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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루 Nov 22. 2023

<스노우볼 팬더밍>을 읽고

‘브랜드와 팬덤’ 트레바리 2회차 독후감 기록

마케터라면 누구나 내가 담당한 브랜드를 남들도 좋아해 주기를 바랄 것이다. 그렇지만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드는 일은 그리 호락호락한 과제가 아니다. '어떻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남을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책 <스노우볼 팬더밍>은 답한다. 소셜 웹 역시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는 곳이라는 것! 그렇다면 결국 매력 있는 브랜드라는 건 매력 있는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지 않을까?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할 줄 모르고 자기 얘기하는 것만 좋아하는 사람은 매력이 없다. 대화를 나누는 상대방의 관심사와 입장을 고려할 줄 아는 사람은 상대에게 편안함을 느끼게 하며 매력적이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기업들도 이제는 하고 싶은 말만 일방적으로 전하기보다는 더 많이 듣는 방법을 익혀야 하고, ‘기업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고객이 듣고 싶은 기업의 이야기’를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어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읽어보면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읽고 나서야 깨닫는다. 실제로 실천하는 일 또한 어려울 것이다.


또 책에서는 국내의 소셜미디어 마케팅이 소셜미디어 채널 운영에만 집중되어 있으며 잘못된 성과지표에 목매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는데, 그동안 내가 해온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여러 소셜미디어 채널을 운영하면서 숫자에 대한 집착을 떨쳐버리기란 얼마나 어려웠던가. 팔로워, 조회수, 콘텐츠 개수 등 양적인 성장 지수로 KPI를 설정하고, 매월 KPI 달성률에 대해 보고하다 보면 실질적인 팬덤 형성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숫자가 더 신경 쓰인 적도 많았다. 팔로워 수를 마냥 늘려가기보다 가치 있게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 오로지 양적인 성장 지수로만 KPI를 설정할 것이 아니라 기업과 상황에 맞는 기준으로 성과를 측정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할 것 같다. 


진정한 소셜미디어 마케팅이란 기업과 고객이 서로 소통하고 협업해 새로운 지향점으로 나아가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한다. 굉장히 이상적인 말이기도 하고, 앞으로도 현실과 자주 타협하는 나를 마주하게 될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과 대화다운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는 마케터가 되고 싶다.




P.16 예전에 브랜드 팬덤을 이야기하면 할리데이비슨의 고객이 기업 로고를 문신한 사례가 꼭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이처럼 대단한 슈퍼 팬덤을 단번에 얻기란 어려워졌으니까요. 대신 사람들의 노트북 커버에 여러분의 브랜드 로고가 붙어 있다면 어떨까요? 개인화된 광고판이나 마찬가지인 노트북 커버에는 노트북 사용자가 좋아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것들의 스티커가 잔뜩 붙어 있습니다. 아이돌 그룹에서부터 슈프림, 나이키, 파타고니아, 하이네켄 등 기업의 브랜드 스티커도 붙어 있습니다.


P.64 구독자 수, 조회 수, 조회 시간 이외에도 콘텐츠 개수라는 불안한 목표를 가지고 유튜브를 운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주로 대행사에 운영을 위탁하면 이런 목표치가 생깁니다. 콘텐츠의 업로드 주기와 빈도는 신경 써야 하지만 콘텐츠의 개수를 정하고 이에 따라 채널을 관리한다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의 질과 내용과는 상관없이 목표 개수에만 맞추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고객들이 기업의 광고성 콘텐츠에 질려 페이스북을 떠나는 상황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P.76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기업들이 공식 채널을 운영할 때 스스로 만든 한계에 갇히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이제 기업들도 소셜미디어 계정들을 운영하는 것을 넘어 목적에 따라 활용해야 합니다. 판에 박히고 격식 차리는 대화들은 더는 고객들에게 매력 있어 보이지도 않고, 의미 있는 대화를 이끌어내기도 어렵습니다. 이제 ‘공식’을 떠나 대화의 폭을 좁혀 고객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시간입니다.


P.80 고객으로부터 접수된 의견들을 무시하지 않고 반응해 줘야 정상적, 일상적인 대화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소셜 웹 역시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는 곳이니까요. 기업들은 그동안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업의 메시지, 즉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만 온 힘을 다 했습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는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대화를 진행하는 매체가 아닙니다. 기업들도 이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듣는 방법을 익혀야 할 시점입니다.


P.83 소셜 웹에서 먹히는 콘텐츠는 웹사이트에서 먹히는 콘텐츠와는 다릅니다. 소셜 웹은 ‘기업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고객이 듣고 싶은 기업의 이야기’를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어 만들어야 합니다.

 가령 한국인삼공사 블로그는 웹사이트처럼 홍삼정플러스의 제품정보나 효능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대신 홍삼정플러스의 고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과연 한 번에 얼만큼 먹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스토리로 풀어냈죠. 여기에 “1회 1g을 복용하세요.”와 같은 웹사이트 내의 정보와는 달리, 아주 친절하게 홍삼 1g을 측정한 실험과 결과를 사진으로 보여주었습니다.


P.113 기업은 소셜 웹에서 군중의 놀이를 흉내만 내다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을 참지 못하고 본색을 드러내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있으니까요.


P.118 기업들은 소셜 웹 커뮤니케이션에서 너무나 완벽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또 역으로 고객들에게 완벽한 콘텐츠를 제공받기를 원했던 것이 아닌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싼티, 촌티, 날티 나는 잉여 콘텐츠는 누구나 참여해 소통할 수 있는 놀이터라는 점을 이해하고, 고객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항상 남겨두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완벽하지 않은 모양새’는 고객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때 중요한 부분이니 기억해 둡시다. 막상 콘텐츠를 기획, 제작하는 상황이 되면 잉여코드의 적용이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한 가지만 기억합시다. 소셜 웹에서의 재미는 무조건 웃기려고 드립 치는 것이 아니라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이 주는 뜻밖의 재미’라는 것을요. 바로 잉여코드의 새로운 시각입니다. 주류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다르게 보는 잉여코드의 시각을 기업들도 차용해야 합니다. 여기서 다르게 본다는 것은 ‘기업이 이전에 하지 않았던 것을 하는 것’입니다.


P.130 “차 전체를 대각선으로 찍으면 차가 더욱 입체적으로 보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서울 모터쇼에서 한국지엠이 관람객에게 제공한 모바일 콘텐츠의 내용입니다. 모터쇼를 보러 온 관람객이 차를 잘 찍을 수 있는 팁을 알려줌으로써 촬영을 독려한 것입니다. 자발적으로 고객들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기회를 제공하려면 콘텐츠의 확산에 관여하거나 구체적인 규정을 만들어선 안 됩니다. 그리고 고객들이 제작한 콘텐츠가 공유될 만한 가치가 있도록 재료를 함께 제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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