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셜록, 탐정학과에 입학하다.
하지만 여전히 무료하고 심심하던 어느 날, 나는 인스타를 스크롤링하다가 우연히 광고를 보게 되었다.
셜록홈즐? 순간 그가 머릿속에 번개처럼 떠올랐다. 한 때 오랫동안 잠수 탄 친구들을 기가 막히게 찾아준다고 자칭 셜록이 닉네임이셨던 그. 다시 태어난다면 형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던 바로 그.
바로 우리 남편이다. 나는 그에게 정말 농담으로 그 링크를 전달했다.
나: "이거 봐봐 남편 ㅋㅋㅋㅋㅋ 탐정 학과가 개설되었대. 딱 오빨 위한 학과 아님?"
남편: "내가 지금 이걸 어떻게 해..."
나: "에이~ 그냥 보내봤어. 재밌잖아!"
저렇게 새침하게 말해 놓고는 나 몰래 입학한 것은 실화일까. 심지어 돈도 벌면서 주말마다 굉장히 열심히 공부해서 졸업까지 하고, 지금은 집을 떠나 어엿한 탐정 사무소에 소속되어 일하고 있다.
피덩이 같은 딸과 곰 같은 마누라를 두고 집에 두고, 혼자서 사기꾼도 잡고 25년 전 실종된 사람을 찾고 있는 이 현실이 진짜 실화일까. 정말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걱정되지 않느냐고? 물론, 아주 편안하고 순탄한 길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남편이 이렇게 신나게 일하는 모습 나 너무 오랜만에 본다. 그리고 사실 조금 시커먼 마음이 있다.
재밌는 이야기 소재가 너무 많다는 것! 정말 홀 뉴 월드가 펼쳐진다. 나 이러다가 나 시나리오 한 편 쓰겠는데?
자, 이 브런치 글들이 모이고 모여 무언가 대단한 이야기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하며, 오늘의 프롤로그를 시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