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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혜리 Nov 28. 2023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한다



남동생은 실업급여를 타며 공부를 하는 중이었고 결혼 전 사돈 어르신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할 정도로 냉혹하였다는 제부가 집에서 살림을 하는 시기에

동생들은 내게 재산 조회를 할 수 있도록 도장을 찍어달라며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나는  대체 이것이 무어냐 하였는데 두 사람은 혼자 사는 엄마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 하였다.


멍청한 생각인 줄 알았지만 말로는 설득이 안될 듯하여 나는 당시에 치료로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면사무소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내가 현재 우리 집 상황을 설명하자 담당자는 형제들 모두 자가에 차도 있는데 어떤 혜택을 더 바라느냐며 반문을 하였다.


알겠다면서 나는 들은 대로 동생들에게 전하면서 너희들만이라도 부모님 닮지 말고 열심히 살아야 되지 않겠느냐며 열심히 번돈으로 용돈을 드릴 생각을 해라는 요지의 문자를 두 사람에게 보냈는데 특히 여동생에게는  '너는 나라의 녹을 먹는 사람이면서 이런 행동이 부끄럽지 않으냐' 하였다.


내 말이 서운하였는지 동생은 병가를 내고 삼일을 직장에 나가지 않으며 울었다고 나중에 전하였다.


부모가 사지육신이 멀쩡하다는 이유로  학교를 다니고부터 내내 나는 학비를 부담해야 하였다.


보다 못한 마을 이장님이 신경을 써 준 덕분으로 그나마 동생들은 중학교를 마칠 때까지 정부의 혜택을 조금 입었는데 그 여파로 부모님은 스스로 일어 설 생각을 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 탓을 하며 그 영향은  고스란히 동생들에게  전이되었다.


온실 속 화초처럼 공부만 하였던 동생들은 몸으로 일하는 대신 입으로 일하는 일을 택하려 하면서 오래전 엄마처럼 나라에서 고기를 던져주기만을 기다렸다.


어쨌든 내가 악역을 자처하며 꾸짖었기에 동생들은 집 대출도 갚고 차도 굴리며 겉으로나마 평범한 삶을 살게 되었다.


일하지 않는 자여 먹지도 마라 ( 데살로니가후서 3장 10절) 성경구절처럼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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