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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래 Jun 17. 2022

Ep 01. 갓생기획, 근데 이제 팝업스토어를 곁들인

우물쭈물하다가 갓생 살 줄은 몰랐지


: 방향성 정하기


  갓생기획 시즌2가 시작되었다. 지난해 시즌1을 마무리하고, 시즌2를 슬슬 시작할 때가 된 것이다. MD, 디자인, 마케팅이 모두 모였고, 디자인팀 내 카피라이터인 나는 시즌1과 너무 다르지는 않지만, 조금은 발전된 방향과 세계관을 새로 세워야 했다.


갓생기획은 작년에 회사에서 시작한 ‘MZ세대가 직접 만드는 MZ세대의 상품 개발 프로젝트’이다. 다소 생소한 이 네이밍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하면, 그 당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삶을 일컫는 ‘갓생’이 트렌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노오오오력’이 아닌 ‘최선’이라는 점이 긍정적이었기에 접목해 보았고, 이것이 지금의 ‘갓생기획’이 되었다.


1보다 나은 2 없다는 말이 자꾸 맴돌아 잠깐의 어려움은 있었지만, 생각보다 컨셉은 금방 잡혔다.

시즌1은 가상의 회사 ‘갓생기획’에서 일하는 ‘정말로 갓생 사는 신입, 김네넵’이 컨셉이었다면, 시즌2는 ‘말로만 갓생 사는 사람’, 속된 말로 ‘아가리 갓생러’를 컨셉으로 잡았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1)생각보다 갓생 사는 사람은 없다. 말로만 갓생 살 뿐.

: 쉽게 생각하면 굉장히 단순했다. 학창 시절 오늘은 진짜 공부하고야 말겠다는 친구들은 많지만, 정작 제대로 공부해내는, 소위 전교권 친구는 몇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나 자신을 대입해 보니 아주 빠르게 납득이 갔다^^^^) 마찬가지로 말로만 갓생 사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 미라클 모닝, 사이드 프로젝트, 출퇴근 운동하는 사람은…? 그 사람이야말로 이 사회가 낳은 마지막 유니콘이지.

그렇다면, 말로만 갓생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 게 더 공감이 가지 않을까?


2)타깃 확장: 위와 같은 맥락이다.


이런 근거를 바탕으로 컨셉을 풀어내니 시즌2의 방향은 의외로 금방 잡혔다.


신입 시절 젊은 패기와 열정으로 무엇이든 열심히 해내던 김네넵.
하지만 n년 차, 이제 출근하면 퇴근하고 싶은 ‘그냥 대한민국 직장인’이 되어 버렸다.
그래도 그에겐 아직 작고 소중한 열정이 남아 있기에 오늘도 갓생을 꿈꾼다.

-김네넵 소개 글 中-


n년 차 직장인이라는 페르소나로 말로만 갓생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이렇게 사는 것도 갓생이지! 우리도 충분히 멋져!’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나만 해도 아가리 갓생러의 대표 주자이기에 이들을 위한 따뜻한 변론이 한가득이었다.



현생 살면서 갓생? 생각보다 정말 만만치 않거든요. 다짐만으로도 기특한 거거든요.



슬로건은 이런 맥락에서 ‘이 또한 갓생’으로 잡혔고, 금손 디자이너님이 로고도 어여쁘게 개발해 주셨다. 그렇게 프로젝트가 흘러가지 않을까 했다. 처음이 어렵지 두 번은 나름 괜찮으니까.


팀장님께서 ‘팝업스토어’를 해보는 게 어떨까 하시기 전까지는.

심지어 ‘괜찮겠다’고 생각하기 전까지는.


몰랐지, 이렇게 급작스럽게 진짜 갓생 살게 될 줄은.






* 프로젝트 후 작성한 개인 후기입니다.

* 기획 과정/관련 작업 사항을 가볍게 다루며, 그 때의 상황 위주로 작성하는 일기 형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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