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주의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조인 데는 인상주의가 새로운 시대를 연 것도 있지만 인상주의 작가의 수가 많고 그들이 다작을 한 것도 있는 것 같다.
전세계 어느 뮤지엄엘 가도 인상주의 작품들이 있고, 이는 관객과의 접점 확대에 지대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알면 보게 되고 보면 사랑하게 되나니...
만고의 진리 아닌가...
자주 접하며 사랑하게 된 인상주의 작품은 이름도 생소했던 리젼오브아너 미술관에도 여지없이 많았다. 그리고 볼 수록 새로운 것이 보이기에 미술엔 오묘하고 바람직한 긴장감이 있다.
구스타프 쿠르베의 자화상
화가의 자화상은 늘 좋아한다.
화가 스스로 본인을 어떻게 표현했을지, 어떻게 해석했을지, 어느 지점으로 본인을 데려가고 싶은지 보이기 때문이다.
대단히 사실적인 회화표현을 주로했던 쿠르베이기에 이 자화상은 본인이 생각하는 자기 자신의 실제 모습과 가장 가까울 것이다.
서른 초중반의 쿠르베의 모습은 지혜롭고 자신감 있으며 지적인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그런데 설명판은 "스스로 자백하듯이 프랑스에서 가장 거만한 사람"이라고 묘사한다.
자신만만한 건 맞으나 거만해 보이진 않다만, 스스로를 그리 생각하고 그렇게 그렸다고 말했다 하니, 그의 거만함(arrogant) 이라는 워딩은 나의 자신만만함이라는 표현으로 치환해 본다.
구스타프 쿠르베 <Self-Portrait> ca.1850-1855
쿠르베의 <파도>
이 곳에서 안봤더라면 강요배선생의 제주 바다라고 생각할 뻔
프랑스 바다나 한국 바다나 음청 비슷하다.
구스타프 쿠르베 <The Wave> ca. 1869
점묘의 영향을 받은 느낌의 피사로 작품
피사로의 모든 작품은 따뜻함이 기본 정서라고 나는 느껴진다.
한겨울 앙상한 나뭇가지나 겨울의 샹제리제 거리를 그려도 그러하다.
따뜻한 사람이어서 그런가... 따뜻한 색감의 카페트 위에서 책을 읽고 있는 여인은 그래서 더욱 따뜻해 보인다
카미유 피사로 <Jeanne Reading> 1899
최근 국내 미술관에서건 해외 미술관에서건 모네의 수련을 많이 접했는데, 이 수련은 인상주의 초기의 작품인건지 형태가 비교적 구상적이다.
물과 구름이 명확하고 꽃과 잎도 분명하다. 그가 백내장을 앓기 전의 작품인가.. 생각한다.
붓질이 대단히 엉기고 두터워 형태를 알아보기 어려운 수련들 위주를 보다 이 정도로 선명한 연꽃을 보니 '사진인데??'라고 말할 지경 ㅎㅎㅎ
베니스 풍경과 파도와 보트를 그린 모네는 그러고 보니 물을 주로 대상으로 삼았구나.. 생각한다.
세잔이 산을 대상으로 삼은 것과는 또 다르다.
인상주의 기법으로 그림을 그리면서도 각자 사랑하고 아끼는 대상은 이렇게 다르다.
클로드 모네 <The Grand Canal, Venice> 1908
클로드 모네 <The Gorge at Varengeville> 1882
클로드 모네 <Waves Breaking> 1881
클로드 모네 <Sailboats on the Seine at Petit-Genneveiilers> 1874
아이고야, 귀여워라, 오동통하게 볼록 나온 아기배와 엉덩이야...ㅎㅎ
르누와르가 여성을 그릴때 자주 사용해 세상 화려하고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황금색이 빠지니 아이와 엄마가 파스텔톤의 보송하고 여릿한 느낌의 그림이다.
르느와르 <Mother and Child> ca. 1883
점묘의 대가인 쇠라의 <에펠탑>
이 작품은 년도를 보니 그의 말년 즈음의 작품인데 <그랑자르트 섬의 일요일 오후, 1884-86>나 <Circus Sideshow, 1889>같은 그의 대작들을 남기고도 이후 이런 작은 작품에서도 점묘를 게을리 하지 않았구나.. 생각한다.
이 정도면 점 찍을 만 했겠다...
내가 쓸데없이 좋아라.. 했다
쇠라 이후 점묘를 하는 사람이 없다는것이 얼마나 점묘를 구사한 회화가 어려운지에 대한 반증이다.
비교적 수고가 덜 했을 이 작품을 보니 기분이 한결 상쾌하고 가볍다.
조르주 쇠라 <Effel Tower> ca. 1889
주로 프랑스 배경의 인상주의 화가들과 약간 다르지만 그들보다 먼저 활동해 인상주의 탄생에 큰 영향을 미친 월리엄 터너와 종종 같이 묶이는 존 컨스터블의 작품. 말하다 보니 큰 연관은 없는데... #1, #2, #3 으로 리젼오브어너 편을 나누다 보니 어느 편에 이 작품을 배치할지 고민하다 #3편에 둔 이유를 미약하게 나마 설명하려니 글이 길어졌다;;
윌리엄 터너와 같이 왜 묶이는지 아직 잘 모르겠는데 책을 읽어도 비슷비슷하게 같이 묶이고 전시할 때도 옆에 옆에 자주 있는 존 컨스터블.
영국이고 시대도 비슷하니 비슷한 화풍이었을 것이다만 불세출의 윌리엄 터너 덕에 좀 묻힌 느낌이 있는 분이다.
그러나 작품 한점 한점 들여다 보면 정말 최선을 다해 그림을 그리는 분이구나.. 느껴지는 작가
존 컨스터블 <Arundel Mill> ca. 1835
리젼오브아너 뮤지엄은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실제 보니 작품도 다양하고 새로웠으며 뮤지엄 내외관 모두에 볼거리가 넘쳐 샌프란의 작은 미술관 하나로 묻히기엔 상당히 아까운 마음이 들었다. 샌프란에 가게 되면 샌프란 모마와 함께 한번쯤 방문해 볼 만한 뮤지엄으로 널리 알려졌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