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상학 /보이진 않지만 느낄 수 있다.

노처녀 다이어리 #20

by 무리씨


이 그림은 종이를 보지 않고 그린 그림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종이를 보지 않고 그리다보니 눈으로 보는 것과 손이 움직이는 것과의 오차가 생기죠. 비뚤 빼툴 하지만 손의 움직임에 집중하면 눈이 표현 못하는 또 다른 재미가 생깁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다면 삶의 사유가 좁아질 것입니다.

무리씨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입니다.
눈이 확인하지 못한 것을 손이 그려 낼 때 그림은 눈으로만 그리는 것이 아님을 느낍니다.
재료의 움직이는 소리와
종이에 닿는 촉감과 냄새.
밖에서 들리는 소리와
드리우는 볕의 온도.
혀 끝에서 느껴지는 맛.
잔잔히 울리는 음악소리.
선 하나를 긋지만 나도 모르게 모든 감각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손의 속도에 따라 호흡이,
호흡에 따라 손의 움직임이 함께 합니다.
비단 그림을 그리는 행위에 국한 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매 순간 새로움 속에 있지만 제대로 그 순간을 느끼지 못합니다.
여러 생각들을 잠시 접고 조금 더 마음을 가벼이 하여
지금을 천천히 느껴봅시다.
보이진 않지만 느낄 순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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