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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사 May 14. 2024

엄마와 아이도 궁합이 있어요.

TCI 기질검사를 통해 육아 궁합 알아보기 

요즘 핫한 TCI 기질검사를 받았다. TCI란 기질(Temperament) 및 성격 (Character)을 알아보는 검사로 로머트 클로닌저 등 학자들이 고안한 심리 검사라고 한다. 


정신과에서도 쓰이고 있는 이 검사는 해석하고 코칭하는 분에 따라서 활용도가 달라질 수 있다.

내가 선택한 분은 육아코칭 전문가로 맘앤맘코칭센터에서 활동하시며 TCI를 활용하여 우리 아이에 맞는 기질 맞춤 양육을 교육하시는 박은정(미쁨맘) 강사님이시다. 


나는 이 검사와 상담이 가정과 아이와의 관계를 살리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는 말에 혹했다. 얼마나 대단한 검사길래 한 가족을 살릴 수 있는 걸까. 


코칭을 받으면 우리 사나가 멋 훗날 중2병에 걸려서 가정이 파탄이 나는 것을 미리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단박에 신청했다. 참고로 우리 딸은 21개월이다. 농담 반 진담 반이지만 나는 육아에 매우 진지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더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더 알고 싶었다.

작년에 ADHD를 진단받은 나의 뇌구조적, 화학적인 컨디션은 TCI 검사지에 어떻게 드러날까. 그리고 나의 이러한 기질과 성격적 특성을 가지고 아이를 잘 양육할 수 있을까. 


TCI 기질 검사는 4가지 항목으로 나눠진다. 
(성격 검사도 4가지 분야로 나눠지지만 오늘은 기질만 다뤄보도록 하겠다.)
1) 자극추구
2) 위험회피
3) 사회적 민감성
4) 인내력 


그리고 아래는 내 TCI 기질 검사 결과의 요약이다.  
1) 자극추구 100점.
2) 위험회피가 0에 가까움. 
3) 사회적 민감성 또한 100점에 가깝고 
4) 인내력 평균보다 높은 편. 


위는 도박 중독에 빠지기 쉬운 유형이라는데... 자극 추구가 100!! 

뇌화학적으로 도파민이 부족한 ADHD 인간인 나는 당연히 자극추구가 높고 위험회피가 낮을 줄 알았다. 또한 사회적 민감성도 높은 것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나는 꽤 메타인지 능력이 높은 사람 아닐까? 훗.

기질이 워낙 뚜렷하게 나타나는 나였기에 나머지 부분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했다. 다만 내게 흥미로운 부분은 '인내력'이었다. 인내력은 또다시 4개 하위 항목으로 나눠지는데 근면, 끈기, 야망, 완벽주의로 나뉜다. 


나의 경우 근면 점수가 매우 낮고 끈기는 매우 높았다. 어, 그런데 근면과 끈기. 둘은 같은 아니었나?


나는 과연 게으른 사람인지 아닌지, 참 헷갈린다. 가끔 스스로를 보면 사람이 이렇게 쓰레기처럼 게으를 수 있나 싶을 때가 있다. 이렇게 친구들에게 고백하면 그녀들은 혀를 끌끌 찬다. 

"야, 게으른 사람 다 얼어 죽었니? 너 같이 독한 년을 게으르다고 하게." 

그럼, 나는 게으른 것이 아닐까? 앞서
 독한 년 에피소드에서 밝힌 바 있는데, 나는 30시간 자지 않고 번역을 하러 갔던 적이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대학원 입학을 준비하며 공부가 너무 재밌어서 3시간씩 자고 공부했던 시절도 있었다. 


몸을 돌보지 못할 정도로 어딘가에 몰두해 자주 병도 얻고 입원도 해봤다. 메니에르가 걸려보기도 하고, 한 달을 매일 아침 코피를 흘리며 일어난 적도 있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은 끝까지 해낸다. 그래, 분명 나는 끈기가 높다. 


하지만 내가 게으르다고 생각하는 모습도 분명 존재한다. 나는 세수와 양치를 하지 않고 자주 잠이 든다. 가끔 침대에서 꿈쩍하지 않고 게임만 한다. 설거지를 미룬다. 책상 정리를 미룬다.


"근면은 매일 해야만 하는 지겨운 일들도 반복적으로 할 수 있는 힘을 말해요. 미사씨가 말씀하신 게으르다는 점은 바로 이 근면이 낮아서 그래요."


아하, 나는 끈기는 높은데 근면이 낮았구나. 그래서 우리 사나 양치가 그렇게 힘들었구나. 


나의 요즘 최대 육아 고민은 이것이다. 루틴이랄 게 없는 인간인 나는 아침에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사나를 원에 보내는 것이 너무 힘들다.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려면 일정한 시간에 잠들어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 


다른 엄마들처럼 매일 영어 루틴, 치카 루틴 등등 멋진 루틴을 만들어주고 싶은데, 나는 막상 내 양치도 못하는 인간이라서 어려움을 느낀다. 


자 여기서 어려움만 느끼고 좌절할 내가 아니다. 나는 지금 내 인생의 다양한 스승님들을 모시고 시간 관리, 돈 관리의 마스터가 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사나 양치도... 일주일에 5일은 성공하고 있다!

매일 시켜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으신다면, 난 울거다. 사람이 하루아침에 바뀌면 죽는다고 했다. 조금씩 한발 한발 나아가다 보면 우리 사나가 중2가 되지 전까지 많이 좋아지지 않을까? 


자. 오늘은 희망적으로 여기까지. 


*TCI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직 만들지는 않았지만... 아래 링크 달아 놀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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