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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혜리 Dec 01. 2023

그녀는 예뻤다

마스크걸, 현대인의 슬픈 자화상


며칠 전 오래전부터 알아온 지인이 카톡 프로필을 업데이트를 하였는지 프로필 사진이 바뀐 것을 확인하였다.


그녀는 최근의  모습이 아닌 자신의 리즈시절 사진을 업로드하였는데 짙은 눈썹에 오뚝한 콧날, 연분홍 입술은 메이크업을 하여 더 돋보이겠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복숭아 향기가 날 것처럼 예뻤다.


현재 육십에 이른 지금의 모습도 나쁘지 않지만 삼십 대에 염색을 해야 할 정도로 반백이 된 모습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좀 뜨악하였다.


또래 중에 외모가 괜찮았던 그녀는 젊은 날, 좋은 혼처를 두고 어찌 된 영문인지 나이 많은 남자와 결혼을 하여  고생을 많이 하였다.


결혼을 하고 나서 시작한 사업이 잘못되자 그녀는 남편과 함께 이것저것 해보다 요식업을 하였는데 가끔 그녀와 통화를 할 때 푸념처럼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음식장사는 막 다른 길에서 하는 마지막 종착점이라는  하였다.


어찌 되었든 그녀는 자녀 둘을 겨우 대학을 보내고  난 후로 폐업을 하였는데  요양보호사를 하려는지 얼마 전에는 그쪽 관련된 강의를 온라인으로 듣는 중이라 말하였다.


지난여름에 우연히 본 마스크걸에서 김모미는

어릴 때부터 노래를 부르고 춤추는 것을  좋아하지만 딸의 외모로 그런 것에 빠져드는 것을 마땅해하는 어머니와 갈등을 빚다 그녀는 평범한 회사원이 되었다.


모미는 낮에는 직장인의 가면을 쓰며 일하고 밤에는 라이브방송을 하며 자신의 억눌린 욕망을 분출하며 카타르시를 느끼는데  진짜 얼굴을 감추는 도구로 마스크를 쓰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고도 사랑해 줄 것이라는 환상에 속아 그것을 이용한 남자를 만나고부터 불행은 시작되고 다시는 외모로 상처받지 않겠다는 듯 성형을 하고 방송을 하다 비슷한 외모로 자신을 짝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낳고 살인을 하며 감옥생활을 하다 원하지 않는 죽음을 맞는다.


드라마처럼 사람들은 직장생활이든 사회활동이든 자신의 상황에 따라 가면을 쓰고 산다. 


상대방에게 위축되면 바로 손절하며 스스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 말하는 그녀가 자존감이 높다기보다 자존심만 터무니없이 센 사람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데 젊은 나이에 머리가 하얗게 세고 상황 또한 별로 좋지만 자녀의 상패와 가장 화려한 모습만을 사진에 올리는 지인과 자신의 개성을 무시한 채 남의 시선을 의식하여 비극을 맞은 김모미를 보면서 끊임없이 소비하며 드러내는 현대인의 슬픈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나는 섬찟하였다.


외모뿐만 아니라 요즘은 자신을 드러내는데 주저함이 없다.


신예배우 김한별은 자신의 개성을 발휘하여 실력을 인정받아 당당히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는데 진짜 자존감이란 자신의 어둠을 긍정하는 역량이라는 생각을 하며 나는 얼마 전 카톡에 있는  자연이 담긴 풍경 사진을 모두 정리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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