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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혜리 Oct 16. 2023

하나님 은혜를 입으면


오늘 아침 식구들이 집을 나가자  여름옷 대신  가을 운동복 꺼내 입고 아침 운동을 나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옷장문을 열었다.


옷장 깊숙이 있는 옷을 꺼내려다 뒤죽박죽인 옷을 보고 내친김에 옷장정리를 하였는데 버릴 것을  분류하여 재활용 쓰레기 옆 옷수거함에 넣고 나니 정오가 다 되었다.


점심을 먹으려고 지난 주말 하동에 가서 사 온 재첩국이 담긴 플라스틱 뚜껑을 한 손으로 잡고 한 손으로는 돌리는데 약해진 팔힘으로 뚜껑 여는 것이 힘들어진 내게  요지부동이었다.


다시 바닥으로 통을 내리고 움직이지 못하게 두 발로 감싸고 두 손으로 뚜껑을 잡고 열다가 땀이 삐질 나오려고 하는데  점심으로 재첩국 먹기를 포기하고 막내가 나중에 학교에서 돌아오면  저녁에 먹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는데 아직 하지 못한 청소를 위하여 로봇 청소기 스위치를 눌러 청소를 시켜놓고 세탁기에 빨랫감을 넣어 돌리고 나서 아침에 해놓은 반찬과 도토리묵으로 혼자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나서 쉬어야지 하며 소파에 털썩 앉는데 하늘을 보니 해는 서쪽으로 기울며 벌써 네시가 다 되어갔다.


아침에 못 간 운동이나 다녀오자며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집뒤에 있는 동산을 오르는데 또다시 웃음보라도 터졌는지 갑자기 웃음이 났다.


산꼭대기에 오르니  나무벤치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부부가 보이는데 내 웃음소리라도 들릴세라 보신각종이 걸려있는 산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꽁무니를 빼는 강아지처럼 나는 걸음을 빨리하였다.


하나님 은혜를 입으면 화가 나는 상황이 생겨도 화가 나지 않는다.


하나님 은혜를 입으면 서운한 일이 생겨도 서운함이 덜하다.


하나님 은혜를 입으면 고난과 고통이 해석된다.


하나님 은혜를 입으면 감사할 일이 자주 일어난다.


하나님 은혜를 입으면 공감 능력으로 타인에 대한 연민의 힘이 생긴다.


오늘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척 바쁜 하루였는데   내 마음을 주관하신 하나님 은혜로 나는 온종일  기쁘게 웃으며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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