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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술관옆산책로 Nov 23. 2023

RM의 인디고(Indigo)앨범, 좀 늦은 리뷰

어떤 일이 있어도
나를 나로 있게 하소서

Track 9, <들꽃놀이> 중 



남준이는 결국 이 말을 하고 싶었다.    


한곡한곡 꾹꾹 눌러 담은 그의 첫 공식 솔로 앨범인 인디고(Indigo)는 

전세계 가장 영향력 있는 팀 BTS의 리더 RM이자 20대의 마지막을 살고 있는 청년 김남준의 


'나를 나 답게 하겠노라' 

고백이자, 선언이자, 맹세였다.   



인트로 부터, 


남준이가 가장 닮고 싶고, 가장 영감을 받은 윤형근 선생님의 육성으로 이 선언에 힘을 싣는다.  


"먼저 사람이 되라고, 예술은 나중이라고" 

거장의 목소리다.  


어떤 사람이 될지 그 물음을 마음에 담은 RM은  

음악과  삶에서 이를 끊임없이 내보임과 동시에    

정확하게 그 답을 아웃트로인 

트랙9번 <들꽃놀이>에서 폭발하듯 했다. 


나는 나로 살겠노라고, 

그러니 어떤 일이 있어도 내가 나로 살수 있게 

절대자에게 절절히 기도한다. 


이어 트랙10번 <No. 2>에서 

그래서 이제 

"뒤돌아 보지 않겠다"고 "내가 날 지키겠다"고 

스스로 선언한다.   


완벽한 서사다. 


인트로와 아웃트로 사이의 곡들은 

그 과정에 놓여진 RM과 김남준 사이 어딘가의 지점이다. 

그리고 이 대단한 서사 사이의 곡들은  

생각보다 너무 서정적이고 담백해서 놀랬다.


더 힘줄 수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포크와 기타가 등장했고, 

여성보컬들이 가세했다. 


우리 리더가 이렇게 여성보컬들과 합이 좋다고?

윤하의 곡에 피처링을 할때와 

본인의 노래에 여성보컬들이 등장할 때는 또 대단히 느낌이 다르구나


김사월, 조유진, 박지윤님과의 합은 너무 적절하고 세련되서 

쎈 노래는 쎈대로

몽글한 노래는 몽글한대로

그대로 그냥 귀에 와 녹는다. 



내용적으론 여전히 HATER들에 대한 이야기, 시기하는 인간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으나 

이제 이런 것들은 가뿐히 넘어


기억할게 너무 많아 일상속 사소한 것들을 자주 잊는 남준이 <건망증> 

스포트라이트가 더 자연스럽지만 그 속에서 외로운 남준이 <Lonely>

신나게 놀고는 허허로운 남준이 <Hectic>


의 모습들이 잘 드러났다. 


그리고 어느 뮤지션이 

음악에 미술을 입히되 그걸 모두 스스로 해내...

앨범 타이틀이 인디고이고, 

이 인디고 앨범의 메시지와 괘를 같이하는 윤형근 작가님의 작품을 선정하고 활용함에 

누구나 끄덕여 지는 선택의 미학이 있다.    


그 프로모션도 

뉴욕의 미술관 Dia Beacon에서의 라이브와

하이브판 나혼산인 양 104개의 미술 작품이 있는 남준이의 싱글라이프를 보여주는 것이라니...


이번 앨범은  

RM의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미술에 대한 조예 

그리고 이를 가장 잘 표현해줄 아티스트, 즉 사람이 만나 

가장 김남준 다운 앨범이 되었다  


그래서 이 인디고 앨범은 

남준이가 그러하듯, 조유진님이 말하듯 

내가 그리고 누군가 삶의 어느 벼랑에 서 있을 때  

나와 내가 아님의 혼동이 올 때

그 때 가장 힘을 발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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