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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술관옆산책로 Nov 08. 2023

베를린 구 국립미술관 #4_그 외 여러 인상적인 작품들

#1편과 #2편 #3편에서 카스파르와 뵈클린, 클림트에 포커스한 글을 쓰고 나니 작가에 너무 꽂혀 미술관 사진 한장 안올렸다는 걸 알았다. 베를린 구 국립미술관은 아래처럼 생겼다. 



여러 대형 미술관들보다 아담해서 규모에 미리 질리지 않고 작품도 알차다. 


카스파르와 뵈클린을 제외한 여러 다양하고 훌륭한 작품을 포스팅 할 예정인데 유럽미술과 독일미술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Julius Hubner <Portrait of the Painters Karl Friedrich Lessing, Carl Ferdinand Sohn and Theodor Hildebrandt> 1839


3명의 화가에 대한 초상화


초상화의 구도가 이렇게 신선하다


가로로 긴 캔버스를 사용해 어떤 관계가 있음직한 3명 화가의 옆모습을 화면 꽉 차게 그려 넣은 이 유려함.


왼쪽 인물의 머리카락 부분이 캔버스 밖으로 나감으로서 구도가 더욱 확장적이고 세련되졌다. 


(좌로부터) Ferndinand Georg Waldmuller <Captain von Stierle-Holsmeister> & <The Mother of Captain von Sierle-Holzmeister> 1819 


닮았다 생각한 두 초상화가 모자였다. 


캡틴과 캡틴의 어머니 


우리로 치면 율곡이이와 신사임당 같은 그런 존경받는 모자인가 보다. 


내 초상이 내 아들과 함께, 또는 내가 내 아비와 함께 국립 미술관에  나란히 걸린다면 그것만큼 의미있는 삶과 명예로움이 없지 싶다. 


알지 못하지만 부러운 모자의 초상 


Ferdinand Georg Waldmuller <Bouquet with Silver Vessels and an Antique Vase> 1840

집에 들일 그림들을 상상하고 있다. 


그 중 꽃 그림이 있다.  꽃병에 꽃힌 것일 수도 꽃 자체 일 수도 있다. 


조지아 오키프의 카라 그림을 가장 사랑하는데 오키프의 그림을 들이는건 이제 재벌가 미술관에서나 가능한 가격대이니 현생에선 포기하고, 언젠가 들일 꽃 그림을 상상하며 아름다운 꽃 그림들은 계속 봐온다. 


이번 갤러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정물이었다. 


꽃정물들이 바니타스 계열을 상징할지라도 나는 꽃그림은 지극히 본능적으로 아름다워서 사랑한다. 


Carl Friedrich Seiffert <The Blue Grotto in Capri> 1860

카프리섬의 작은 인공동굴인가 보다. 


빛의 다룸이 세련되고 깊이감이 풍부하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그 자연을 잘 표현하는 화가를 만나면 더욱 극대화된다. 독일 작가들의 표현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선언하는 듯하다.  


Johann Erdmann Hummel <The Grantile Bowl at the Lustgarten in Berlin> 1831

베를린에 의미있는 조형물이 들어왔다. 대형 거울 분수 같은.


여성들이 집에서 소소하게 사용하던 거울과는 차원이 다르다. 사람들은 지나다니며 내 모습 전체가 비치는 거울을 유심히 살펴본다. 그런 순간을 담은 듯한 그림이다. 


그림이 역사화기도 하고 풍속화기도 한데 그런 기능의 작품인 듯. 


신기해 하는 사람들의 표정, 그 표정이 또 반사되 이중으로 보이는 모습이 재밌다. 


Unbekanneter Kunstler <Landscape with Pilgrim> 1813

이런 구도는 주로 해안곡선을 표현할 때 쓰인다 생각했는데 숲속 풍경도 가능하다. 


커다란 나무가 캔버스안에서 구도를 잡아주고 멀리 이 구도자가 가야할 성당이 보인다. 구도자는 처음엔 곱추인가... 했는데 그렇진 않았고 그림의 디테일들이 살아있어 특이점이 없어 밋밋하다고 보기보다는 완성도에서 눈길이 가는 작품이다. 


독일작가의 이 당시 작품들은 사실주의/자연주의로 규정되는가... 생각한다. 


Karl Friedrich Schinkel <Rock Arch> 1818

기암괴석의 아치 사이로 오래된 작은 종이 걸려있고 그 아래를 몇명의 사람들이 말을 타고 지나고 있다. 


이런 첩첩산중에 종이 있어 이 종은 누가 치는 것이며 누가 듣는 것인가...


자연 속에 종 하나를 걸었더니 담박에 구도적이고 종교적인 그림이 되었다. 


이런 풍광이 어디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고 작가의 상상력에 따라 원하는 구도에 필요한 오브제를 배치했을 듯 하다. 그런데 그런 곳이 있을 법도 하여 대단히 사실적으로 보인다. 


Karl Friedrich Schinkel <Gothik Cathedral by the Water> 1813

독일작가들의 디테일은 상상 이상이구나...


요즘 사진도 고해상도 설정을 하지 않으면 이렇게 정교하게 찍히진 않을 듯하다 


시선을 끄는 건 분명 뾰족뾰족한 첨탑이 있는 성당인데 가까이 물가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인부들 외에 저멀리 빛을 받은 아치형 다리가 그림의 톤을 부드럽게 잡아준다. 


첨탑 안 십자가에 걸리신 예수의 모습은 시선을 멈추게 한다


Eugenie-Breithut-Munk <Children's Dance> 1905

갤러리 방안 전체를 환하게 만들어  준 작품 


이제 막 춤을 배운 5살 꼬마 아이가 달뜬 얼굴로 엄마 아빠에게 "나 좀 봐봐!" 하는 순간인 듯. 아이의 얼굴은 미소로 환하고 몸은 귀여운데 입은 치마의 곡선이 그림에 우아한 율동감을 만들었다. 


집안 거실에 놓고 바라보면 아이의 웃음을 받고 내 입가에도 미소가 떠오를 그런 작품 


Carl Moll <Salon in the House of Carl Moll on the Hohe Warte> 1903
Carl Moll <Mother and Child at the Table (At Breakfast)> 1903

네덜란드 화가들이 집안의 모습을 잘 표현해 놓듯 그런 장르의 그림같다. 빈 출신의 작가였는데, 여윽시 독일 작가는 아니었음 


집안 구성을 잘 보여주는 것 만으로 그 당시생활 공간과 삶의 방식을 유추하는데 도움이 된다. 


Lesser Ury <Berlin Street at Night> 1889

베를린의 밤풍경을 소재로 잡아 그렸기에 베를린 국립미술관에 걸렸겠지만 그림의 명암과 구도가 단순하면서도 세련되고 깊이가 있어 시선을 끈다.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계열이 표현하는 파리의 거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그림은 그렇게 시대도 증명한다. 


Vincent Van Gogh <Le Moulin e la Galatte> 1886

반고흐가 이런 풍의 작품도 그렸구나

물랑루즈에도 왔었구나...


고흐는 요절했고 그림을 그린 시기도 10여년 밖에 안되서 그의 초기작은 이러했는데 중기 후기를 가면서 저러했다.. 라고 화풍의 변화를 이야기 하기엔 그 시기가 너무 짧다. 그럼에도 <감자를 먹는 사람들> 같이 인상주의의 대표주자로 나서긴 전 작품의 스타일이 이 작품에서도 보인다. 


색달라서 눈여겨 본 작품 


Edgar Degar <Conversation, ca.> 1883 / Auguste Renoir <Summer> 1868
douard Manet <In the Conservatory> 1879 / Claude Monet <Saint Germain I'Auxerrois> 1867

전세계 왠만한 미술관은 모두 소장하고 있는 드가와 르느와르와 마네와 모네 

마네의 작품은 그의 작품스타일을 감안하면 눈에 뜨일 정도로 아름답고 디데일이 살아있다. 


Edvard Munch <Harry Graf Kessler> 1906

뭉크의 작품은 도쿄 국립서양미술관에서 <눈 속의 노동자>라는 작품으로 처음 대했는데 이 작품은 뭉크의 대표작들에서 느껴지는 음울하고 자기분열적 상태가 아닌 작품이어서 오히려 좋았다. 


이 작품의 모델이 외교관이자 출판인이자 아트컬렉터인 사람이었는데, 다른 사람을 표현할 때는 어찌보면 하나도 특징적이지 않게 눈에 거슬리지 않게 표현하던 시절도 있었구나, 싶어 새로웠다. 


이 작품을 보면서 그의 인생도 다시 한번 생각한다. 


Adolph Menzel <Der Fu des Kunstlers> 1876
Adolph Menzel, 1847
Adolph Menzel <The Flute Concert of Frederik the Great at Sanssouci> 1850-52

Adolph Menzel의 작품 3점 


그는 나에겐 초면의 작가였는데 미술관이 자부심을 갖는 작가인 듯했다. 미술관의 대표작에 바로 위 <The Flute Concert of Frederik the Great at Aanssouci>가 당당히 들어있다. 


아돌프 멘첼 / Adolph Menzel 

독일의 사실주의 화가. 프란츠 쿠글러의 역사책인 ‘프리드리히 대왕의 역사’에 삽화를 그려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오늘날 멘첼의 명성은 가정의 실내정경을 묘사한 작은 크기의 스케치 연작과 풍경화에 있지만, 당대에는 인상주의를 예고한 역사화로 명성을 얻었다.


작가에 대해 미물같은 정보를 읽고 나니 어떤 방을 그린 두번째 그림이 그의 대표 스타일이겠구나 한다. 


이렇게 또 한 작가를 알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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