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초코렛 좋아한다 오빠는?
인천에서 S 가 6
보고 싶은 ㅇㅇ 오빠에게
안녕! 오빠
나 S야 화난 거야? 치, 무슨 오빠가 화를 내지?
그러면 이번에는 S가 오빠한테 데이트 신청할게
5월 29일 날 덕수궁 내에 벤치에서 만나.
11~에서 11시 30분 사이에 어디에 앉아 있을지도 몰라
벤치란 벤치는 다 가봐야 할 거야
일명 숨바꼭질 형 데이트야. 그러니까 오빠가 술래지.
어제, 시험이 끝났어.
우리 11일 날 남한산성으로 소풍 간다
편지 그만 쓰면 안 될까?
졸려 죽겠어
지금 시간이 12시 30분 50 ㄲ ㄲ
만나서 할 얘기 남겨 둬야지
그런 그때 만나.
화가 났더라도 꼭 풀고 약속 지켜줘 오빠
그럼 , 안녕!
1883. 4. 3. 인천에서 S
PS 편지해줘.
불안해.
오빠 때문에 나 시험 망쳤다. (편지 한 통만 있었어도 괜찮았을 텐데)
만나기만 해 봐라
인천에서 S가 보낸 편지다.
자신을 칭할 때 자기 이름을 쓰는 걸 보니 유아틱 한...( 사랑을 할 때는 누구나 어린아이가 되니까 이 또한 이해한다 ㅎㅎ) 편지를 보면 S가 오빠를 더 많이 좋아하고 있는 거 같다. 오월에 덕수궁에서 잘 만났는지 모르겠다. 오월의 덕수궁 좋지. 나도 덕수궁에서 남편이랑 데이트했었는데 그때는 은행잎이 노랗던 가을이었다. 인터스텔라 영화처럼 블랙홀 뒤로 가서 그 시절의 S에게 말해주고 싶다. “ S야 오빠는 초콜릿 안 좋아해 .쓰디쓴 술과 구름과자만 좋아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