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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메트로폴리탄뮤지엄 (THE MET) #1

by 미술관옆산책로

[22.8.22 발행]




파리에 가서 루브르냐 오르세냐 고민될 때 오르세는 미술교과서에 나온 우리에게 익숙한 작품이 가장 많은 미술관이라고 하면 그쪽으로 발길이 가곤 하죠.


뉴욕은 메트로폴리탄이 그러하다는걸 2시간쯤 돌아다녀보고는 알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미술보다는 고전미술이 교과서에 실리는 경우가 많고 뉴욕3대 미술관인 <메트로폴리탄> <MoMA> <구겐하임> 중 뒤에 두개가 현대미술에 포커스를 하는 반면 메트로폴리탄은 통사적인 미술품들이 많은데 이런 작품들이 교과서에 실리는 것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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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탄엔 '전세계' '모든 시대'의 작품들이 망라되 있어 이를 한번에 다 볼순 없으니 이번 방문엔 똑 떼서 2층의 유럽관만 파기로 했습니다.


2층의 유럽관은 중앙 메인 홀의 <<European Paintings, 1250~1800>>관과

입구를 등지고 좌측윙의 <<19th and Early 20th Century European Paintings and Sculpture>>의 2개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SE-d5d48849-eaae-479e-b84f-485ae28dc5fb.jpg?type=w1 화살표 표시한 곳이 <유럽관>들


오늘은 이 <<European Paintings, 1250 - 1800>>관만 글발행을 할까 합니다


이 관에 발을 들이고 처음 눈길을 잡은 것은 아래의 똘망한 아이였습니다. 빨간색 의상과 아이의 눈망울에 매료되었는데 자세히 보니 한손은 새를 잡고 있습니다.


어라, 살짝 호기심 가죠.

어린아이이고 천진한 눈망울인데 이상하게 좀 괴기스럽습니다.


"아, 이 새 너무 귀엽다. 그니까 그냥 죽일까?" 할 거 같은 느낌입니다.


들여다 보니 고야의 작품입니다.

고야라고 하니 바로 이해가 되죠.

고야로 치면.. 이 정도는 순한 맛 중에 순한 맛.


죽은 산토끼도 그 옆에 있습니다.


SE-91cc0d9f-1e15-4a08-aa5f-55c62eb585ce.jpg?type=w1 Manuel Osorio Manrique de Zuniga / 1784-1792
SE-7a207d8e-0e6e-46ed-b2ec-48b9c30361f2.jpg?type=w1 Still Life with Dead Hares / 1802-12


아래는 어느 늙은이에게 젓을 먹이는 젊은 여자의 모습입니다. Hendrick ter Brugghen (헨드릭 브루그헨)의 <Roman Charity>.


외설스러운 장면은 아니구요,


독립운동을 하던 아버지가 굶어죽는 형을 받자 해산한지 얼마 안된 딸이 감독관(자세히 보면 여인의 오른쪽에 감독관이 있습니다)의 묵인아래 아버지에게 몰래 젓을 먹이는 장면입니다. <Roman Charity>가 바로 그 스토리를 말하는데 배경을 알고 보면 아버지도, 딸도, 직업을 걸고 묵인하고 있는 감독관도 모두 짠합니다...


이 스토리는 여러 작가들이 작품의 소재로 활용했는데 MET엔 이 작품이 걸려있었고 보자마자 '그 스토리구나...' 했습니다.

SE-0b35afa5-1d8d-4dea-845f-8f4ba81d0e35.jpg?type=w1 Hendrick ter Brugghen / Roman Charity / 1623
20220812_161505.jpg?type=w1 오랜기간 굶어 쪼글쪼글해진 피부가 리얼합니다.



다음은 <대사들>로 유명한 한스 홀바인입니다.


최근 캐서린오피의 전시회에서 그가 한스홀바인의 초상화에서 배경색을 처리하는 기법을 가져왔다는 작품 설명부분을 읽었었는데, 홀바인의 초상화 배경은 정말로 이러하더군요. 인물의 특성을 도드라지게 보여주되 배경 그 자체가 아트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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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론 이날의 베스트는 이 작품이었습니다.


구도, 색대비, 색감 모두 그 자체로 아름다웠는데 제가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인물들이었습니다.


한참 추수에 바쁜 농부들이 새참을 먹는 장면하며 새참 후 쪽잠에 나가떨어진 표정이 너무 리얼해 조금있으면 금방이라고 그림에서 털고 일어나 하품을 할 것 같습니다.


인물도 어쩜 그렇게 네덜란드인!이라고 보이는지 그때나 지금이나 Dutch는 정말 똑같이 생겼고 헤어스타일도 비슷합니다.


SE-23f681d1-c9ef-4f07-a015-3178e7c4e94d.jpg?type=w1 Pieter Bruegel the Elder / Harvesters / 1565
SE-570b0216-83fc-4095-8f06-a2f5d7ae3520.jpg?type=w1 새참먹고 골아떨어진 모습이 완전히 사랑스럽습니다.



작가보다는 작품 자체로 유명한 소크라테스의 죽음 장면입니다. 메트로 폴리탄에 있더군요.


정중앙의 소크라테스, 그는 마지막까지 본인의 주장을 설파하는 모습이고, 이를 지켜보는 제자들, 침대 끝에 절망하는 플라톤의 모습, 차마 눈길을 피해버린 독약을 건네야 하는 집행관 등 하나하나가 실제로 보니 더욱 생동감 있습니다.


SE-32d436ec-d395-4998-8329-5808a99dd222.jpg?type=w1 Jacques Louis David / The Death of Socrates / 1787


European Paintings 1250-1800 관을 들어갈때 이 분을 봤었는데 중앙 그림 안의 오른쪽 여성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나올 때도 그 자세 그대로 계속 이 여성을 드로잉 하고 있었는데 상당히 많이 완성되 있었습니다.


어깨 너머로 계속 구경하자니 방해가 될거 같아 조금 구경하다 나왔는데, 그 드로잉 위에 채색을 했을지, 왜 그 여성을 그렇게 정성드려 그리고 있었는지 지금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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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바꿔 <<Modern and Contemporary Art>>관을 들렀습니다.


1층과 2층 모두에 걸쳐 있는데 잭슨폴록, 마크로스코, 조지아오키프등 미국의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이 있습니다.


미국관이 1층과 2층에 독립적으로 있는데 미국관을 이번엔 안 가봐서 모르겠으나 우선은 이 컨템포러리 관에서 이 유명작가들을 만나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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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폴록과 윌렘드쿠닝, 마크 로스코의 작품들은 나중에 MoMA에서 더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미국 현대미술에서 빠질 수 없는 대가들인데 메트로폴리탄에 있으니 컨템포러리로 묶여 다소 비중이 작아보이나 절대 그럴 수 없는 작가들이라 따로 뗍니다. MET도 대가들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대형 공간에 이 작품들을 두었으나 워낙 전세계, 모든 시대의 작품을 다루다 보니 그래도 비중이 작아 보이는 것은 어쩔수 없었습니다.


SE-6bf9bd53-8b4b-450b-92a6-a361e23614eb.jpg?type=w1 잭슨 폴록
20220813_190103.jpg?type=w1 잭슨 폴록
SE-d91c7929-b6b8-44f5-953a-c1cb5e0c6857.jpg?type=w1 윌렘 드 쿠닝
SE-7c2a5e38-5036-4ee9-80bd-45cf54513ed0.jpg?type=w1 마크 로스코



아래는 프리다 칼로의 남편인 디에고의 작품입니다. 이런 작품을 하는 사람이었구나.. 싶으면서 프리다가 디에고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녀의 작품세계는 완연히 달라졌을 것인데 그것이 그녀에게 삶으로는 재앙에서의 탈출이었을까, 그러면 그녀의 작품세계는... 이라는 생각이 꼬리를 물지만 답은 안 나옵니다...


SE-8ca3b1c0-aa27-4fa6-9a2e-309761b3d303.jpg?type=w1 프리다 칼로의 남편인 디에고의 작품



컨템포러리관에서 발견하고 눈이 확 뜨인 조지아오키프의 작품.


그녀의 꽃과 동물뼈 그림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휘트니미술관에서 보고 싶었던 <Summer Days, 여름날>작품을 보지 못한 이후로 실의(?)에 빠져 있다가 비슷한 동물뼈 작품을 MET에서 보고는 크나 큰 위안과 감동을 받았습니다.


정말 아름답습니다.


SE-5f7bd2ec-3ac9-4b04-af05-b48e5556bd5f.jpg?type=w1 Georgia O'Keeffe / From the Faraway, Nearby / 1937
20220813_191701.jpg?type=w1 Georgia O'Keeffe / Pelvis II / 1944

오키프는 동물뼈를 통해 보는 사물, 특히 하늘을 사랑했습니다


메트로폴리탄은 유럽미술만 보는대도 하루에 다 보지 못해 이틀에 걸쳐 봤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유럽 근대미술인데, 이는 다음 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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