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기 이동
바르셀로나를 떠나는 날의 아침 하늘은 유난히 더 맑고 푸르렀다. 마치 이 도시가 마지막 순간까지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려는 것처럼 보였다.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하고서 출근길을 서두르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서 공항으로 향했다. 여행의 첫 번째 도시를 마무리한다는 생각에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나?'라는 살짝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파란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바르셀로나에서의 시간을 잘 보냈지?'라고 묻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목요일 오전임에도 바르셀로나 공항의 면세점 구역은 사람들로 붐볐다. 바르셀로나 공항은 인천공항과 달리 출국 심사 이전의 국내선 구역에 면세점이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또한 인천공항 면세점이 주로 명품과 주류와 같은 고가 상품들이 중심이라면 바르셀로나 공항은 다양한 가격대의 상점들이 골고루 배치되어 있어 쇼핑 접근성도 좋았다. 그리고 아직 유럽 밖으로 진출하지 않는 스페인에만 있는 브랜드들도 있어서 부모님도 인천공항보다 훨씬 만족해하며 즐겁게 구경하셨다.
다음 여행지인 말라가로는 부엘링 항공(Vueling Airline)을 이용해서 이동했다. 부엘링 항공을 이용하면서 불만족스러웠다는 후기가 있었지만, 실제 탑승해 보니 김포-제주 노선을 운항하는 국내선 LCC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있지 않았다.
창가석에 앉아서 창 밖으로 스페인 내륙의 넓은 산악 지형과 푸른 하늘을 감상하다 보니 어느새 눈앞에 지중해의 푸른 바닷빛이 펼쳐졌다. 바르셀로나와 달리 해안가 주변으로 농장이나 작은 건물들을 보면서 스페인 남부로 이동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말라가 공항에서 우버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면서 예상보다 말라가 시내도로가 일방통행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서 외곽보다 오히려 시내에서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잠시 걸어가면서 눈에 들어온 것은 인도가 단단한 대리석으로 깔려 있다는 사실이었다. 덕문에 유럽의 다른 도시들에서 경험한 울퉁불퉁한 돌릴의 불편함이 없어서 걷기 매우 편한 도시란 인상을 받았다. 특히 어머니께서 "지금까지 가본 모든 도시들 중에서 말라가가 가장 관광객들이 다니기에 친화적인 구조 같다"라고 하시며 만족해하셨다.
왓츠앱으로 숙소 주인과 연락하며 건물 앞에서 만나 집 안으로 들어가자, 새하얗고 깔끔하게 인테리어 된 숙소가 우리를 맞이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스페인 남부의 강렬한 햇빛 덕분에 집 전체가 밝은 분위기를 띠면서 "스페인 남부에 왔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숙소 주인은 매우 친절했고 근처 맛집(아쉽게 예약제라 가지는 못했다)과 피해야 할 식당(바로 옆 케밥집은 가지 말라고 강조했다...) 등의 팁을 주면서 체크인을 도와주었다. 말라가 공항에서 시내까지 오는데 시간이 더 걸려서 예상된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지만, 마침 숙소 주인도 쉬면서 기다렸는지 에어컨이 시원하게 틀어져 있었다. 덕분에 집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시원하고 쾌적한 공기가 확 느껴졌다.
그리고 이 건물의 다른 집에 사는 이웃 주민을 마주치면서 우리가 머무는 집만 에어비앤비처럼 임대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말라가의 현지 주민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온 느낌이 들어서 이 숙소가 더욱 만족스러웠다.
말라가 숙소 (부킹닷컴 링크)
주소 : C. Álamos, 00, Distrito Centro, 29012 Málaga, Spain
평점 : ★★★★★
후기 :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숙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