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이자 어거스트디이자 민윤기의 28회에 걸친 대 장정이 끝이 났다.
믿기지 않고
공연끝난 바로 다음날 나온 윤기의 입영절차를 밟겠다는 하이브의 공지 때문에 더 비현실적이었다.
윤기가 혼을 갈아 넣은 솔로콘
방탄이 없는 동안 누구라도 콘서트로 아미와 만나야 한다고 그런 사명감으로 이뤄낸 성과
이 28회의 공연은 윤기의 성과고 방탄의 역사다.
아직 앵콜막콘의 여운과 감동과 가슴벅참이 시들지 않았으니 그 마음을 모아 어떤 점이 특히 좋았고 기억에 남는지 연출과 운영의 측면에서 정리해 봤다.
<Agust D>와 <사람>의 화면 구성이 독보적으로 좋았다.
이번 콘의 컨셉이 슈가와 어거스트디의 대비였고, 이 대비를 화면안에서 레드와 블루로 명확히 보여주었다.
화면은 윤기의 자리를 비워놓고 그 화면을 좌우반전 모드로 두개 만들어 각각 블루와 레드의 레이아웃을 얹어 다시 한 화면의 템플렛으로 만든 후 실제 윤기의 공연을 중계카메라가 잡아주면 그 공연 실황이 템플렛 안에 바로 들어가게 해 스크린에 송출했을 것이다. 와치아웃같은 콘솔장비를 쓰면 가능할 것이고
거기에 <사람>의 화면도 좋았다.
윤기가 중앙에서 공연을 하면 사람들이 실루엣처럼 스쳐 지나간다.
윤기도 실루엣을 뿌리는 설정을 해 두었을 것이고
(빠른 시일안에 이런 효과를 뭐라고 하는지 아는 쇼연출가에게 물어봐야겠다)
사람에 대한 다양한 생각, 다양한 사람에 대한 윤기의 생각을 표현한 노래라 무심히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곡과 너무 잘 맞아떨어져 윤기 공연에서 유례없이(?) 서정적인 스크린 연출이 나왔다.
윤기 말대로 방탄의 콘서트에서는 이런 무대연출을 할 수 없다. 7명의 퍼포가 메인이다 보니 그룹 퍼포를 잘 보여주는 방식으로 연출이 짜이기 때문
그런데 이번엔 오히려 솔로 공연이었어서 공연의 단조로움을 상쇄할만한 이런 와우한 무대연출이 나왔다.
바로 직사각의 무대를 조각내 곡에 따라 하나씩 그 무대를 들어 올린 것
무대의 들고 내림 자체가 Wowness긴 하지만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
무대가 들린 후 또 다른 무대세트가 등장
말하자면 Stage under Stage 컨셉인 것
이 아래 무대에서 윤기는 <SDL(TV세트)>이나 <라고온 (피아노 세트)>처럼 메인 무대와 분위기가 다른 서정적인 곡들을 불렀다.
공간 활용도와 공연의 다채로움 모두를 잡은 훌륭한 무대 연출
무슨 욕이 팬챈트야
근데 진짜 나 이거 할라고 공연 갔잖아!
<저달> 시작하면 막 설레잖아, 저거 할라고옷!!
윤기랑 아미랑 다 같이 외치는 SiBaaaaaaaaaal!!!!
거기에 더하여 씨원하게 날려버리는 윤기의 Fu*k You
그러나 전혀 상스럽거나 부적절하지 않은 것이 민윤기의 힘
사기캐다 진짜 민윤기!
이번 콘은 운영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었다.
싱가폴도 그랬고, 서울도 그랬다.
싱가폴콘은 콘서트장이 일단 훌륭해서 대기 공간이 넉넉했고 행사 정보에 대한 공지도 적절했으며 늘 불편과 논란의 요소가 가장 많은 입장프로세스에 있어서도 훈련된 충분한 운영인력이 본인확인과 짐 검사를 빠르게 마치고 입장을 시켰다. 노란 스탭복이 눈에 잘 띄어 어디서건 스탭의 도움을 받기에도 좋았다. 들어가서도 영화관처럼 음료 손잡이가 있는 쿠션 의자여서 2시간 내내 엉덩이 배기지 않고 편안했다.
서울콘도 훌륭했다.
그 중 뭐니뭐니해도 단연 탑은 윤기가 아미들을 위하여 콘서트장인 케이스포돔 옆의 핸드볼 경기장을 함께 대관한 것
이 공간에 아미부스도 만들고 본인확인도 하며 공연전까지 대기할 수 있었다. 이례적으로 몇주째 35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는 터라 자칫 야외에서의 프로세스가 길어지면 인명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었는데 이런 확률을 원천적으로 낮춘 것
아미사랑 못 말리지 우리 윤기
운영상에 딱 하나의 오점이라면 한국콘은 앵콜 첫콘을 갔었고 입장을 VIP스탠딩이 먼저 하므로 나도 공연 끝날 때까지 총 5시간을 서 있었는데 끝나고 퇴장은 2, 3층부터 하게 해서 스탠딩석의 아미들이 화가 좀 났다. 좌석은 2시간 동안 앉아 있었던 것이고 VIP스탠딩은 5시간을 서 있었으니 그러면 퇴장은 스탠딩석부터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행히 이틀째 부터는 이런 불편감을 알았는지 스탠딩석부터 퇴장했다 한다.
이런 빠른 보완도 하이브콘의 DNA.
그리고 이건 결이 좀 다른 이야기 인데 앵콜 첫콘 때 스탠딩석에서 영상찍느라 뒷 사람 시야를 가린것 때문에 말들이 많았는데, 이틀차에 이 상황알고 윤기가 딱 스무스하게 상황을 정리해 버렸다.
아예 콘서트 중에 관련 멘트를 해 버린 것
"저도 어릴적에 공연 많이 봤는데, 그때 찍어둔 공연 영상 안보드라구요. 그냥 공연은 현장에서 즐기는 거니까 우리 모두 공연에 집중할까요?"
"그리고 머리는 묶는 거죠? 머리는 묶고 신나게 놉시다!"
민윤기는 다 알지
전날 머리카락 공격때문에도 말이 많았던 것 까지
현장에서 다소 불편한 상황이 재현될 여지를 미리 콘서트 중의 멘트로 넣어버린 이 센스
실제 스탠딩석에서는 이런 상황으로 아미들 끼리 험악해질 수 있는데 윤기가 이틀차에 이렇게 말해 버리니 핸펀 높이 들고 콘서트 내내 영상을 찍는 아미수가 현저히 적었다 하고, 머리카락 공격도 적었다 한다.
얘도 대통령 되야되나...
우리끼리 금은동 가져가는 양궁경기처럼,
김남준 민윤기 아무나 대통령 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