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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거진 미러 Oct 23. 2021

Interview 38

[인투더미러]

Interview 38

<새로운 호기> 교정부 주세연



1.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미러 교정부 주세연입니다. 함께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2. 곧 종강, 방학인데 특별한 계획이 있으신가요?

이번 방학은 저를 챙겨보고 싶어서 운동과 필사를 시작하려고 해요. 요즘 삐걱거리는 몸을 보아하니 스스로 너무 소홀했던 것 같아 멈췄던 운동을 다시 시작하려고요. 요가원을 다니려고 하는데 제발 코로나로 학원이 문 닫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필사는 저에게 매우 새로운 도전이에요. 여태껏 휘리릭 급하게 읽어버릇하는 습관 때문에 제대로 된 독서를 하지 못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 따라 많이 들었거든요. 미러에 참여하면서 제 문장을 반성하게 된 것도 필사를 시작하려는 이유 중 하나고요.


3. 완전한 여름이 오고 있어요. 세연님의 여름 필수템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한여름에도 수족냉증인은 가벼운 카디건을 꼭 가지고 다닙니다... 원체 추위를 많이 타기도 하고, 바깥의 에어컨 바람이 저에겐 부담스러울 때가 많더라고요. 에어컨이 없으면 화나는 한국의 여름이지만 저는 따뜻한 것을 좋아합니다(?). ㅋㅋㅋ



4. 가장 나답게 만드는 계절이 있다면 어느 계절인가요?

모든 계절을 좋아하지만, 특히 가을이 주세연스러운 것 같아요. 단풍이 가장 예쁠 때 제 생일이 있기도 하고요. 하늘도 파랗고, 춥지도 덥지도 않은 바람이 선선하게 잘 불어서 딱히 뭔가를 하지 않아도 기분이 좋더라고요. 노래 들으면서 산책하기 딱 좋은 계절이잖아요!


5. 요즘 세연님 일상에 루틴이 있다면 무엇인지 소개해주세요!

일단 매일 오전 아르바이트를 다녀와서 그날 일정을 시작해요. 그 후는 굉장히 유동적이죠. 저는 컨디션에 기복이 많아서 어느 날은 에너제틱 하게 종일 돌아다니거나 해야 할 일에 완벽히 집중하기도 하는데, 다른 날은 말 그대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잠만 자곤 해요. 작심삼일처럼 이런 날들이 반복되는 게 제 루틴인 것 같아요.


6. 오늘의 TMI 하나만 알려주세요!

오늘 펑키한 음악에 다시 빠졌어요! 어째 여름마다 펑크에 빠지는 것 같은데, 이번엔 JAWNY의 Honeypie와 긱스(Gigs)의 짝사랑을 계속 반복해서 듣고 있답니다. 듣자마자 내적 댄스 대박인 노래이니까 다들 한 번씩 들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7. 교정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교정은 감성에 이성을 더하는 작업이라 매력적인 것 같아요. 이성이 만들어낸 틀 안에서 감성적인 글을 바라보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처음부터 말을 만들어내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력이 정말 중요하잖아요. 그리고 거기엔 따로 적중률 100% 같은 공식도 없고요. 저는 무언가를 완전히 새로 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교정은 하나의 틀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낼 수 있어 좋아요. 또 제가 규칙과 질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요.


8. 교정을 할 때 세연님만의 기준이나 꿀팁이 있나요?

저는 글에 어울리는 말을 찾으려 해요. 글쓴이의 의도는 당연히 존중하되, 쓰여 있는 단어가 아쉬울 때 그 문장에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어휘를 제안하는 거죠. 그래서 교정할 때 사전을 많이 찾아봐요. 우리가 평소에 자주 쓰는 단어를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새로운 의미도 많고 쓰임도 다양하거든요. 말을 알아가면서 글의 방향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고, 그렇게 써넣은 뉘앙스가 독자에게 잘 전달되기를 바라면서 교정하는 편이에요.



9. 교정부원들의 역할분담은 어떻게 되나요?

교정 부장님과 차장님께서 팀 배정이나 일정 관리같이 부서가 굴러가는 업무를 해주시고, 부원들은 에디터 님의 기사에 참여하고 교정을 하는 게 주 역할이에요. 주로 자신이 속한 팀의 기사를 담당해 교정하고, 다른 글들도 몇 번에 걸쳐 살펴보죠. 또, 한 호의 마지막 교정 회의 때는 모든 기사를 다 같이 읽어보면서 혹시 놓친 부분이 있나 서로 체크해 주기도 해요.


10. 세연님이 교정하신 매거진 미러의 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은 무엇인가요?

18호의 게임 카테고리 기사 <낙원의 찾아서>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처음으로 참여하는 자리라 설레기보단 누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에디터님이 팀 회의 때 보여주신 초안의 도입부가 너무 좋아서 빨리 발행된 지면으로 보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기사 중 특히 '허황된 꿈이라며 가장자리로 미뤄왔던 당신의 소망을 마주할 마지막 기회입니다. 그 어떤 소원이라도 이루어 드립니다. 당신의 기억을 희생할 수만 있다면.'이라고 적힌 문장은 이 글의 분위기를 생각하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아서 가장 아끼는 문장이 되었던 기억이 있어요.


11. 가장 좋아하는 글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다독하는 편이 아니라… 마음에 쏙 든다고 생각한 글은 아직 찾지 못했어요. 앞으로 편식하지 말고 다양한 글들을 읽어보면서 찾아보려고요. 저는 무언가를 읽을 때 문장도 좋은 문장, 좋은 글을 찾는 것보다 그 안에 단어에 집중하는 편이라 ‘이렇게도 말을 풀어쓸 수 있구나.’ 하고 놀란다면 그게 가장 좋아하는 글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12. 과거를 교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과거로 돌아가 바꾸고 싶은 순간이 있을까요?

저에게 과거를 교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저는 고등학교 때로 돌아가 있었던 일들을 처음부터 바꾸고 싶어요. 고등학교 친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제가 그때 많이 아프고 힘들었거든요. 입시와 학교에서의 스트레스가 저에게 고질적인 편두통을 가져다주었고, 그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했어요. 다행히도 대학을 온 후로는 많이 나아져서 그때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지만요. 그래도 그 시기를 교정할 수 있다면 제가 조금 덜 힘들기를 바라면서 새로운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싶어요.


13. 깁'미러'브, 세연님이 사랑받고자 했던 경험을 알려주세요! (남자친구, 여자친구, 친구, 면접관, 잘하고 싶었던 무엇이든..)

위의 질문과 연결되는데, 저는 고등학교 시절에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로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땐 뭐가 그렇게 다 욕심났는지, 모든 걸 완벽하게 해내고 싶었어요. 그런 둔한 사고 때문에 미련하게 아프고 날카로웠나 봐요. 그래서 지금은 제가 사랑하는 것들에게만 사랑받고자 해요. 욕심을 버리고 내 경계 안에 있는 사람들을 챙기는 것부터 시작하려고요. 물론 그 안에도 미러도 있답니다!


14. 나에게 미러란? 다섯 글자로 표현하고 설명해주세요.

새로운 호기.

두 가지의 의미가 있어요. 먼저, 미러는 저에게 신기한 호기(好奇)예요. 대학교에 가면 동아리는 하나 해보자는 막연한 생각으로 미러에 지원하게 되었는데, 여기 이렇게 재밌을 줄 정말 몰랐어요. 흥미로운 주제에 재미를 느끼고, 그 과정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얘기하고, 그리고 완성된 지면을 받았을 때 보람을 느끼는 그런 것들. 미러의 과정 모두 저에게 새롭고 신기한 일이에요. 그래서 미러는 저에게 호기(好機), 다시 말해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미러를 하면서 숨겨진 제 취향도 알게 되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도 여럿 생겼어요. 일상에서 안 쓰던 말도 쓰기 시작하고, 전혀 알지 못했던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기도 하고요. 신기하고 재밌기만 한 게 아니라 좋은 영향을 경험하고, 또 이렇게 좋다고 얘기할 수 있다는 기회를 얻은 것 같아요. 오래 보고 싶어요 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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