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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술관옆산책로 Nov 03. 2023

장욱진 회고전 #2_RM의 소장품인 듯한 작품들

장욱진작가가 국탑 화가인 것은 말해 뭐하는 와중에 그가 워낙 다작인 것도 있고 작품이 대부분 작다 보니 다방면으로 많이 팔려나간 경향이 있어 왠만한 미술관, 쫌 되는 개인들의 소장률이 높은 편이다.(나도 갖고 싶다!)


그러다 보니 양주의 장욱진 미술관을 일단 다녀오고 거기에 미술전시를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장욱진 작가의 작품은 꽤 많이 접하게 된다.


하여 이번 장욱진의 국현미 덕수궁편은 건너뛸까.. 하다가 장욱진의 <자화상>이 이번 전시에 나왔다는 단 하나의 얘기만 듣고는 가장 빠른 주말에 얼른 다녀 온 것이다


여기서 눈에 익은 작품을 발견했다.


<수안보 풍경> 1986
<강풍경> 1988 / 김남준 소장품

작가가 애정하는 사람, 나무, 물고기, 까치, 해, 산 등이 정겹게 배치되어 있는데, 위위 그림의 제목은 <수안보 풍경>이나 작가가 작품을 그릴 당시 머물렀던 부산 해운대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고 설명판에 쓰여있다.


나도 수안보에 이런 큰 호수가 있던가..생각했어서 설명판의 설명이 더 타당하다고 느껴진다.


두 작품은 나란히 걸려 있다.


구성이 조금 다르지만 시리즈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닮았다.


그리고 왼쪽의 그림은 남준이의 소장품이다. 남준이는 이번 전시에 6점을 대여해 주었다.


만약 오른쪽 그림도 남준이의 소장품이라면 그리고 후에 김남준 미술관을 연다면 두 개의 작품을 같은 액자에 넣어 새단장을 하곤 나란히 두고 시리즈 처럼 전시해도 될 듯 하다.


시기적으로도 2년차이만 난다.


<들> 1986

이번 전시는 서두에 말듯 <자화상>을 보러 간 것이라 <자화상>을 보고 나니 노오란 들판 사이 바알갛게 난 길이 더욱 마음에 들어온 차에 이번에 전시된 여러 작품들 중 이렇게 길이 난 작품들을 보면 눈길이 한번 더 간다.


이번에도 노란 들판을 가로지르는 주황색의 곧고 긴 길인데 길이 뻗기 시작하는 지점의 두개의 봉우리가 그림의 구성과 구도를 기가 막히게 완성했다.


<새> 1988

이번엔 짙은 고동색 산이기도 언덕이기도 한 곳에 난 길인데 그 위를 검은 까치가 날아 올라 검은 초승달까지 갈 것 같다  


장욱진화가 고유의 따뜻한 정서는 덜 느껴지고 명상적이고 구도적인 느낌의 강하다.


까치에게서 이런 느낌을 받다니...


<나무, 새> 1963

제목은 <나무, 새>라고 했는데, 나무는 달처럼 보인다. 그 옆의 초승달이 보이기 전까진...

어찌나 크고 동그랗게 그렸는지 나무이자 달인데, (초승)달이 이미 있으니 해인가 한다.  


나 개인의 호불호를 떠나 붉은색 일색이라 그리고 그런 스타일의 작품이 별로 없었어서 유난히 기억에 많이 남는 작품


<길> 1975

장욱진화가님이 캔버스의 씨줄과 날줄의 아름다움을 옅은 배경색을 칠함으로 잘 드러내는 방식을 좋아한다.


이 작품은 딱 그러했다. 그려진 대상들도 오종종하니 딱 장작가님의 스타일이었는데, 캔버스의 질감이 그대로 드러나자 그 대상들이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이번 전시는 2~3백점은 족히 되보이는 작품들이 4관에 걸쳐 총총히 걸려있다.


그중 남준이의 소장품은 무얼까 시종일관 궁금했는데, 두번째 작품은 남준이 라방에서 홈투어 할 때 집 벽에 걸려있던 그림이라 알아봤고, 나머지 작품들은 어떤 규칙에 의해 남준이의 소장품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남준이의 소장품을 추측하는 것은 늘 나의 놀이이자 유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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