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독서노트 Q & A

by 미료


1. 필사하실 때 팔 아프지 않으신가요? 쓰다가 손목이 아파서 짜증이 납니다.


-> 처음 시작할 때는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서너 문장 정도를 필사해 보세요. 어떤 일을 오래 꾸준히 할 수 있는 비결은 '조금씩' 하는 거예요. 가령 조깅을 이제 막 시작한 사람이 열의에 불타 한 번에 10KM를 달린다면, 그다음 날에는 체력이 남아있지 않겠지요. 필사에도 체력과 근육이 필요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한 페이지 채우는 것도 힘들어했어요. 지금은 하루 반 페이지에서 한 페이지만 쓰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 저는 독서노트를 쓰다 보면 기록할 내용이 너무 많아져서 문제더라고요.


-> 모든 내용을 다 기록하겠다는 부담감을 내려놓으면 좋아요. 많은 분들이 독서노트를 쓰면 책의 내용을 잘 기억하냐고 여쭤보시는데요. 사실 적어놓은 내용 외에는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단 한 문장, 한 구절만 기억해도 독서의 가치는 충분히 얻었다고 생각해요. 읽은 책, 읽어야 할 책은 많고 그것을 다 기억하겠다는 것은 애초에 욕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에서 하루 노트 필기량을 1페이지로 제한했듯이, 책 1 권당 필기량도 저는 3페이지 내외로 조절하고 있습니다. 제 경우, 독서노트를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책의 내용을 기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행위 자체가 재미있기 때문이에요.


3. 독서노트를 쓰는데 시간은 얼마나 걸리시나요?


-> 어떤 책을 읽었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보통은 15분~30분을 할애합니다. 책을 읽을 때 좋아하는 문장을 밑줄 쳐 놓고, 독서가 끝나면 그 문장을 옮겨 적습니다. 소설책의 줄거리를 요약하는 경우는 한 시간이 넘게 걸릴 때도 있어요. 이 경우에는 책을 다 완독 한 후에 처음부터 다시 되짚어 보면서 내용을 정리해 나가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4. 책을 다 완독하고 노트를 작성하시나요, 아니면 중간중간 작성하시나요?


-> 다 읽고 쓰기도 하고, 읽으면서 쓰기도 합니다. 독서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책을 읽으면서 필사하시기를 추천드려요. 본문에서도 소개해드렸던 '리딩 트래커' 방법을 이용해서 한 달에 책 1권 읽기를 목표로 삼은 뒤 챕터를 나눠가면서 읽고, 좋은 문장이 나올 때마다 그때그때 필사하는 거예요. 쓰면서 읽다 보면 책에 훨씬 잘 몰입할 수 있게 됩니다. 제 경우는 요즘 다른 분들과 함께 '매일 필사 챌린지'(재밌어서 씁니다)를 하고 있는데요. 보통은 책을 다 읽고 필사를 하지만, 매일 책 한 권을 완독 하는 게 물리적으로 힘들어서, 책을 읽는 중간중간 노트 작성을 하고 있습니다.



5. 노트는 1권만 쓰시나요, 아니면 용도별로 여러 가지 쓰시나요?

-> 책을 기록하는 노트는 1권만 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책의 장르별로 따로 노트를 마련해서 써 볼까, 필사용 따로 느낀 점 기록용 따로, 만들어서 써볼까 고민해봤는데 아무래도 이것저것 쓰는 것보다는 한 권의 노트에 집중하는 게 꾸준함을 유지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이것도 본문에서 이미 언급했듯 노트의 용도를 분명히 해야 쓰다가 중간에 흐지부지 되지 않고 마지막 장까지 쓸 수 있습니다. 그러니 노트는 꼭 내가 좋아하는 디자인과 퀄리티를 가진 것으로 신중하게 골라주세요!



6. 책 읽기 싫어지거나 노트 쓰기 싫은 날은 없으신가요?

-> 독서와 독서노트 쓰기를 한 지 올해로 2년이 조금 넘었는데요. 이쯤 되니까 밥 먹듯, 물 마시듯 습관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이 두 가지가 저에게는 의무가 아닌, '음악 감상'같은 취미라서 하기 싫다는 거부감이 크지 않았던 것 같아요. 혹시라도 독서가 하기 싫은 날에는 이 방법을 써 보세요. 소파나 책상에 앉아 '딱 한 줄만 읽자'라고 목표를 세우는 거예요. 한 줄 읽는 것, 한 줄 쓰는 것은 너무나 쉽잖아요. 그런데 막상 시도하면 한 줄 이상 읽고 쓰게 됩니다. 그러면 그 날의 목표는 달성하고도 남은 거겠지요! 한 줄조차도 읽고 싶지 않을 때는 읽지 마세요. 우리 몸이 무언가 하기를 거부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몸이 하는 말을 들어줘야 할 때도 있는 것 같아요.



7. 필사용으로 어떤 책을 고르면 좋을까요?

-> 일단 어떤 장르를 고를지부터 결정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책을 읽고 기록하려는 목적이 무엇인지 한번 자문해보세요. 글의 표현력과 감수성을 기르고 싶다면 문학이나 에세이를, 삶에 즉각적으로 적용해 성장과 발전하는데 자극이 필요하다면 자기 계발서를, 인문학적 지식을 늘리고 싶다면 인문학 서적을 일단 택하는 거예요. 그리고 서점을 직접 방문합니다. 오프라인 서점도 좋고 온라인 서점도 좋아요. 사람들 눈에 띄지 않은 숨은 보석 같은 책을 발견하면 좋겠지만 당장은 무리일 테니, 우선은 내가 관심 있어하는 장르 카테고리에 가서 요즘 사람들이 많이 읽는 책 중에 한 권을 고릅니다. 책을 고를 때는 일단 5페이지~10페이지 정도를 서서 읽어보세요. 뭔가 뒤가 더 궁금해지고, 읽고 싶다면 그 책을 사면 됩니다. 남이 추천해주는 책은 나에게 별로일 확률이 높아요. 옷이나 신발을 직접 매장에 가서 입어보고 거울을 보고 어울리는지 확인해야 쇼핑 성공률이 늘어나는 것처럼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책도 하나의 상품이잖아요. 가방 속에 넣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 있습니다. 나에게 꼭 맞는 책을 서점, 또는 도서관에 가서 꼭 만나보세요. 책 고르기 어렵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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