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소식이 궁금해지면 가끔 나는
전화 대신 카톡 프로필을 유심히 살펴보는데
하트를 그리며 껌딱지처럼 커플로 찍은 사진이
일 년 넘게 카톡 프로필을 장식할 때는
오늘은 맑음이라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항상 기본을 잘 지켜야 한다는 내 말에
시원한 대답을 하지 않은 아들은
여자 친구랑 헤어졌는지 며칠 전 프로필 바탕화면이 초록색 나뭇잎으로 바뀌었는데
마치 사춘기를 끝낸 아이처럼 가라앉은 목소리로
몇 달 전부터 생각을 많이 하였다 말하였다.
제대로 자신을 보려면 진한 연애를 해보아야 한다
어느 정신과 선생님이 말씀하였는데
여자 친구를 통하여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는 아들의 말에 부모보다 좋은 스승이 여자 친구구나 싶었다.
아빠와 많이 소통 못해 아쉽다는 아들의 말에
사랑한다 하였지만 처음이라 서투른 부모인데
시간이 지나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으면
부모 마음 보다 더 잘 알게 될 일이지만
너 자신을 잘 알고 너를 잘 배려하는 것이 너를 위한 일이자 부모를 위한 일이라 나는 말하였다네.
정말 헤어진 것이 아니고 냉각기에 접어들었던
것인지 아들 프로필은 다시 핑크빛으로 물들었는데
모든 것이 처음인 아들처럼 엄마노릇이 처음인 나는 카멜레온 같은 아들이 가끔은 어렵기도 하고
깊은 속내를 드러내며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때는
오랜만에 통하는 느낌으로 다 컸구나 싶었다.
언제 다시 카톡 프로필 사진이 바뀔지 모르지만
오늘도 나는 프로필 사진을 보며 맑음이라 읽는데
엄마는 지난 시간만큼 아들이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