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후배가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딱 자기 스타일이라고, 사귀고 싶은데 잘 안된다고 무리씨에게 넋두리같은 하소연을 늘어 놓습니다.
“딱 내 스타일이에요. 정말이지 편하게 다가가서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그게 잘 안돼요..ㅠㅠ”
“아 그래? 네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구나.”
“네.. 근데 잘 안되요.. 저 혼자 사랑이 커지고 있는 느낌이에요…”
“에휴.. 힘들겠다. 그거 힘들지...”
“네..ㅜㅜ 넘 힘들어요.. 왜 저를 좋아하지 않을까요? 제가 별로 매력이 없는 걸까요?...”
“음... 네가 별로여서가 아닐꺼야~ 서로의 느낌이 달라서 일수도 있고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타이밍이 서로 달라서 일수도 있을거야.”
“제가 더 기다려 주고 싶은데 제 마음이 너무 급해요.. 그래서 그게 조절이 잘 안돼요. 어쩔 때 보면 절 싫어하는 거 같진 않아요. 대화를 할 때 느낌이 정말 비슷한 면이 많아서 서로 잘 통할 때가 많거든요!”
“아 그래? ...근데 너의 느낌말야, 그 느낌이 사랑인 줄 어떻게 알아?”
“네? 좋은니깐요. 너무 좋으니깐 사랑이 싹트는 거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요”
“음.. 근데 그건 그냥 너의 느낌이잖아? 느낌이 사랑일까? 서로가 느끼는 느낌이 좋다고 다 사랑이라고 말하진 않지 않을까? 그 사람도 네게 좋은 느낌을 받았지만 사랑은 아닐 수도 있어~ 그게 잘못 된것도 아니고 틀린 것도 아니지. 그리고 사랑은, 음… 내가 살아보니 말이야, 사랑이 그리 블링블링하고 환상적이고 좋기만 한게 아니야. ㅎ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밑장 다보고 싸우고 얼마나 그러는데. 네가 말하는 사랑은 그저 네가 상상하고 싶은대로의 픽션일지도 몰라~”
“왜요? 마냥 좋고 두근두근대는 그런 감정이 드는데 사랑이 아닐까요?”
“그것도 네가 꿈꾸는 픽션의 사랑일 수도 있다는 거지”
아 꼰대처럼 말하기 싫었는데 말이 길어지니 꼰대가 되는 느낌이 드네요. ㅡㅡ;;
“어쨌든, 느낌을 다 사랑이라고 할 순 없을 거 같아, 네가 정말 그 아이를 사랑한다면 그저 그 무엇도 하지 말고 있어주는 것도 사랑이라고 생각해”
“........힘드네요.”
“그래 사랑은 힘든거야! 그러니 굳이 사랑을 꿈꾸진 마~ 그저 살다보면 어느새 사랑이라는 것이 옆에 있게 될지도 모르니깐^^”
“...어려워요.”
“에구…맞아 어려워. 너무 마음 조급히 생각지 말길 바래”
후배에게 도움이 되는 말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무리씬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랑은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존재하는 것이라고.
사랑이라는 픽션의 단어에 속지 말자고.
인생은 논픽션이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