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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루 May 05. 2020

결국 누가 높은 자리로 올라가는가?

능력과 직위(직급)는 비례하지 않는다. 

L그룹 인사팀에서부터 컨설턴트 생활을 거쳐 다국적 기업 인사팀에 있는 동안 많은 임원분들을 뵙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이 과정에서 과연 어떤 분들이 높은 자리로 올라가는지 유심히 살펴보았고, 나름 HR 업력이 20여년에 다다르니 이제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결국 누가 높은 자리로 올라가는지 정리해 보았다. 


1. 개인의 능력 : 약 60% 정도의 성공 요인

역시나 개인의 능력이 중요하다. 기본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리더십이 있어야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이 되면 더 이상 크게 중요하지 않는다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그래서 일반적으로 높은 자리에 계신 분들이 직급에 비례하여 더 높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나, 실제로는 능력 측면에서 어느 직급 이상에서는 대부분 비슷한 경향이 있다.  

더 높이 올라가면, 역설적으로 능력이 좋기보다는 특별히 나무랄 것이 없는 평범하신 분들이 더 승진을 잘하시게 된다.


2. 환경적 영향 : 약 20% 정도의 + or - 요인

일부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이 자신이 잘해서라고 착각을 한다. 하지만 이 세상에 어느 것도 혼자 잘해서 되는 것은 없다. 나의 부모님이 건강하시고, 배우자가 보이지 않게 뒷바라지를 해주고, 아이들이 잘 자라서 내가 일에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나는 그동안 능력 측면에서 탁월하신 많은 분들을 보았다. 하지만, 그분들 중에서 상당수는 본인을 포함한 가족을 위해, 의식 & 무의식 중에 자신의 많은 것을 포기하며 지내는 상황을 보아 왔다. 환경이 받쳐주지 못하면, 개인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경험적으로 높은 자리에 계신 분들 일수록 보통 가정이 매우 안정되어 있거나, 혹은 솔로인 경우가 많았다.    

 

3. 운 : 약 20%의 +요인

초임 임원 정도까지는 본인의 능력이 좋고, 환경적 요인이 받추어 주면 올라갈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올라가는 것은 상당 부분 운에 의해 좌우되는 것 같다. 특히, 더 위로 가면 갈수록 능력보다는 운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인생의 성공에 있어서 운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은 비단 나만의 경험이 아니다. Outlier (Malcolm Gladwell), 일취월장 (고영성, 신영준 저) 등 해외와 국내의 많은 책들에서 이를 뒷받침해주는 풍부한 사례들이 있다. 

결국, 운이 있어야 높은 자리로 올라가는 것이고, 운이 없다면 아무리 능력이 좋고 노력해도 높은 자리에는 올라가지 못한다. '현재 여러분의 회사에서 10년 후 대표이사가 될 분을 찍어 보십시오'라고 한다면, 이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이해되실 것이라고 생각된다.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이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면 (보통 부장 직급 정도), 그 이후부터는 개인의 능력보다는 환경적 요인과 운에 좌우된다는 이야기에 많은 분들이 기운 빠져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핵심은 환경적 요인 & 운과 같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들에 너무 목메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여 주어진 업무를 다하고, 개인 취미 / 가족 / 친구 / 사회 활동을 가꾸며 균형 잡힌 인생을 일구는 것이 슬기로운 직장생활이라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높은 직위로 회사의 부름을 받게 되면, 그에 맞게 더 많은 기여를 하면 될 것이고, 이번 생에 회사의 부름을 받지 못하더라도 스트레스받지 말고, 100세 시대를 더 알차게 보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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