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루 May 16. 2020

세상에서 가장 좋은 회사를 알려 드립니다.

정부로부터 '가족친화기업인증'을 받기 위해, 담당자분이 우리 회사를 방문해 주신 날이었다. 담당자님이 모든 업무를 마치고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는 간소한 다과를 함께하며 소소한 담소를 나누었다.


"이 회사는 외국계 회사라서 그런지 여성근로자분들이 일을 잘할 수 있게, 제도가 마련되어 있고, 실제 운영도 잘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네, 국내 회사와 비교를 하면 파격적이라 할 만큼 좋은 제도가 운영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구성원들의 만족도 조사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아 아쉽습니다"
"제가 가족친화기업인증을 위해 수백 개의 회사를 방문하고, 직원 인터뷰를 해 보았는데, 지금까지 가장 좋은 직원 만족도를 기록한 회사는 널리 알려진 대기업들이 아닌, 충청북도에 있는 한 김치공장이었습니다"
"김치공장이요? 아.. 혹시 그 이유에 대해 여쭈어 봐도 될까요?"  
"네, 그 김치공장의 직원분들과 인터뷰를 하는데, 이렇게 말을 하시더군요. 이번에 내 아들이 수능시험을 보는데, 그날 휴가를 가라고 우리 사장님이 고맙게 챙겨주셨다고 합니다. 이런 좋은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어 아주 즐겁다고 하셨습니다"


좋은 회사라는 것의 기준은 다양할 것이다. 급여를 기준으로, 근무 환경을 기준으로, 또는 회사가 얼마나 알려져 있는가를 기준으로 좋은 회사를 구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무엇보다도 자신 스스로가 만족하는가 여부가 좋은 회사를 구분하는 기준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데, 이 회사에 대한 만족은 인사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만족에 영향을 주는 것은 내적 요인 (동기 요인) : 성취감, 인정, 일 자체, 책임감 등  

불만족을 적게 해주는 것은 외적 요인 (위생 요인) : 연봉, 근무환경, 워라밸 등


즉, 높은 연봉, 깨끗한 건물에서 근무하는 것, 워라밸이 지켜지는 것은 회사에 대한 불만족을 없앨 수는 있으나, 이것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만족감을 높이는 데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월급이 아무리 올라도 누구나 자신의 통장에는 항상 월 100만원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워라밸을 감사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워라밸이 깨질 때만이다.


만족스러운 회사 생활을 위해서는 우리의 내적 요인들이 충족되어야 하고, 이런 것은 오직 자기 스스로만이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의 자존감은 자신 스스로만 높일 수 있고, 성취감은 스스로 도전을 하고, 노력의 땀방울을 직접 흘려야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내적 요인에 대한 성찰과 노력이 없다면, 당신이 높은 연봉의 누구나 알아주는 대기업에서 전문직으로 좋은 워라밸을 유지한다고 해도, 만족감은 느낄 수 없고, 그저 불만도 없는 무료한 여생을 보내는 사람이 될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어느 회사가 가장 좋은 회사인가요'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우리 회사요'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것은 정치적으로 올바른 대답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의 활기찬 회사생활을 위해서입니다. 또한 이것은 이 회사에 백년만년 지내라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의 성향, 관심, 재능에 맞게 회사는 계속 바뀔 수 있지만, 매 순간을 즐겁게 보내시라는 바램이 담겨있는 대답입니다.






When you love what you have, you have everything you need

(지나가다 본 글귀..)




[참고 이론]

호손 실험

이와 같은 실험의 결과로 좋은 근무조건과 같은 물질적 요인의 향상이 반드시 노동자의 생산성을 증대시켜주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서로 간의 암묵적인 생산 제한이나 고충 처리 등을 통한 심리적인 부담의 경감, 회사를 대표한다는 자부심 등과 같은 인간의 사회적, 심리적 요인이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과학적 관리론의 한계를 보완하는 인간관계론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호손 실험은 조직의 경영 및 관리에서, 인간의 심리적 작용과 비공식적 조직 관계(사적 인간관계)과 비물질적 요인과 조직관리에서의 감정적, 정서적 인간의 중요성을 처음 인지한 실험이었다.

https://namu.wiki/w/%ED%98%B8%EC%86%90%20%EC%8B%A4%ED%97%98


만족에 대한 내적 요인 vs. 외적 요인 : 허즈버그의 2가지 요인이론

호손 실험에 이어서 직장에서 더 일을 열심히하게 하는 동기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

https://ko.wikipedia.org/wiki/%EB%8F%99%EA%B8%B0-%EC%9C%84%EC%83%9D_%EC%9D%B4%EB%A1%A0


맥그리거의 XY이론

X이론 : 인간은 본래 일하기를 싫어하고 지시받은 일밖에 실행하지 않는다. 경영자는 금전적 보상을 유인으로 사용하고 엄격한 감독, 상세한 명령으로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Y이론 : 인간에게 노동은 놀이와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것이며, 인간은 노동을 통해 자기의 능력을 발휘하고 자아를 실현하고자 한다. 경영자는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야 한다.

https://ko.wikipedia.org/wiki/X-Y_%EC%9D%B4%EB%A1%A0

매거진의 이전글 담을 넘어 들어오는자와 대문을 열고 들어오는 자의 차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