 의뢰한 공식 어진이라기엔 규모와 보관상태가 허술해 보이나 오히려 사적으로 채용신이 그 의뢰를 받아들여 고종을 추모했다 것에 고종에 대한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진다.
오히려 아래 작품으로 채용신은 더 유명하다.
<전우 초상화>
초상화로는 윤두서의 <자화상>과 나란히 채용신의 <전우 초상화>가 현재 내 지식안에서는 Top 2이다.
남준이가 사랑하는 김환기 작가
환기 작품의 중반기 어디 즈음의 작품으로 이 즈음의 작품은 장욱진과 많이 닿아있다. 서로 교류하며 살았으니 서로의 작품이 닮은 것은 어쩌면 당연할 듯
우주를 표현한 환기의 백억대 작품들도 좋지만 산, 달, 항아리, 매화 같은 것들을 모티브 삼은 이런 그림들도 좋아한다.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서울시립서소문에서 보았던 <비구니>거나 <자소상>과 조금 다른 느낌이라 그 때 본 작품과 같은 작품인건지 비슷한 작품인지 정확히 구별이 가진 않는다. 그저 권진규의 작품 중 그의 동물 테라코타 들과 함께 이 <비구니>작품들이 좋다.
구도하는 마음이 깊이 담긴 고요한 작품이다.
박수근의 작품들 중 본 중엔 가장 크다 (작품사이즈가 표시되 있지 않은데, 가로 1m는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렇게 겹겹히 물감을 쌓으려면 작품이 커질수록 공이 많이 들어갈 텐데 그 공을 이 작품에 들였다.
작게 3~5호 정도 되는 작품크기였어도 그 감동이 큰데, 이 큰 캔버스를 채웠을 생각을 하니 '가난한 화가가 이 물감들을 어떻게 댔을거야...' 지난 걱정까지 끌어왔다.
내 집 어딘가 꼭 들이고 싶은 박수근 작품.
어릴적 향수라기엔 내 어릴 적과 시대가 많이 벌어지지만 동네 어귀에서 공기놀이하고 딱지치기 하고 널뛰고 그렇게 신나게 놀았던 시절이 떠오르게 하여 늘 좋아한다.
박수근 화백의 딸 (아이를 업고 있는 왼쪽의 소녀)일 것일 것이라고 보이는 아이는 오늘은 그룹에서 좀 떨어져 있는 것이 마음 아련하면서도 따뜻하다.
월북이란 꼬리표 때문에 그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작가 이쾌대
두루마기에 중절모를 쓰고는 파레트를 꼭 들고 있다.
수 많은 자화상 포즈 중 이쾌대의 자화상은 관객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라 좋다.
자화상을 좋아한다.
작가들이 스스로를 해석한 자신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늘 궁금하다. 그런 면에서 이쾌대의 자화상은 문신의 자화상 만큼이나 강렬하다.
변월룡
월북작가로 알고 있었는데, 한국에선 태어나지도 교육 받지도 않은 소련 사할린 어드매 태생이었다.
카레이스키의 후손이신가... 생각한다.
휴전 시기엔 사진도 있었고 영상도 있었는데 나는 이 때의 휴전회담장은 변월룡의 그림으로 기억한다.
그림이 그렇게 강렬하다.
남준이의 도슨트에서 처럼 사람 하나 없는 텅빈 회담장과 유난히 밝은 창 밖은 묘한 대비가 된다.
사람이 정녕 없던 빈공간에 존재한 작가의 특별한 경험을 그린 것인지, 사람이 있었으나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표현함으로 작가의 의도를 넣은 것인지 모르겠다.
다만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선택을 했다면 그 선택이 이 그림의 울림을 만든 가장 큰 작가적 결정이었다.
이번 전시에서 배운성의 <가족도>와 함께 가장 기억에 남는 그림이다. 오지호가 시대의 정서를 담아 그린 그림들 중 가장 수작임엔 틀림 없는 듯
그저 한 여자아이 (오지호의 딸이라고 한다)가 강아지에게 밥을 주러 나오는 순간을 포착한 것일 뿐인데, 집앞 거대한 나무와 졸고 있는 강아지와 붉은 색 옷 입은 바가지 머리의 여자 아이와 정갈한 토담집은 그 어떤 조화로움을 붙여도 못 이길성 싶다.
특히 볕이 좋은 남향집의 그림자는 검은 색이 아니라 파란 색일 듯한 강렬한 인상주의적 표현은 그의 사물을 보고 해석하는 능력이 가히 천재적임을 보여준다. 가끔 모네의 그림에서 본 파란 그림자가 모네만의 특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색과 빛에 민감한 어떤 특이한 지점의 작가들은 그림자를 파랗다고 또는 다른 어떤 색으로 인식하고 이를 이렇게 표현해 내는구나... 감탄했다.
본인 스스로는 외롭고 수도자적인 삶을 살아 놓고, 그림은 너무나 따뜻한 장욱진작가
국립현대미술관의 이건희전에서 그 날의 최고의 작품으로 꼽았던 작품이라 정확히 기억한다. 이렇게 태평양 건너 해외전시에서 다시 보게 되니 너무 반갑고.
큰 호수의 작품이 없는 장욱진 작가의 특성에 딱 들어맞게 앙증맞은 작품 사이즈 안에 나룻배를 타고 나가고 들어오는 마을 사람들을 오종종하게 담아놓았다. 나룻배 전반의 풍경을 어수선하게 그리지 않고 원근없이 인물에 집중해 그의 시그니처 인물 표현대로 그려 놓은 이 작품은 나에겐 장욱진의 무수한 작품 중 단연 최고다.
늘 <작품>이라는 타이틀을 달지만 그가 표현하는 것이 <산>임은 모두가 알 터.
색과 면의 추상표현으로 이뤄낸 그의 산 앞에서 나는 왠지 모를 숙연함과 어쩌면 고통스러움도 함께 느낀다. 이는 나를 성찰하게 하는 힘을 갖고 있어서 선생을 만날 때 마다 밖으로 뻗었던 나의 에너지가 안으로 향하는 느낌을 받는다.
왜 인지는 정말 나도 모르겠다.
실제로 나혜석의 사진을 보면 훨씬 선이 곱고 여성적이다.
그런데 나혜석 본인은 자화상으로 본인 스스로를 이렇게 해석해서 표현했다.
이것이 자화상의 매력이다.
나혜석의 인생을 들여다 보면 지금 그렇게 살아도 구설과 가쉽에 허우적 거려야 될 것인데 100년이나 앞서 신여성이라고 규정짓기도 어려운 도전적이고 개척적인 삶을 살았다.
그녀의 말년이 불우하여 더욱 마음이 가는 나혜석
RM이 고른 10작품은 어느 하나 뺄수 없을 정도로 한국미술사에서 의미있다.
더하여 배운성의 <가족도>나 구본웅의 <친구의 초상>등도 개인적으론 너무 흥미가 가는 작품들이라 다음 블로그에서 남준 PICK 외 빼놓을 수 없는 작품들을 다루려 한다.
참고로
아래는 네이버 블록에 올린 원래 글로 남준이가 한 10개의 도슨트 음성을 Soundcloud로 들을 수 있게 링크가 모두 걸려있다.
https://blog.naver.com/yg12210/222992354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