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 혜리 Nov 16. 2023

청출어람


며칠 전 동창회에서 운영하는 단체 카톡방에 고위공무원인 친구의 아들이 책을 출판하였다는 내용의 공지가 있었다.


친구 아들이 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 단체톡방에 그 소식이 전해지자 친구 몇은 책을 벌써 구입을 하였는지 인증샷을 올리기도 하였다.


이제 대학 이 학년에 재학 중인 친구의 아들은 몇 년 전 고등학교를 다닐 때 직장을 다니는 아버지의 안식년을 맞아 일 년간 해외에 체류를 하였다.


해외 연수 차 미국에 거주하며 두 아들이 방학을 맞자 친구는 여행을 계획하였는데 미국과 캐나다 등지를 여행하면서 세 부자가 남긴 그 후기를  자비를 들여 친구는 책을 출판하였다.


책이 나오자  한동안 친구는 단체톡에 책을 출판하였다며 공지를 하고  동료와 지인들에게도 홍보를 하였다.


나는  잘난 아버지를 둔 아들의 기행문으로 치부 말라는 친구의 말에 책 몇 권을 사서 지인들에게 돌렸는데 친구의 부탁으로  교보문고에 서평을 남기자  내 서평을 읽은 친구는 내게 문학소녀 맞네 말하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다른 온라인서점에 내 서평을  퍼 나르기를 원하는 친구에게 나는 여행 잘하고 책까지 많이 팔리는 걸 원하는 건 네 욕심 아니냐는 농담과 함께 내 지인에게 책을 선물한 것으로 내 역할은 끝났다는 톡을  보냈다.


요즘은 배우는 학생이나 다 큰 어른들이나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 하였다.


불행인지  코로나가 번져 여행 수요가 급감하여 친구는  자비를 들인 만큼 수익을 거두지는 못하였는데 가성비가 좋은 데다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세계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어린 나이에 벌써 두 권의 책을 낸 친구의 아들을 축하하면서 청출어람이 되기를 바라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망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