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키운 건 팔 할이 언니들

언니, 언니들

by 미상이

점심 먹고 식탁을 치우려는데

작은 언니가 전화를 했다

매실액 떨어졌지?

앵두액도 있어

마늘 사지 마, 명이나물 장아찌도 담갔어

내일 오전에 갈게

저녁이 다 되어서 이번엔 큰언니가 전화를 했다

별일 없니? 애들은?

코로나가 끝나야 밥을 먹지


나는 자라면서 늘 사랑받지 못했다고 외로웠다고 생각했었다

누구나 청춘에는 자신의 심장으로 세상을 태우느라 나의 샘을 보지 못한다

내 심장이 뜨거워 오아시스를 품고도 타는 갈증으로 무성한 푸른 날들을 허비한다

외롭고 우울한 시절이 다 지나간 후에야 보이는 것들

나이 들어가면서 알게 되었다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언니, 우리 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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