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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루 Sep 03. 2020

육아에 대한 소신

출산율 낮은 이 시대에, 이제 각 가정에서 많은 아이들을 보기 어렵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한 명의 아이만 있기 때문에, 자녀는 부모와 소통을 하며 세상을 배우게 된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아이와 부모가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이런 배경에서 많은 부모들이 육아로 인한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데, 조심스럽지만 아이 셋의 아빠로서 좋은 육아를 하기 위한 나의 소심한 소신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1. 육아도 영어, 수학처럼 수업, 자율학습, 과외가 필요합니다.

밤중 수유로 2시간마다 깨야 하기 때문에 잠을 못 자고 있어요. 우리 아이가 많이 예민한 거 같아요. 벌써 생후 6개월이 넘었는데, 언제까지 이래야 할지 모르겠어요.

      Baby Wisper 등 신생아 관련 육아 책을 보면, 신생아들은 아직 소화기관이 발달하지 못해서, 2시간마다 수유를 해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통상 2개월이 지나면 수유 간격이 4시간 이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아이가 잘 먹고, 배앓이 없이 잘 자기 위해서는 '수유 - 놀이 - 잠'으로 이어지는 패턴이 필요하며, 특히 낮에는 패턴을 짧게 가져가고, 밤에 길게 가져가는 방식을 적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부분은 생각보다 많은 신생아 부모님들이 이런 내용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생아의 패턴을 만들어 주는 것을 하지 못하고, 계속 밤중 수유로 고생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산후조리사께서 아이를 안아 주시면, 아이가 잠을 잘 드는데, 이렇게 아이를 키우게 되면, 산후조리사분들이 가시고 나서도 아이를 계속 안아서 키워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밤중 수유 후에 안아서 재워야 하기 때문에 엄마는 허리 통증 등 심각한 산후통을 갖게 되고, 정식적 스트레스와 겹쳐 산후 우울증으로 가게 됩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에 자격을 얻기 위한 시험은 없습니다. 하지만, 임신기간에 육아에 대한 충분한 공부를 반드시 해야,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고, 부모님들도 건강한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습니다.


2. 스스로 행동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세요.

우리 아이는 밥을 떠 먹여 주어야 먹어요. 먹을 생각을 안 해요. 그리고 집을 어질러 놓고는 절대 청소를 하지 않아요. 장난감 정리하라고 하루에 백번도 더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육아서적에서는 통상 만 5세 이전까지는 부모가 아이를 대신해서 해줄 수 있으나, 만 5세를 전후하여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자신에 대한 통제력, 판단력, 독립심 등을 기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부모님들이 아이가 밥을 먹지 않는 것이 싫다고, 아이가 옷에 음식을 흘리는 것이 싫다고, 아이를 대신하여 먹여주면 아이는 이를 학습하고, 다른 생활에서도 이 패턴을 유지하게 됩니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게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주십시오.

특히, 부모님들이 잘하지 못하는 것이 아이의 숙제 대신해주기입니다. 아이의 미술 그림을 대신 그려주거나, 만들기를 대신해 준다면, 당장 그 결과물은 좋아 보일지는 몰라도, 아이는 그 과정을 통해 성장을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아이는 통제력, 애착, 성취감 등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아이의 것을 대신해주는 것은 부모님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결과적으로 아이의 욕구를 희생시키는 것이 됩니다.   


3. 아이의 롤 모델이 되어 주세요.

우리 아이는 매일 스마트폰에 빠져 살고 있어요. 하루에 5시간도 넘게 스마트폰을 만지고 살아요. 스마트폰을 뺐으면 난리를 치는데, 매일 스마트폰으로 싸우는 것에 지쳐 힘들어 죽겠어요.

생각보다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으로 큰 고민을 하고 계십니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정해 놓거나, 조건을 걸거나, 심한 경우에는 스마트폰을 없애거나 하는 방법으로 자녀분들과 분투를 하고 계십니다. 그럼 이 아이들은 어떻게 스마트폰에 중독이 되었을까요?

요즘 식당에 가보면,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켜주고 식사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대화를 하며 보내야 할 식사 시간에 (흔히 말하는 밥상머리 교육 시간), 부모님들은 따로 이야기를 나누시고, 아이들은 스마트폰에 빠져 있습니다. 이런 시간들은 통해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알게 되고, 서서히 중독되어 갑니다.  

저의 직장 동료도 주말에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달라고 하여 크게 다투었다고 합니다. 이 분과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에 정작 이분도 주말이 되면 피곤하여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작 본인이 스마트폰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아이에게는 스마트폰을 하지 말라고 한다면, 이 아이들은 언제까지 이를 받아들일까요? 그 직장 동료는 더 늦기 전에 자신부터 주말에 스마트폰을 하지 않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로 생활 방식을 바꾸기로 했답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입니다. 내 아이들이 하는 말투와 행동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4.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세요

우리 아이는 방 문을 닫고 들어가서 나오지 않고 있어요. 이야기를 하자고 하면, 듣기 싫다고 하고 나가 버려요. 이제 조금 컸다고 벌써부터 말을 듣지 않아 큰 일이에요.

성공적인 육아에 지름길은 없습니다. 아이와 보낸 소소한 시간들이 쌓여서, 가족의 친밀감이 되고, 신뢰가 되는 것입니다. 애완동물도 그 동물과 같이 보낸 시간이 쌓여야 서로 감정이 교류되고, 주인을 따르게 됩니다. 평소에 같이 시간을 보내지 않았던 애완동물에게 같이 시간을 보내자고 하면, 과연 좋아할까요?

부모님은 자녀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습니다. 아이가 착실하고, 성실하고, 식사 잘하고, 적절한 운동과 공부를 하는 것들입니다. 마찬가지로 자녀도 부모님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습니다. 부모님이 아이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것들은 시간이라는 자원을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다른 것을 포기해야 합니다. 지금 여러분은 자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당장 무엇을 포기하실 수 있는지요? (시간은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자녀 문제로 상담을 찾아오시는 분들 중에는 판사, 의사, 교수 등 사회적으로 훌륭하신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이 분들은 훌륭하신데, 왜 자녀에게는 훌륭한 부모가 되지 못했을까요? 우리 아파트 단지에는 중고책방 사장님이 계신데, 책을 사다가 사장님께서 자녀들이 초등학교 저학년때까지 매일 책을 읽어주시며 같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사장님의 두 자녀는 의사 전문의 과정과 해외에서 박사과정에 있다고 한다).그렇다면 나는 나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다시 가져가야 하는 것일까요?




나에게 훌륭한 아빠가 되기 위한 자질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 내가 어떤 아빠가 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아이들과 같이 보낼 시간이라는 자원의 확보와 내 몸이 내 몸이 아니라는 가장이라는 책임 아래, 내 개인으로서의  삶을 많이 포기했다. 그래서 육아를 공부하고, 아이들이 스스로 하도록 기다리고, 롤 모델이 되고, 함께 부대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이들이 더 자라면 이제 나의 품을 떠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어쩌면 지금의 시간을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 육아의 이 순간에 가치와 소중함을 피곤함과 귀찮음에 잊어버리지 않도록, 이렇게 글을 쓰고, 기록하고, 다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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