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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거진 미러 Nov 03. 2021

Interview 43

[인투더미러]

Interview 43

<알찬 사람들> 교정부 김윤서


Q1.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미러 교정부원 김윤서입니다. 미러와는 저번 호부터 함께하고 있는데 아직도 한참 신입 같은 기분이네요. 헤헤 잘 부탁드려요.


Q2. 가을이 오니 세상이 온통 빨갛고 노래졌네요, 윤서 님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궁금해요!


저는 가을을 가장 좋아해요! 단풍도 단풍이지만, 가을옷을 좋아하거든요. 베이지, 브라운 덕후인 데다가 니트도 좋아해서 가을에는 여기저기에서 제 취향 옷들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같은 맥락에서 겨울도 좋아하지만, 가을을 더 좋아하는 이유는 활동적 이어지기 딱 좋은 계절이라서예요. 봄은 새 학기 분위기 때문에 위축되어있을 때가 있고, 여름은 너무 덥고요. 겨울은 춥기도 하고 연말 분위기에 싱숭생숭해질 때도 있어요. 집순이를 밖순이로 만들기엔 늦여름부터 가을이 가장 좋답니다.



Q3. 윤서 님의 좌우명이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거창한 좌우명은 없지만, 가끔 꽂히는 문장이 있으면 모토로 삼거나 자주 생각하곤 해요. 서너 달마다 바뀌는 좌우명이라고 해야 할까요? 요즘은 이거에요. “이 세상에 합주를 못 하는 악기는 존재하지 않아.” 문진영 작가의 소설 <담배 한 개비의 시간>에서 건져 올린 대사예요. 팀플레이가 요구되는 일을 할 때마다 불안과 걱정이 앞서는데, 그때마다 속에서 되뇌어요.



Q4.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있으신가요? 이유도 알려주세요!


얼마 전에 혼자 인천에 다녀왔어요. 그리 먼 곳도 아니고 짧은 일정이어서 여행보다는 나들이에 더 어울리는 날이었지만 저 혼자 다녀온 여행이라서 기억에 남아요. 어딜 놀러 가면 항상 왁자지껄한 분위기였거든요. 혼자 조용히 개장 전인 테마파크를 거닐고, 밤바다도 보고, 제가 정말 좋아하는 파도 소리를 누구와의 대화도 없이 듣고 있었어요. 제가 밤 산책을 좋아하는데, 혼자 하는 여행은 남의 동네 산책 같아서 익숙하면서도 새로웠어요. 참, 처음으로 혼자서 인생네컷도 찍었어요.


Q5. 이제 곧 연말이 다가오는데 올해가 끝나기 전 꼭 해보고 싶거나 가보고 싶은 곳이 있으신가요?


공연에 꼭 참여해보고 싶었는데, 얼마 전에 도전했어요. 소극장 연극에서 오퍼레이터로 일하게 되었거든요. 아직 연습이 필요해서 공연에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얼른 적응하려고 열심히 하는 중이에요. 올해가 가기 전에 꼭 해볼 것이 또 있다면… 아늑한 연말 파티? 캐럴과 따듯한 천들, 캔들, 적당한 알코올이 있으면 좋겠어요.


Q6. 올해 있었던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앞의 질문을 받았을 때 속으로 ‘벌써 연말이라니…’ 생각했는데 올해 일들이 까마득한 걸 보니 연말이 맞나 보네요. 올해는 미러에 들어온 해이기도 하고, 매년 중간고사에 미뤄졌던 벚꽃 구경을 미루지 않고 간 첫해기도 해요. 막 만개한 밤 벚꽃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습작이지만 처음으로 단편 분량의 소설 완성도 했어요. 하지만 내년쯤 올해를 돌아본다면 떠오를 키워드는 ‘이사’일 것 같아요. 며칠 전에 부모님 집에서 나와 자취를 시작했거든요.



Q7. 윤서 님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있으신가요?


곰이요. 뜬금없겠죠? 제가 인형을 좋아해서 모으는데, 그중 가장 자주 보는 인형이 제 키만 한 곰 인형이에요. 다른 인형들은 꺼내 봐야 하는데 이 친구는 어디 넣을 수가 없으니까 자주 볼 수밖에요. 동생도 저도 이 인형을 좋아해서 자주 불러요. 고옴- 하고요.


Q8. 글의 분위기나 의미를 크게 바꿀 수 있는 작은 디테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호흡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교정을 볼 때는 항상 글을 낭독해보면서 해요. 아무리 낭독보다는 묵독을 위해 쓰인 글이라 해도 호흡을 살펴보려면 소리 내어 읽는 과정이 필요하거든요. 글의 호흡을 수정하면 내용이나 표현을 크게 바꾸지 않고도 부자연스럽게 엉킨 부분을 해결할 수 있어요. 글 전체의 호흡을 맞추면 글의 분위기를 금방 잡을 수 있고요.


Q9. 윤서 님께 '교정'은 어떤 의미인가요?


교정은 글의 독자가 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에요. 어릴 때부터 읽는 걸 좋아해서 독자가 되는 것에 대해 오래 생각했어요. 글에게 성실한 독자가 되고 싶었거든요. 성실한 독자가 되는 방법 중 제가 경험해본 것은 교정과 비평 두 가지인데 비평은 저와 잘 안 맞더라고요. 글이 완성된 후 의미를 파헤치고 논하는 일보다는 글이 완성되기 전, 오롯이 그 글다울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더 뿌듯해요.



Q10. 교정을 맡았던 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번 호에서 작업 중인 글을 이야기해도 되나요? 아직 본 교정도 들어가지 않은 글이지만 미러를 봐주시는 분들과 같이 기대하고 싶어서 스포를 살짝 하자면… 어떤 상처든 상처는 금빛이 돼요.


Q11. 교정부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앞에서 이야기한 교정의 매력을 처음 느낀 건 학교 문집 일을 맡았을 때였어요. 이런 경험을 더 해봐야겠다, 생각하고 찾아다니다가 미러를 발견했죠. 미러의 지면에 예쁘게 섞인 글들과 사진들이 저를 홀려서 이렇게 두 호째 함께하고 있네요.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후회해요.


Q12. 미러에서 다뤄보고 싶은 주제가 있으신가요?


요즘 이해와 오해, 소통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요. 생각의 파편들을 몇 개 꺼내 보면 이런 것들이에요. 발가벗은 진심들은 서로 맞닿을 수 있는 걸까. 이해하지도 오해하지도 않는 말들이 너무 많이 오고 가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소통의 중심은 진심보다는 맥락인 걸까. 이런 것들이요. 인간관계에 대한 글을 다루게 된다면 제 질문들에 대한 답이 하나쯤 나오지 않을까요?



Q13. 깁‘미러’브, 윤서 님이 사랑받고자 했던 경험을 알려주세요. (남자친구, 여자친구, 친구, 면접관, 잘하고 싶었던 무엇이든…)


학교 면접을 볼 때 ‘어차피 부족한 능력을 과장하려고 애쓰지 말고 그냥 귀엽게 가자’ 생각했던 게 떠오르네요. 따끈따끈한 열아홉 현역에게 교수님들이 바라는 게 특별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죠. 실기시험 때 이미 능력치를 보여줬는데 면접에서 잘난 척을 더 해봤자 쓸모없는 것 같기도 했고요. 가르칠 맛 나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겠다는 전략을 세웠는데 효과가 있었는지 모르겠네요.


Q14. 마지막 질문이에요. 나에게 미러란? 다섯 글자로 표현하고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알찬 사람들

미러에 계신 분들이 다들 너무 멋지셔서요. 미러에서 글이나 작업물을 볼 때마다 와… 하게 돼요. 미러만의 회의 분위기도 사랑하게 되었고요. 코로나 상황이라 모임이 줄어든 상황에서 교정부원이라 만날 일이 더 보니 많이 친해지지 못해서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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