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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혜리 Aug 09. 2023

어떤 해후

 

몇 년 전 어느 봄볕이 따사로운 날,

나는 산책을 즐기며 길을 따라 걷고 또 걸었는


무거운 것이 들기 싫어 어깨에 맨 손바닥만 한 가방에서 나를 찾는 카톡 하는 소리를 들었다.


맑은 하늘 흰구름 바람소리와 절친이었던 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화면을 열어보았는데


혜리 맞나요'물으며 애타게 나를 찾는 친구의 목소리.


무방비로 얼떨결에 '네 맞아요 혜리' 하니 '정말 혜리구나'하 반갑다며 통통 뛰는  친구.


서로 몰랐지만 같은 도시에 살고 있었던 우리는

어제 헤어진 것처럼 두 손을 반갑게 맞잡았는데 


친구는 역시 헤리라며 엄지를 치켜세우고

나는 처음 만난 때와 다르지 않다며 친구에게 말하였다.


중학교 때 만나 삼 년을 보낸 친구는

같은 학교를 가기로 약속한 지기였는데


엇갈린 운명으로 우리는 몇십 년 만에 자리를 함께

하였네.


작은 찻집에 마주 앉아 고개를 주억거리며

옛날일을 회상하며 추억에 빠져드니


지난 세월이 아스라한 꿈처럼 느껴지는데


직장에 다니는 친구와 생사를 확인하며 

안부를 물을 때마다

읽씹 하지 않고 꼬박꼬박 답장을 하는 친구는


오늘은 내게 소녀 같은 감성이라 듣기 좋은 칭찬을 하였다.


몇 년 전 애틋하게 나를 찾은 고마운 친구와

각자의 생활로 얼굴을 자주 볼 수 없는 사이지만


양제도 챙겨 먹고 건강도 잘 챙기라며

오늘은 잔소리꾼 언니가 되어보는데


시간이 지나 다시 친구가 보고 싶어 질 때면


나는 안테나를 켜고 '잘 지내고 있니 친구야'라며

비 오는 오늘처럼 다시 안부를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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