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와 함께 영화 한 편

by 박 혜리


지난주 막내와 함께 롯데 시네마를 찾았다. 6월 말 기말고사를 끝내자마자 수행평가와 세특준비로 하루하루 바빴던 아들은 과제 하나를 남겨두고 머리를 시킬 겸 전날 밤에 좌석을 지정하여 티켓을 미리 예매하였다.


여름방학 때 아빠일을 돕겠다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큰아들은 금요일 저녁에 친구를 만나러 가고 남편이 바쁜 일이 있다며 회사로 출근하자 영화 개봉을 손꼽아 기다려온 막내와 나는 이른 아침에 극장으로 향하였다. 3대 대첩 중 하나인 한산도에서 뛰어난 지략으로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도 없이 몇 척의 배로 왜구의 배 몇백 척을 침몰시키고 승리한 영화 '한산'을 작년 여름에 가족과 함께 관람한 이후로 오랜만에 찾은 극장은 영화 상영 시간이 첫 타임임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시간에 맞춰 도착한 우리는 키오스크 앞에서 먹을 간식과 마실 음료를 주문하여 예매한 티겟을 직원에게 보여주고 나서 극장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 볼 영화는 '미션 임파서블 : 데드 레코닝 PART ONE''이다. 톰크루즈는 짙은 눈썹과 큰 눈 그리고 오뚝한 콧날과 얇은 입술이 매력적인데 1996년 '미션 임파서블'이후 27년이 된 지금까지 주연 배우로 활약 중인 그는 넓어진 턱선과 이마의 주름이 세월이 많이 흘렀음을 실감하였. 와이어에 몸을 매단 채 환풍구를 통하여 CIA에 잠입하여 첩보원 리스트를 컴퓨터에서 빼내오는 것은 명장면으로 여전히 기억에 남아있는데 비밀 요원이 가져온 통신기 안 메시지로 임무를 전달받고 확인 후에 폭파시켜 버리는 장면은 지령과 함께 '5초 뒤 자동으로 폭파합니다'라는 메시지처럼 유서 깊음을 알 수 있었다.



과학의 발달에 따라 진화된 것인지 IMF(Impassable Mission Force) 요원 에단 헌트역으로 열연하는 그가 이번에 상대해야 하는 빌런은 두 열쇠를 이용하여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는 가브리엘을 하수인으로 두어 세계 정보를 장악하려고 하는 AI인 엔티티이다. 디지털인 엔티티는 목소리를 변조한다거나 cctv를 해킹하여 상대방이 잘못된 판단을 하도록 이끄는데 영화의 부제인 'Dead reckoning'이 암시하듯이 에단은 문제 해결의 핵심인 열쇠가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아날로그인 것처럼 인공지능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적과 맞서기로 하며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항로를 결정한다.


소매치기범인 그레이스에게 접근하기 위하여 쓰는 가면은 한 번의 스캔으로 디자인된 정밀한 마스크로 변장할 수 있는 3D기술인데 여러 명의 변장술로 적을 감쪽같이 따돌렸던 그는 모래폭풍과 공항의 지붕 위에서 달리고 계단을 오르고 총알을 피하면서 뛰었다. 로마에서는 적의 추격전을 따돌리기 위하여 이탈리아 제조사 피아트의 노란 자동차를 타고 트레비 분수를 지나 콜로세움이 보이는 로마의 자갈길을 질주하였는데 몇 년 전 서유럽을 여행할 때 방문한 곳이라 반갑기도 하였다.



적이 설치한 폭발물이 있는 다리에 도착하여 부러진 기차에서 탈출하는 장면과 절벽 위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다 낙하하는 장면은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는데 관객에게 완성도 높은 감동을 주기 위하여 스턴트 없이 자신을 극한으로 내몬 톰크루즈이기에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시그니처의 하나인 성냥 하나로 어디로 연결되는지 알 수 없는 도화선에 불이 붙는 순간 테마곡이 인트로로 흐르면 몰입이 되었는데 익숙한 테마곡 'Theme from Mission Impossible '이 중간중간에 울리며 긴장감을 더하여 2시간이 넘는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었다.


전 연인 일사가 가브리엘에게 허무한 죽임을 당한 후 위험에 처하였을 때는 '나보다 동료의 목숨을 먼저 구한다'라는 에단의 말에 갈 곳 없는 그레이스가 한편이 되었는데 북극해의 핵잠수함에서 발사한 어뢰가 다시 돌아와 잠수함을 공격하여 바닷속에 수장된 엔티티의 소스코드를 찾으러 가는 에단 헌트의 다음 여정인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TWO'가 기다려진다.


영화가 끝난 후 우리는 영화관을 빠져나와 점심을 먹었고 백화점 식품관에서 저녁 찬거리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코비드가 오기 전에 우리 가족은 영화관을 자주 갔었다.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바쁜 남편을 대신하여 수영장에 데리고 가서 수영을 하고 자연을 찾아 함께 여행을 다녔는데 호르몬제로 인하여 불면증을 앓아 신경 안정제를 복용할 때는 깜박 졸면서도 마블영화와 액션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


큰아이가 태어났을 때 눈코입이 또렷한 아이에게 흠뻑 빠진 나는 육 년 후 막내가 내게 왔을 때 그다지 기쁜 줄을 몰랐다. 열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는 조그마한 얼굴의 막내를 보면서 내리사랑이 무엇인지 처음으로 알았는데 어릴 때부터 내 손을 잡고 잔 막내는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내 손을 놓지 않았다. 중학생이 된 이후로도 주말이면 가끔 내 옆에 누워서 손을 꼭 잡은 막내는 함께 걸을 때도 내 옆에 바짝 붙어 서서 내 손을 잡는다.


느리게 키우고 싶은 마음에 막내는 달랑 학습지만 사주었는데 아이는 스스로 한글을 깨쳤다. 학교에 다녀와서 집에 아무도 없으면 '엄마 어디 있어'라며 코맹맹이 목소리로 항상 전화를 하는 아이. 남자 셋 중 다리에 털이 제일 많아 가끔 털북숭이라며 놀리는데 내가 아팠을 때 병원에 다녀올 때마다 '엄마 괜찮아?'라며 꼭 물었다.


이번 여름휴가는 가족과 보내는 대신 시골에 있는 친구의 할머니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이틀을 보내고 온 막내는 몇 달 후에 있을 수능준비로 지금 열공 중인데 아프고 힘들 때도 내가 살아야 할 이유가 되었고 나의 희망이 된 아이들이다. 성실한 막내는 고등학교 삼 년을 시험과 수행평가등으로 쉴 틈이 없었는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기를 그리고 건강하기만을 나는 바란다.


"아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