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은
아주 아무렇지 않게 나왔다.
회의가 끝난 뒤였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정리하고 있을 때,
한민석 책임이 김영호 책임에게 말을 걸었다.
“영호 책임님은 좋겠어요.”
김영호 책임이 잠시 멈췄다.
무슨 뜻인지 가늠하는 표정이었다.
“컨퍼런스도 맡으시고요.”
“팀에서 제일 중요한 일도 하고 계시고.”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 섞인 감정은 단순하지 않았다.
김영호 책임은
대답을 바로 하지 못했다.
“아… 그렇죠.”
잠시 생각하다가
조심스럽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다들 같이 하는 거죠.”
"저도 컨퍼런스 하고 싶은데 팀장이 안 시켜줘요."
"..."
비슷한 장면은
그날로 끝나지 않았다.
회의가 끝난 뒤,
복도에서.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는 자리에서.
“영호 책임님은 좋겠어요.”
“팀장님이 제일 신뢰하시잖아요.”
말은 가볍게 던져졌지만,
반복될수록 무게가 생겼다.
김영호 책임의 표정도
조금씩 달라졌다.
예전처럼 편하게 웃지 않았고,
대답은 점점 짧아졌다.
어느 날은
아예 화제를 돌렸다.
며칠 뒤,
김영호 책임이 내 자리로 찾아왔다.
“팀장님,
잠깐 괜찮으세요?”
문을 닫고 앉자,
그는 잠시 말을 고르다 입을 열었다.
“요즘…
회의 끝나고
조금 부담스러운 얘기를 듣습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말을 이어가길 기다렸다.
“한민석 책임님이요.”
“자꾸…
제가 뭘 더 해야 하는 사람처럼 말씀을 하세요.”
“칭찬 같기도 한데,
계속 들으니까
좀 이상합니다.”
그는 고개를 숙였다.
“제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건가요?”
그 질문 앞에서
나는 바로 답하지 못했다.
김영호 책임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 역시 느끼고 있었다.
이건 개인 간의 감정 문제가 아니라,
관계가 흐트러지면서
역할이 왜곡되고 있다는 신호였다.
그날 이후로
팀의 대화는 더 조심스러워졌다.
회의에서는
누구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고,
끝나고 나서야
각자의 생각이 흘러나왔다.
말은 옆으로 새고 있었고,
나는 그걸 보고 있었다.
그때의 나는
아직 이 상황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몰랐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이 문제는
이제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팀 전체의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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